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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고집'. 세계의 명차 반열(班列)에 우뚝 선 '람보르기니'(Lamborghini)를 만들어 낸 수퍼카의 대부 페루초 람보르기니를 두고 하는 말이다. 람보르기니의
앰블렘인 성난 황소(fighting bull)나 불같은 인생을 살았던 람보르기니의 인생역정을 반추해 보면 람보르기니의 성격을 쉽게 알 수 있다. 람보르기니의 탄생 배
경은 '오기'이다.
2차대전이 일어나자 공군에 들어간 그는 에게해의 로도스 섬에서 정비공으로 복무했고 전쟁이 끝나자 볼로냐에서 북쪽으로 25km 떨어진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군용차량을 이용해 트랙터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고 솜씨 좋은 그의 손으로 만들어진 트랙터는 그를 당당한 기업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1950년대에 트
랙터로 크게 성공한 그는 그 무렵 성공한 사업가가 대부분 그렇듯이 스포츠카인 페라리를 샀다. 젊은 시절 피아트를 개조해 자동차 경주에 참가할 정도로 스피
드광인 그는 가혹할 정도로 페라리를 혹사했고 때문에 페라리는 자주 말썽을 피웠다. 짜증이 난 람보르기니는 페라리를 만드는 엔초 페라리에게 항의를 했지만
트랙터나 만드는 사람이 스포츠카에 대해 뭘 아느냐는 식으로 무시하자 특유의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1963년. 그는 페라리를 능가하는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 자동차 회사를 세웠다. 불같은 추진력으로 만들어진 첫차는 최고출력 360마력, 최고 시속 265km의
350GTV. 사람들은 단시간 내에 만들어진 엄청난 차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고 다음해에 고객 손에 넘겨지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스포츠카를 만들어 낸 람보
르기니는 3년 뒤인 66년에는 미우라, 71년에는 전설의 명차 카운타크 등의 컨셉트카를 발표하면서 전통의 페라리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1966년에 열린 제네바
오토살롱에 출품된 미우라는 V12 3.0리터 DOHC의 350마력 엔진으로 최고시속 280km를 내는, 당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스포츠카로 등장했다.
71년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발표된 카운타크의 컨셉트카는 현재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수퍼카들의 전형(典型)이 되는 기념비적인 모델이 된다. 60년대부
터 시작된 수퍼카 바람으로 지금까지 명멸한 수많은 모델 가운데 단 한 대를 고르라면 많은 전문가들은 주저 없이 람보르기니 카운타크를 꼽을 정도이다. 그만
큼 카운타크는 스타일링과 성능에서 충격적이고 혁신적이었던 것이다. 컨셉트카로 끝날 것이라는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카운타크는 74년 판매시장에 나왔다.
박력있는 스타일링에 V12 3.9리터 DOHC 375마력의 엔진을 얹고 있는데 최고 시속은 300km를 넘었다. 당시 페라리에서 생산하는 어떤 차종도 카운타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면서도 인상적인 모델이 람보르기니의 페라리에 대한 집념에서 탄생된 것이다.
그러나 페라리를 능가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한 페루초 람보르기니는 72년 재정난으로 51%의 주식을 스위스의 실업가에게 넘겨주었고 카운타크의 시판을
한 해 앞둔 73년 남아있던 주식 49%마저 넘겨주고 은퇴하고 말았다. 경영주가 바뀐 람보르기니는 경영주가 계속 바뀌면서 힘없는 메이커로 전락하고 말았지
만 카운타크는 82년 4.7리터 37마력 엔진을 얹은 LP5000으로 발전하고 85년에는 5.2리터 455마력 엔진을 얹은
LP5000 콰트로 발로레로 더욱 성능을 높였다.
87년, 그 동안 누적되었던 적자에 허덕이던 람보르기니는 미국의 크라이슬러 산하로 들어갔고 90년에 카운타크
의 후계차 디아블로를 내놓을 수 있었다. V12 5.7리터 485마력의 진을 얹은 디아블로는 직선 위주인 카운타크
의 디자인을 곡선으로 다듬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풍겼다. 디아블로의 최고시속은 325km로 시속 100km로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4.09초.
그 놀라운 성능90년대 수퍼카의 세계를 역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 동안 등장한 람보르기니는 모두 기름벌레. 1리터로 2.6km밖에 달리지 못하는 람보르기
니 카운타크나 디아블로는 실용성과는 동떨어진 모델이다. 더구나 낮은 차체 때문에 도로사정이 나쁜 곳에서는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단점을 지니고 있
지만 그 저돌적인 면에서도 강렬한 인상은 전세계의 카 매니아들을사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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