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에 체포된 '미권스' 카페지기 "경찰수사는 코메디"

[미권스-중앙]

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 카페지기 정모(41)씨는 "경찰 조사가 하나의 코미디 같다"며 "체포와 무리한 수사가 나를 겨냥한 게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30분, 수원 정씨의 집에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정씨의 아내는 '아파트 관리실에서 왔다'는 말에 문을 열었지만 집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경찰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온 경찰은 영장을 보여주며 정씨에게 경찰서로 동행할 것을 고지했다.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정씨는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처자식들 보는 앞에서 그렇게 체포하는 건 잘못됐다"며 "체포영장을 발부 자체가 부당했지만 이런 일로 조사를 받는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경찰과 집을 나선 뒤 오전 10시30분께 노원경찰서에 도착했다. 변호사 없이는 진술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던 정씨는 이날 낮 12시30분께 경찰서로 찾아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 뒤 조사에 응했다. 조사는 오후 6시30분까지 진행됐다.

정씨에 따르면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한미FTA 광고비 조성 경위와 광고비 액수 등을 질문했다. 정씨는 "경찰이 '151명의 한나라당 의원 이름 공개는 낙선 시키려고 했던 것 아니냐', '결과적으로 정봉주 당선을 위해 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받는 과정에서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사적으로 물어볼 때 '나꼼수'와 어떤 관계냐고 물었다"라며 "정봉주와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잘 아는지 관심을 보이더라"고 덧붙였다.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그동안 정씨가 소환 명령에 불응했기 때문에 이날 체포했다고 밝혔다.

'미권스' 카페지기 정씨 "이것은 나를 겨냥한 수사가 아니다"

정씨는 소환 불응에 대해 "부당한 법 집행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행 직후 '미권스' 카페에 "카페명에 정치인의 이름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씨는 "(경찰 소환 명령에)한 번 응할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검찰 측에서 나꼼수 멤버를 잡기 위해 사전 정지작업으로 '미권스' 카페지기를 불러서 그림을 맞추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불응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받으면서도 이것은 나를 겨냥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도 안 되는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는 것과 지금 이 시기가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조사 중에 '나꼼수' 멤버들을 저격하고 있다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검찰에서 주진우 기자를 소환하려고 사전에 '미권스'에 정지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정씨는 "정봉주 전 의원은 지금 감옥에 있지만 '나꼼수' 멤버다. 따라서 '미권스'를 무리하게 조사하는 것은 '나꼼수' 멤버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덧붙였다.

정씨는 "오늘 1라운드는 끝났고 이제 2라운드로 경찰은 '미권스'의 계좌를 압수수색 하겠다고 했다"며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계좌를 압수수색 당하고 난 뒤, 이번엔 검찰에 소환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그때도 소환에 불응할 것"이라며 "진술을 듣고 싶으면 또 체포를 하든가 해라, 그때도 묵비로 답할 것"이라고 '쫄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11월 29일, 12월 10일 두 차례에 걸쳐 신문에 '한미FTA 반대 광고'를 게재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254조2항은 선거운동 기간 전에 방송.신문 등의 간행물을 통한 사전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에게 선거 운동 기간이 아닌 상황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이름과 한미FTA 찬성 의원들의 이름을 신문 광고로 공개한 것을 이유로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검찰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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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환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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