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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영교수의 남산편지 449 /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
한국 최고의 탈랜트 김혜자씨가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책을 썼습니다. 눈물 없이 읽을 수 있는 분이라면 그는 아마도 강심장이라 할 것입니다. 그가 지구 곳곳에서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과 함께 한 10년간의 기록을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는 책으로 펴냈습니다. 그 책은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가 그곳에서 본 것은 무엇입니까? 그는 이야기 합니다.
뜨거운 태양과 함께 눈곱을 파먹는 파리들, 길바닥은 온통 더러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지참금 때문에 딸을 낳으면 독초를 먹여 세상에 태어난 지 3일밖에 안 된 아이를 숨지게 해야 하는 비정한 엄마들을 보았습니다.
아버지가 진 50달러의 빚 때문에 노예가 되어 하루 종일 코코넛 껍질로 밧줄을 꼬고 잎담배를 말아야 하는, 눈이 커다란 소녀들도 보았습니다.
먹을 게 없어 돌산에서 자라는 시금치 비슷한 풀을 뜯어먹고 입술과 얼굴까지 초록색으로 변한 아이들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손에는 여전히 그 풀을 움켜쥐고 있는 아이들을……. 네 살짜리 아이가 마대 같은 것을 들고 제 오빠와 함께 먹을 풀을 캐러 다니는 것도 보았습니다. 발이 시려 엄지발가락을 잔뜩 꼬부리고서.
나는 삶에 대해 잘 모릅니다. 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나는 모두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잘살고 있는데, 왜 지구의 어느 곳에서는 아이들이 8백 원짜리 항생제 하나가 없어서 장님이 되어야 하고, 말라리아에 걸려 누워 있는 아빠의 배 위에서 갓난아이가 굶어 죽어가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머리로는 이 엄청난 불평등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믿는 하나님은 왜 그것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소말리아에 갔을 때는 '피부가 거의 백 살이나 된 것처럼' 쭈그러든 소년을 보았습니다. 그는 사과를 받아들고 비틀거리며 어디론가 걸어갔습니다. 이미 죽은 것처럼 보이는 동생에게 간 것입니다. 동생한테 사과를 주며 먹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 나중에 들려온 이야기로는 소년은 동생을 살리고 숨졌다 합니다.
김혜자씨는 CBS의 ‘새롭게 하소서’에서 우리가 그들의 어려움을 모른다는 것 자체가 죄악이다 간증했습니다. 어려운 이들의 고통을 모른 채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사랑에 관한 이론이 아닙니라 따뜻한 한 위로의 말 한마디, 다정한 웃음, 한번의 쓰다듬어 주는 손길입니다. 그 어느 것이라도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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