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을 안 하면 맛이 없고, 양념을 하자니 인공조미료나 양념 속의 화학첨가물이 해롭지 않을까 걱정이 돼요.”
암환자들의 식사를 챙기는 보호자들이 주로 하는 고민 중 한 가지다. 우리나라 음식은 양념과 조미료에 의해 음식 맛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 때문에 암환자들의 식사 준비는 더욱 까다롭다. 시중에 파는 양념과 조미료를 그냥 사먹어도 되는지, 아니면 일일이 집에서 다 만들어 먹어야 할 지부터 고민의 시작이다.
우선 가능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길 권한다. 각종 화학첨가물이 포함된 시판 조미료나 양념은 암환자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건강에도 좋지 않다. 그러나 매번 요리를 할 때마다, 멸치를 갈고 다시마를 빻는 등 천연조미료를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요리 시간도 길어져 그 사이 음식 냄새에 지친 환자들은 입맛을 잃을 수도 있다. 조금 여유로운 날이 있다면, 이런 상황을 대비해 천연조미료 몇 가지를 미리 만들어두자. 번거로움과 불편함도 줄일 수 있고, 사용이 간편해 환자가 먹고 싶어할 때 바로 조리도 가능하다.
◆ 건강을 생각하는 천연 조미료 만들기
# 1) 토마토 케첩
재료: 토마토(5개), 토마토 페이스트(1큰술), 감식초(2큰술), 표고버섯 달인 물(2큰술), 황설탕(1큰술)
만드는 법
1. 토마토 윗부분을 열십자로 칼집을 내고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껍질을 벗긴다.
2. 씨 부분을 제거한 후 잘게 다져 토마토 페이스트와 함께 끓인다.
3. 한소끔 끓여 토마토 거품을 제거하고 믹서기에 갈아 체에 곱게 내린 후 감식초, 표고버섯 달인 물, 황설탕을 넣고 다시 한 번 끓여서 식힌다.
* 새콤한 맛을 원하면 식초와 레몬즙을 약간씩 넣고 끓여 맛을 맞추면 된다.
주의사항: 공기가 차단되는 진공병에 보관한다. 방부제를 넣지 않은 만큼 냉장고에 두더라도 1주일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 2) 다시마 가루
다시마는 우려낸 물이나 가루 형태로 음식에 넣으면 감칠맛도 나고 몸에도 좋다. 조림, 찌개, 쌈장 등 여러 요리에 잘 어울린다. 단, 너무 많이 넣으면 국물이 걸쭉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드는 법
1. 다시마는 표면의 흰 가루를 물수건으로 닦는다.
2. 조그맣게 잘라서 분쇄기에 간 뒤, 깨끗이 닦은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주의사항: 단기간에 사용한다면 냉장 보관도 괜찮다. 그러나 장기간 보관할 때는, 습기가 차지 않도록 밀봉하여 냉동실에 둔다.
# 3) 표고버섯 가루
마른 표고버섯은 음식의 맛을 내는 3대 성분 중 하나인 구아닐산과 항암성분인 베타글루칸을 함유하고 있어 그 자체로도 훌륭한 건강식품이다. 더불어 조리 시 조미료로 넣으면 음식의 맛을 상승시키는 등 풍미를 돋우는 역할을 한다.
만드는 법
1. 표고버섯을 잘게 썰어 채반에 말린 다음 분쇄기에 간다.
2. 국거리용은 바싹 말려서 갈고, 조림이나 양념으로 쓸 것은 프라이팬에 한번 볶은 후 간다.
주의사항: 표고버섯은 두꺼우면 가루가 잘 생기지 않으므로, 얇게 채 썰어 말려야 곱게 갈린다. 마른 표고버섯을 고를 때는 색이 너무 검거나 곰팡이가 핀 것은 건조 과정 중 비를 많이 맞은 것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색깔이 너무 하얗고 고운 것도 열처리 과정을 거쳐 건조시킨 것이므로 좋지 않다.
# 4) 녹차소금
재료: 굵은 소금(1컵), 녹차가루(1큰술)
만드는 법
1. 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은 채 굵은 소금만 볶다가 소금의 색이 미색으로 변하고 딱딱해지면 녹차가루를 넣는다.
2. 녹차가루와 소금을 잘 섞어가며 한번 더 볶은 후, 절구에 넣어 곱게 빻는다.
주의사항: 공기가 차단되는 진공병에 보관한다. 방부제를 넣지 않은 만큼 냉장고에 두더라도 1주일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 5) 새우가루, 멸치가루
새우가루는 아욱국, 죽, 된장찌개, 나물무침 등에 멸치가루는 나물, 찌개, 전골 등에 넣으면 음식 맛이 한결 좋아진다.
만드는 법
1. 새우는 수염과 다리를 떼어내고, 멸치는 내장을 발라내 손질한다.
2. 손질한 마른 새우와 멸치를 각각 프라이팬에 볶은 후 절구에 빻거나 분쇄기에 갈아 가루를 낸다.
주의사항: 멸치는 내장을 발라내지 않으면 쓴맛이 날 수 있으므로 꼭 내장 손질 후 가루를 내는 것이 좋다.
# 6) 홍합가루, 북어가루
홍합가루는 불고기양념장에 잘 어울리고, 북어가루는 생선찜이나 조림양념장에 넣으면 좋다.
만드는 법
1. 마른 홍합은 젖은 행주로 닦아서 준비하고, 북어는 뼈를 발라내 손질한다.
2. 홍합과 북어를 분쇄기로 곱게 갈아 햇볕에 바짝 말린 후 깨끗이 닦은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주의사항: 해물가루를 국물요리에 넣을 때는 비린내가 날 수 있으므로 청주나 맛술을 함께 넣는 것이 좋다.
# 7) 고추기름
재료: 말린 고추 10개, 포도씨유 5컵, 고춧가루 1큰술
만드는 법
1. 말린 고추를 가위로 적당히 잘라,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볶는다.
2. 적당히 볶아지면 고춧가루도 함께 넣은 후 좀 더 볶는다.
3. 완성된 기름은 식힌 후, 아주 고운 체로 걸러 보관한다.
주의사항: 공기와 닿을 경우 탈색의 우려가 있으므로, 진공병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 8) 마늘기름
각종 볶음이나 구이 요리에 사용하며, 생선이나 육류의 비린내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재료: 마늘 10알, 포도씨유 5컵
만드는 법
1. 마늘은 잘 씻어 물기를 없애고 2~3조각으로 편을 썬다.
2. 편으로 썬 마늘을 병에 담고 포도씨유를 부은 후 한 번씩 흔들어 가며 2주 정도 숙성시킨 뒤 사용한다.
주의사항: 탈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진공병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 9) 들깨가루, 콩가루
들깨가루와 콩가루를 요리에 넣으면 구수한 맛과 함께 칼슘과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나물무침, 된장찌개, 국수전골, 추어탕 등과 잘 어울린다.
만드는 법
1. 들깨는 물에 넣고 체로 걸러 돌맹이를 골라낸 후 프라이팬에 볶는다. 들깨가 톡톡 튀는 소리를 내면 불을 끄고 식힌 후 믹서기로 간다.
2. 콩은 볶은 후 껍질을 벗겨내고 믹서기로 곱게 간다.
주의사항: 들깨가루는 미리 많이 만들어 놓으면 산패되어 찌든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갈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콩가루는 옹기에 담아 한지로 뚜껑을 만들어 봉하고, 옹기가 없으면 밀폐용기에 담아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 10) 발아현미 가루
전을 만들 때 밀가루 반죽에 같이 넣거나 발아현미 가루만으로 반죽하면 훨씬 바삭하고 고소하다. 된장찌개나 죽에 넣어도 좋고 나물을 무칠 때 넣어도 좋다.
만드는 법: 발아현미를 잘 씻어 체에 밭친 후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볶아 분쇄기로 간다.
주의사항: 발아현미는 변질되기 쉬우므로 소량씩 구입하여 조금씩 만들어 먹는다.
◆ 요리를 더 맛있게 하는 양념장 만들기
조림양념장은 윤기가 나면서 짭조름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구이나 조림 시 양념이 추가될 경우 자칫 너무 졸여져 짜거나 탈 수 있으므로 불 조절에 주의해야 한다.
# 1) 조림양념장
① 된장조림
- 재료: 된장 2큰술, 청주 1작은 술, 조미술 2작은술, 설탕 1작은술, 다진 마늘 0.5큰술, 후춧가루 약간
- 적용: 삼치조림, 감자조림 등
② 고추장조림
- 재료: 고추장 2큰술, 설탕 2작은술, 간장 1작은술, 조미술 2작은술, 다진 파 0.5큰술, 깨소금 1큰술, 다진 마늘 1.5작은술, 식용유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 적용: 코다리조림, 멸치조림 등
# 2) 구이양념장
① 소금양념구이
- 재료: 소금 2작은술, 청주 2~3큰술, 레몬즙 1큰술, 후춧가루 약간
- 적용: 꽁치소금구이 등과 같은 생선구이
② 고춧가루양념구이
- 재료: 고춧가루 1.5큰술, 간장 1큰술, 청주 1큰술, 설탕 2작은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0.5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0.5큰술
- 적용: 황태양념구이, 갈치조림, 두부조림 등
# 3) 무침양념장
① 간장무침
- 재료: 간장 1큰술, 소금 0.5작은술, 설탕 1작은술, 조미술 1작은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0.5큰술, 육수 1큰술, 다진 마늘 2작은술, 다진 실파 1큰술
- 적용: 양배추쇠고기편육무침, 취나물, 깻잎나물 등
② 된장무침
- 재료: 된장 1.5큰술, 마요네즈 2큰술, 설탕 2작은술, 조미술 2작은술, 다진 마늘 2작은술, 다진 실파 1큰술, 깨소금 2작은술
- 적용: 닭살청경채무침, 쇠고기 편육 무침 등
△ 제공: 하이닥
△ 작성: 세브란스병원 연세암센터
△ 마지막 수정일: 2013.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