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서울신문
2월 임시국회가 그제야 정상화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위원장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을 봉합하고 14일 만에 다시 문을 연 것이다. 지금 국회에는 민생 법안을 비롯해 산적한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중에서 6월 13일 전국 동시지방선거에 적용할 지방의원 선거구 획정도 촌각을 다투는 사안이다. 인구 변동을 고려해 시·도별 자치구·시군 의원의 총정수를 결정하는 것은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 특위의 일이다. 여야는 그제에 이어 어제도 특위를 열었으나 개헌 논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바람에 선거구 획정안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광역의원 선거구와 지방의원 총정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안을 토대로 국회가 선거일 6개월 전까지, 기초의회 선거구는 광역의회가 조례를 통해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 법정 시한이 지난해 12월 13일이었으나 국회의 직무유기로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자들은 물론 유권자들조차 큰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획정 논의와는 무관하게 다음달 2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기로 했다. 후보자에 따라서는 출마할 선거구도 모른 채 선거운동을 해야 할 판이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을 질질 끄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때도 선거에 임박해 결정했다. 국회가 정쟁에만 매달려 제 할 일을 못 하자 청와대 게시판에는 ‘국회의원 급여를 최저시급으로 책정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 순식간에 27만명이 참가했다. 최저시급은커녕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소리조차 나오고 있다. 국회의 태만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불신이 크다. 국회는 선거구 획정안을 끝내 어제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했다. 선거구 획정은 더 미룰 수 없다. 28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의 분발을 바란다.
아울러 광역의원 총정수를 멋대로 늘리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특위 여야 3당 간사들은 선관위 안 가운데 광역의원 총정수를 4석 늘리는 안은 배제했다고 한다. 대신에 17~26석을 늘리는 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지방의원을 장악하기 위한 전형적인 세 불리기 행태다. 유급제로 운영되는 지방의원이 제 밥값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출처:매일경제
트럼프에게 던진 경제학자맨큐의 질문, 애덤 스미스를 아는가
미국 경제학계 간판 스타 중 한 명인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보수 성향의 학자다. 그런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며칠 전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맨큐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관세 폭탄을 안기고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물량 제한이나 고율 관세로 철벽을 쌓으려는 트럼프의 폭주에 가까운 보호무역 조치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맨큐는 먼저 조지 오웰의 말을 인용해 '명백한 것을 거듭 강조하는 건 지성인의 첫째 의무'라고 밝혔다. 경제학자로서 자유무역의 명백한 이점을 부인하는 정책들을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었다는 뜻이다. 그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경제학원론'의 저자답게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와 그의 '국부론'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자유무역의 이론과 역사를 소개한다.
그 핵심은 개인이든 국가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나머지는 자유로운 교환을 통해 얻는 게 모두에게 유리하다는 이론이다. 이를테면 로저 페더러가 잔디 깎는 일을 남들보다 잘한다고 해도 테니스를 제쳐두고 잔디 깎기를 업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교역 확대로 타격을 입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는 효과적인 안전망과 재교육을 통해 해결할 일이며 일시적 타격 때문에 자유무역이 모두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준다는 결론이 흔들리는 건 아니다. 맨큐는 이 간단한 명제를 트럼프 행정부에 이해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또 1850년대 일본, 1960년대 한국, 1990년대 베트남처럼 개방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린 성공 사례들도 일러주었다. 미국은 지금까지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의 주축이었다.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면서 세계가 대공황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1930년대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유무역 원칙이 훼손될 때는 모두가 함께 고통을 겪었다. 트럼프의 극단적인 미국 우선주의로 글로벌 무역전쟁의 암운이 짙어지고 있는 지금 모두가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요컨대 맨큐는 트럼프에게 애덤 스미스의 가르침을 잊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뿐만 아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를 비롯해 대표적인 미국 경제학자들이 일제히 자해적인 보호무역을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첫댓글 성진이 참 대단하다. 이렇게 새벽일찍 일어나서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데 스스로 한다니 선생님이 칭찬 할 수 밖에 없구나.
성진아 너를 위해서 선생님이 한 마디 해 주마.
"새벽을 여는 자 새벽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