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는 의약품 전문지식 판매자이기 이전 소비자다. 제약사가 만든 의약품을 선택해 1차적으로 구매하고, 이를 필요로하는 환자에게 다시 전문지식을 곁들여 판매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행동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약사의 판매 패턴 역시 그에 맞춰 다양해지고 있다.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거나 환자 개인에 따라 적절한 의약품을 선택해 판매한다. 그런가하면 다른 제품과 병용 복용하게끔 추천함으로써 의약품 효과를 배가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모디슈머, 큐레이슈머, 스토리슈머 약사 4인이 모였다.
29일 데일리팜과 RB코리아가 '약사 블루슈머에 의한 OTC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마련한 논의의 장에 OTC 판매를 위해 다른 제품과 함께 묶거나, 많은 제품 중 적절한 환자에게 선별해 추천하거나, 제품의 스토리를 만드는 약사들이 모였다.
RB코리아 '스트렙실' 사례를 가지고 주경미 데일리팜 부사장이 사회를 본 토론에서 밝힌 약사 4인의 이야기를 모았다.
◆모디슈머=홍승혜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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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혜 약사 |
홍승혜 약사는 '홍약사닷컴'을 통해 일반약은 물론 건강기능식품과 식품에 대한 건강 이야기로 환자와 소통하는 약사다. 그는 일반약 뿐 아니라 허브와 한방제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위의 악용제제를 환자 증상에 접목하고 있다.
홍 약사는 감기 초기에 목 통증만 느껴 감기약을 거부하는 환자들에게 스트렙실을 많이 권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방제제와 병용으로 감기 등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키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감기 초기에는 감초·길경 제제를 소분해 스트렙실과 병행하도록 하고, 증상이 더 심해지면 은교산 제제를 활용한다. 스트렙실은 인후염 뿐 아니라 구내염, 설염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반하후박탕이나 황련해독탕을 함께 사용해 스트렙실 만으로는 부족한 감기 증상 완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방제제는 즉각적인 효과 없으나 진통 효과가 있는 스트렙실을 함께 사용해 즉각적인 증상완화와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약국에서 한방 제제를 활용하면 동일성분 중복 복용이나 과용을 막을 수 있다"며 "성분을 보고 함량을 체크하는 꼼꼼한 소비자들에게도 안심하고 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큐레이슈머=강남성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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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성 약사 |
강남성 약사(더블유스토어 이층약국)는 약사가 일반약을 유사한 다른 제품과 차이점을 명확히 해 타깃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 약사는 "현대인들은 바쁜 생활에 쫓겨 자신을 위해 딱 차려준 밥상을 좋아하기도 한다"며 "대부분 환자들은 통증만 느끼지 자신에게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잘 모른다. 여기에 약사의 포지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약사는 대부분 약사들이 이미 인후통 증상에 처방하는 자기만의 일반약이 있으며, 이 가운데 스트렙실이 파고 들려면 환자 타깃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홀스'와 차이점은 스트렙실이 일반약이라는 점이며, 따라서 강점인 진통 효과를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말하는 시간이 많은 이들에게 인후 통증을 완화해주며, 이를 통해 항생제 복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진통효과는 인후염 뿐 아니라 구내염, 잇몸질환 등 입안 통증에 다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해 타깃 확대를 통한 시장 확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기관지가 약한지, 편도가 잘 붓는지'를 체크하고 프로폴리스를 비싸다고 느끼는 환자에게 스트렙실을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치과 치료를 받은 사람, 감기 기운이 있는지 등을 상담해 스트렙실 범위도 확대하고 환자 통증도 줄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큐레이슈머=양인규 약사 |
▲ 양인규 약사 |
네이버 지식in에서 상담 약사로 활동하고 있는
양인규 약사(천안펜타포트약국)는 인후 통증의 원인을 환경적 요인, 바이러스 감염, 세균 감염 등으로 구분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 약사는 "감기 뿐 아니라 미세먼지가 많은 계절 등 환경적 원인, 역류성 후두염 등의 원인이 있고, 때론 락스 청소를 많이 하는 분들이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증상을 보고 세균인지 바이러스인지 감염 여부를 구분해 약을 권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정제보다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트로키제나 스프레이가 효과적이 트로키는 '미놀', '레모산', '스트렙실', 스프레이는 '후레쉬', '목앤', '베타딘' 등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다.
아울러 "통증 부위에 국소적으로 오래 머물 수 있는 트로키제제를 많이 권하는 편인데, 환자 상담을 통해 개인에 따라, 증상에 따라, 원인에 따라 제품을 적절히 추천하는 것이 약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스토리슈머=이광해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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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해 약사 |
이광해 약사(강남메디칼약국)는 브랜드 하나하나에 깔려있는 스토리 자체가 소비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강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약사는 홍콩과 한국의 스트렙실 성분이 다르다는 점, '스트렙실'이라는 이름이 '스트렙토코코스'라는 바이러스에서 기인했으며, 영국에서 목 통증을 '스트렙'(strep throat)이라고 표현하는 점과도 관련있음을 소개했다.
단지 목이 아픈 증상에 항생제를 사용하기에는 증상의 70~80%가 바이러스에 의한 통증이며, 그렇다고 인후 통증에 타미플루를 복용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아스피린, 이부프로펜이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달리 스트렙실은 트로키의 장점대로 국소부위에 작용하며, 스프레이와 가글처럼 통증부위에 단시간 머무르지 않아 효과가 좋다는 장점을 소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목이 감기로 칼칼하고 아플 때, 냉방병으로 아플 때, 황사가 와서 아플 때, 먼지나 매연이 많아 아플 때, 노래 많이 불러 아플 때, 말을 많이 해서 아플 때 두루두루 복용할 수 있으며, 등산이나 운전 중 물 없이 간편하게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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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현 부장 |
마지막으로 '목이 아픈, 목에 관련된 스트레스에 스트렙실'이라는 카피도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끝으로 RB코리아
고기현 부장은 "RB코리아는 소비자와 약사를 따로 분리하지 않고, 같은 접근 다른 메시지를 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한국 셀프메디케이션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약사가 OTC를 지키고 있고, 약사가 전해주는 셀프메디케이션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RB코리아의 트로키 기술은 빨아먹을 때 날카로운 면이 생기지 않게 제조하는 것이며, 이는 50년 동안 축적된 기술로 스트렙실 제네릭이 급속히 생산되지 않는 것이 이 기술장벽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스트렙실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도 환자 뿐 아니라 약사들에게도 많은 접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약사들의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적극 참고하겠다"고 덧붙였다.
모디슈머, 큐레이슈머, 스토리슈머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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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슈머 [modisumer] : 제품을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표준방법대로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 내는 소비자. modify(수정하다, 바꾸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
*큐레이슈머 [curasumer] : 전시회의 큐레이터처럼 스스로 삶을 꾸미고 연출하는 데 능수능란한 편집형 소비자를 이르는 말. 큐레이터(curato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
*스토리슈머 [storysumer] : 이야기란 뜻의 스토리(Story)와 소비자라는 뜻의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이야기를 찾는 소비자'라는 뜻.
[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용어 사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