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요새의 세악인이라지만 세악인이 누군지 도통 알수가 없다.
아직까지 나의 머리속에 남아 있는 영화에 대한 생각이라면 이것이다.
두 농꾼과 마카베 장군인가? 아마 그런것같다.
일요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회고전에 가기 위해 고향에서 바삐 대구로 올라와야
했다. 두시간동안 고속버스에서 시달린 나는 바로 영화를 보기위해 달려갔다. 흑백영
화를 두시간동안 봐야한다는 강박관념과 피곤과 스트레스에 시달려있던 나는 영화초
반부터 눈이 조금 풀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조금 졸기까지했다. 후에 내가 졸았던 부
분에 두장군의 전투신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약간의 아쉬움이 맴돌았다.
영화는 두 농꾼과 아카즈키의 재건을 꿈꾸는 공주와 한 장군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중간중간에 부수적인 인물들도 등장하지만 이들이 이야기의 주축을 이루는 셈이다.
황금200근을 대한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영화는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두 농꾼의 코
믹함과 재치함은 영화중간중간에 지루함을 덜어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장군의 카리스
마는 관객들을 압도하는 멋이있다. 공주의 박력에서는 지도자다운 면모를 볼수있었
다.오십년이 넘은 영화지만 스케일도 꽤 컸다. 초반에 일꾼들이 붙잡혀가는 장면이
나 도망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후반에 불축제도 그런데로 괜찮았다.
황금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농꾼들을 보면서 역시 인간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
간이라면 당연히 저래야한다. 물질적인 것을 버리고 살 수는 없는것 아닌가. 그래도
두 농꾼은 조금 심한면이 있었다. 집착... 물질적인것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도 강했
다. 나라면 목숨이 아까워서라도 황금을 포기하고 말겠다. 물론 영화끝에 둘의 우정
은 참된 우정으로 거듭난다.나약한 인간의 모습이지만 나름대로의 삶을 찾는것이 인
간의 삶이 아닌가 한다. 장군은 대의를 위해서라면 소를 희생하는것은 우습게(조금
지나친것 같다) 여기는 일명 충신의 이미지였다. 공주를 지키기 위해 동생을 희생시
키고도 아무렇지 않은듯한걸 보면 장군 역시 세악인중의 한명이 아닌가 싶다.그러나
장군도 인간인데 어쩌 아무렇지 않으리...험상굿게 생긴얼굴과 카리스마 뒤에는 분명
히 동생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분명히 있을것이다. 공주는 성에서의 생활을 벗어나 일
탈적인 행동을 경험해 봄으로써 한층 더 성장해 나갔다. 불축제에서 공주의 얼굴은
정말로 행복한 표정이었다. 딱딱한 규율과 절제된 생활속에서만 살던 그녀는 바깥세
계에서의 경험이 무엇보다 소중했을것이다. 그렇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거다.
경험.. 무엇이든지 경험해보는 것이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
다.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 일탈행동을 경험해 봄으로써 인간은 한층더 성장해
가기 마련이다. 실패를 거듭해나갈수록 인간은 더 성공에 가까워지듯이 말이다. 불완
전하다고 하지만 인간은 가능성이 있는 존재이기에 나는 인간에게 모든것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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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요새의 세악인을 보고//4616574 김승규
1김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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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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