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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TNF100 Korea, 50km 대회 개요
- 주최 : 노스페이스 (http://www.tnf100korea.com/)
- 대회일 :
2017년 5월 20일 토 오전 8:40 출발
- 50km 코스 : 신재생에너지관 출발 – 바람의
언덕 – 보현사 - 해살이 마당 - 경포호 도착
- 거리 : 51.8km, 누적고도 1488m
- 컷오프 시간: 11 시간
- 등장인물 :
박사장 : 제주 대회때 마지막 80km 지점에서 만나서 골인까지 동반주, 철인경기를 주로참석
용기 형 : 강원 진부, 어릴때 씨름선수, 지난해 TNF100km 동반주한 형님
기타 수원, 안양, 오대산 마라톤클럽, 웅순형님 부부, 수해형, 종복형 등
대회신청
벌써 1년전
지난해 6월초 TNF 100km를 겨우겨우 완주하고 나서
바쁜 일정으로 훈련을 소홀히 하다가 겨울이 되니 눈이 와서 훈련을 더 못하게 되면서.. 몸은 긴장을
풀고 탄력이 풀린 고무줄마냥 힘없이 쳐졌다. 그런 중에도 산을 뛰어다니는 재미로 훈련 삼아 선자령을
주말마다 오르내린 것이 마음 한구석엔 그나마 위안으로 삼으며 봄이 오고.. 이번에도 역시
산을 달린다는 TNF100 Korea 대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100km를 저울질 하고 있다가 훈련이 부족한 것을 고려하여 50km를 접수했다. 즐기는 컨셉으로.. 그러나, 대회 접수가 시작되었는데 아직도 코스맵이 나오지 않고 홈페이지에는 출발지점이 강릉 경포호수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지난해와 다르다는 것은 확실..! 짐작컨데.. 경포호에서
출발하여, 대관령옛길이나 그 옆 지난해 100km 구간이었던
오봉산 쪽을 따라 올라올 것이고.. 대관령 고지대 산을 휘휘 돌아 내려갈 것이다.
사전답사
코스답사는 지역에서 하는 국제대회라 가능한 것이지만.. 예상코스가 나오지 않아 미루다가 4월 말경 토요일에 하기로 하고
박 사장과 용기 형에게 연락하고 대략의 코스를 준비했다. 50키로 출발지점인 대관령에서 출발하여 곤신봉
옆으로(바람의 언덕을 생략, -6km) 빠져서 대궁산을 지나 (보현사를 생략, -4km) 어명정을 거쳐 명주군왕릉쪽으로 해서 3CP인 해살이마당까지 26km 정도로 답사겸 훈련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용기형이 바빠서 박 사장과 둘이서 출발했다. 고지대의 녹음이
우거진 숲길을 지나니 한낮의 더위와 햇살을 받으며 임도길을 돌고돌아 해살이마당에 도착한 시간은 예상보다 빠른 오후 1시쯤이었다. 거리는 22km, 어디서
짤라먹고 빨리 도착한 것이었다. 명주군왕릉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중간에 임도를 가로지르고 계속 알바를
하면서 오다보니 거리가 줄어든 것 같았다. 약수터가 두군데 있으나 물이 풍부하지 않았고, 곤신봉부터 보현사까지는 내리막길이나 보현사에서 돌아나와 어명정까지는 매우 가파른 오르막길이 될 것이다. 이 길은 실제 3년전 처음 대관령 왔을 때 안개속에서 혼자 달려본
길이어서 머릿속에 그려진다.
생각보다 일찍 짧은 답사를 끝낸 덕에 강릉 바닷가에서 이른 해수욕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수고한
근육에 양질의 단백질 공급을 위해 주문진 바닷가 횟집에 자리를 잡았다. 훈련보다 더 긴 뒷풀이 시간은
밤이 어디서 끝났는지 모르고.. 필름은 다음날 아침 세찬 바람이 창문을 흔드는 소리와 함께 이어지고.. 정신이 돌아왔다... 답사는 수준에 맞춰 흡족하게 끝냈다는 건 그만큼 술이 진하게 들어갔다는기분 탓일지도!?.
오리엔테이션과 등록
대회전일에 있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금요일 오후 일찍 퇴근하여 오리엔테이션 장소인 경포호 근처
E-ZEN 통합컨벤션에 도착하였다. 참가동의서 작성하고,
필수품 검사를 했다. 50km 필수품목 ((트레일
러닝화, 러닝 백팩, 기능성 자켓, 호루라기, 휴대폰, 보온담요(서바이벌 블랭킷), 비상약품(구급약, 압박붕대, 스포츠 테이핑 등), 비상식량(300칼로리 이상의 초콜릿바, 파워젤 등), 개인 물명))을 검사하고 개인적으로 추가로 물주머니, 압박붕대, 비타민(BCAA)3알*3회분, 현금3만원, 스틱, 버프, 장갑, 토시를 준비하였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 참석했던 박웅순 형님 내외분이
오셨고, 새롭게 김, 정 두 형님께서 합류하셨다.
등록 후 저녁식사! 지난해엔 럭셔리한 뷔페였는데, 올해는 달랑 구내식당 수준의 뷔페로 차려져 약 실망!! 식사후 오리엔테이션에서 코스를 설계한 김영미라는 분은 지난 4월 바이칼 호수를 단독 횡단하였다고 한다. 이분의 코스설명을 듣고 행사는 마무리 되었다. 다음날을 위해 내 차는 골인지점에 세워두었고, 용기형 차를 타서 대관령으로 올라왔다. 내일 아침 출발장소인 대관령 에너지박물관으로 바로 가기로 하여 주최측에는 미리 양해를 구해두었다.
출발, 신재생에너지관, 고도 789m
5월 20일
토요일 아침 8시, 상쾌한 바람과 쾌청한 날씨는 출발도 전에
이미 골인을 하는데 문제가 하나도 없을 듯이 보였다. 강릉 경포에서 선수들을 운반하는 대회 차량의 시간이
늦어져서 당초 8:30 출발이었으나. 10분을 더 지체하고
출발하였다. 출발 신호에 맞춰 각자의 주력을 뽑아내며 코스로 접어들었다. 좁고 꼬불거리는 등반길에 추월은 힘들지만 뒤쳐지는 것은 쉬웠다. 국사성황당을
지나 본격적으로 선자령 등반로를 따라 올라가며 풍차가 보이고 넓은 목장길에 눈호강을 하며 선자령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서 잠깐 사방을 둘러보고 삼양목장 길로 들어서면서 트랙터만 가끔 다녔음직한 우거진 숲 골짜기로 안내하였다. 예전에 훈련하며 근처까지 와보긴 했지만 이 골짜기로 들어오긴 처음이다. 비슷한
속도의 3명의 주자와 호흡을 맞추며 1CP인 바람의 언덕까지
달리려고 떨어지지 않도록 뒤따랐다.
1CP, 바람의 언덕,
14.8km, 고도 1155m
바람의 언덕! 1CP에 도착하니 오렌지, 아이스크림, 토마토, 바나나와 음료수는 시원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하였다. 물주머니에 물을 보충하고 서두르지 않았지만 동반주 하려던 두 지인은 버리고 곤신봉으로 향했다. 아직 시간과 체력이 있을 테니 중간까지는 내 페이스를 맞추어 보려는 것이다. 곤신봉 근처 약수터엔 등반객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약수는 가물었는지 방울방울 흐르고 있어서 아쉽지만 패스!!. 대궁산쪽으로 더 가다가 두번째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를 한잔 하였다. 이어서 보현사로 내려가는 길..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앞 사람이 갑자기 사라짐!!? 혹시 길을 잘못 들어섰는지 두리번 거리다 임도 옆 오솔길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여기서 여러명이 길을 잃고 속칭 알바를 하였고 어떤 이는 어명정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이도 있었다. 같이 참가한 종복형과 용기형도 여기서 알바를 하였다고…
보현사로 내려가는 길에 음악을 듣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 아 뿔 사!..벌써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어버렸네.. 휴대 배터리로 보충하며 음악 듣기는 포기하고 내려갔다. 왜 배터리가 빨리 소진되었을까?! 이번 대회는 GPS 맵을 제공하므로 앱(GPS tracker2)을 이용하면 길을 따라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물론 지난해도 GPS 맵을 제공했지만, 적당한 앱이 없어서 사용을 못했었는데 요것이 문제인 것 같았다. 물론 중간에 전파가 도달하지 못하는 골짜기에 들어선 것도 이유의 하나겠지만.
2CP, 보현사, 거리 22.2km, 고도 331m
2CP인 보현사에 도착하여 마찬가지로 과일과 주스 물을
폭풍같이 보충하고 출발하려는데 박 사장과 박웅순 형님 내외분이 들어오고 있었다. 같이 출발하기 위해
좀 더 쉬기로 하고 다 익지도 않은 컵라면을 흡입하고 있을 무렵 수해 형님이 들어왔다. 어명정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은 걸어서 오르기 시작했다. 근데,.. 알바를 한
몇 명의 주자가 거꾸로 내려가고 있었고, 안타까움에 힘내라는 응원만 하고는 오르막길을 천천히 걸어 올랐다. 어명정은 금강소나무를 베기 전에 어명이 고한 곳으로 넋을 위로하는 정자를 지어주었다는 곳이다. 강릉바우길 3코스에 있다.
정자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옆에서 상의를 벗고 달리는 주자가 군고구마를 먹고 있었다. 정말 맛있게 타지않고 적당히 노르스름하게 익은 고구마.. 침을 흘리며 쳐다보다가 2CP에서 먹은 컵라면이 벌써 꺼진것을 느끼고 에너지바를 하나 흡입 해본다. 다시 오르막이 계속되었고 크게 오르내리는 코스가 아니어서 속도를 빠르게 하며 지나가는 길이었지만 안산 쪽에서 온 참가자 중 한명이 구토를 하고 힘들어 하고 있었다. 이들은 여자 1명과 남자 3명의 일행이었는데 이후 명주군왕릉으로 내려가는 임도길에서 결국 구토를 하던 남자는 탈진을 하고 길에 드러눕고 말았다. 박 사장과 안면이 있는 젊은 참가자이고 초보인것 같아서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더 이상 진행을 못하겠는지 결국 119를 불렀다. 그러나 정확한 위치를 잘 몰라 하는 것 같아서, 예전에 답사하며 대충 위치를 알고 있던 지라 119에게 위치를 알려주었다. 나중에 골인하고 일행에게 물어보니 그 친구는 119에서 잘 회복되었다 한다.
여기쯤 부터 3CP인 해살이 마당까지 진행하는데 동반주하는 용기 형이 배가 아파 달리지를 못한다. 거리가 얼마 안 남았는데 시간도 빠듯했다. 사실 포기하겠으니 먼저 가라고 벌써 몇 키로 전부터 이야기하는 것을 여기까지 동반하여 온 것이었다. 우선 다음 CP까지 먼저 가서 기다리기로 하고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3CP 해살이 마당, 거리 37.9km, 고도 39m
3CP에서 소지품 검사가 한번 있었다. 중간에 소지품을 검사하여 필수품중 하나가 빠지면 골인 시간의 30분을
연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골인해서도 소지품 검사가 있다는데.. 워낙
뒤늦게 골인 하는 바람에 골인지점 검사는 패스!! 등수에 드는 주자만 한다고.. 암튼 요기서 먼저 도착한 웅순 형님 내외분과 방울 토마토를 방울방울 먹으며 쉬고 있으니 용기 형과 박사장이
시간안에 들어왔다. 아직도 배가 아픈지 좀 나을 때까지 쉬기로 했다. 조바심을 내려놓고 여기서 확실히 쉬어준 덕분에 복통은 사라지고 골인지점을 향해 갈 수 있는 힘이 생겼던 것 같다.
앗..! 그 런 데…!!! 놀랍게도. 100km 1등 주자가 벌써 마지막 CP인 여기까지 도착했다. 지난해 1등 했던 심oo 선수였다.
우린 아직 세 시간이 남았고, 14키로가 남아 있. 는. 데.., 우리보다 3시간
일찍 출발했다지만 벌써 여기까지..! 우리가 50km달릴 때
100km를 달린 것?!!. 우리 셋은 웅순 형님 내외분과 수해형님 뿐만 아니라 100km 선두 주자를 보내고도 더 한참 쉬고 나서 서서히 걸어서 출발했다. 달리지
못하면 시속 6km이상의 빠른 걸음으로 가야 제한시간 내에 골인 한다.
6.5km의 속도로 걷고 뒤쳐지지 않게 따라오도록 조절하며 30미터 정도 앞장섰다. 그리고 사천 바닷가에 도달하니 벌써 골인지점이 보이는 듯 했다. 아니
멀리 경포호 앞 공사하는 건물이 보였다. 실제 거리는 아직도 5km 정도
남았고 어어지는 코스엔 모래사장이 약 1km 정도 있었다.
모래가 운동화속으로 들어오든지 말든지 (난 내가 모래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캠핑온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고기를 구워서 먹다가 목말라 물 대신 소주를 마시든지 (난 지금 물을 마신다),
고기 냄새를 풍기며 (난 땀냄새를 풍기고 있다).
분위기에 취해 노래를 부르든지 말든지 (난 달리기에 취해 멈출수가 없다).
마지막 힘을 내어 좀 있다 골인하면 그 보다 더 맛있는 고기를 구워서 마구마구 먹어주리라...ㅎ.. 별 욕심을 다 부려본다..
골인, 경포호, 거리 51.7km, 고도 3m
모래사장과 바닷가 해송길을 지나니 경포호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 막 태양이 경포호 너머로 지려고 하고 있을 때, 박 사장은 골인보다 사진이다. 노을진 경포호를 멋있게 담았다..
세 명은 참가자중 150, 151, 152위로 골인했다. 나중에 140, 141, 142위로 수정되어 나왔다. 아마도 중간 코스이탈자등의 집계가 정리된 것 같았다.
정리하면 50km 지원자 255명, 출발한 참가자 209명중(여성 22명) 완주자 163명(여성 11명) 이었다(100km는 99명이 참가하여 70명이 골인 29명 기권). 나를 비롯한 동반주 용기형, 박 사장은 10:38분으로 들어왔다. 지난해 100km 구간 중 55키로 구간 기록이 12:58분이었으므로 올해 51.8km에 10:38분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코스가 비교적 쉬웠음을 기록으로도 알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훈련과 준비가 부족했다. 지난 겨울 훈련을 많이 못한 것은 청남대 100km에 가지 못한 원인이 되었고, 도미노처럼 이번에 100km를 포기하고 50km를 참가하게 되었다. 그러나 먼 거리지만 천천히 달리면 보이는 것들을 보게 되었고(마음), 느리게 달리며 젋은 바리스타는 물론 참가자들의 특이한 사연과 목표들을 들으며(삶), 지는 태양을 카메라에 담으며(풍경), 느리게 달려서 더욱 고통 없이 즐거운 완주가 되었다.
ps. 대회 참가기라지만 어쩌면 다음 또는 다른 사람이 비슷한 대회를 참가할때 리퍼런스가 되길 바라며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적었습니다.
첫댓글 와우!
대단합니다.
산길 50 km
무릅만 성했으면 한번 해보는 건데.
관건은 무릎인거죠.??!. 근력은 훈련으로 되는데.. 관절은 주위 근육을 단련시켜야는데.. 저처럼 천천히 달리면 됩니다.
참가자들의 화보같은 사진을 더 많이 볼 수 있어요..달리는 것도 참 창의적으로 달린다는..
http://www.tnf100korea.com/newsPhoto.do?todo=photoList
양연구관 지금에서 봤네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세세한 기행문도 너무 좋았구요. 한줄 한줄 읽어내려가면서 엄청 고생했겠구나 하는것이 묻어 납니다. 내년에는 나도 한번 같이 했으면 합니다. 꼭요. 50km는 하지 않을까 하는데, 동반주 한번 해 주셔야 해요.
와~우 부럽네
대관령...
양연구관 대관령에 빠져서 전주로 안 내려오는건가?
내년을 기약할 수는 없지만.. 100이나 50 둘중 하나는 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