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식 / 겨울, 사나사 『현대시』... 신문예문학회 사화집 2023년 제17호... 2023.11.24. 발행
■ 안재식 『현대시 』
- 겨울, 사나사
。 신문예문학회 사화집 2023년 제17호
。 2023년 11월 24일 발행
。 정가 25,000원
겨울에 맞는 시
겨울, 사나사
안재식(1942~)
가을이 투둑투둑 지나간 길목
중생의 바람이 배어 있는 돌탑에
마음 한 조각 얹고 들어선 절 마당
검둥개 흰둥개가 주인인 양
고요 속을 거닐며 보살 흉내를 낸다
소리를 죽인 절집이 생사의 경계일까
빛의 궁전*이 고요에 묻혀 있다
보채던 대중이 뜸한 새, 눈을 붙이셨나
노사나 부처처럼 풍경소리 잠들고
와글와글 구르던 햇살들이 참선하는
툇마루에 앉아 조용조용 차향을 마신다
합장을 모르던 내 마음 고요에 물들고
슬픔이 비워지듯 듣는 귀 열린다
한때 아름답게 피고졌을 백일홍
말라빠진 꽃대에서 꽃씨를 받으며
공양을 한다, 난생 처음 기왓장에
- 無病 無恥 無悔*
철모르고 쟁쟁 흐르는 계곡 따라
해를 넘는 산노을이 아.늑.하.다
*빛의 궁전 : 대적광전
*무병 무치 무회 : 병이 없고, 부끄러움 없고, 후회없이 살기
*사나사,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에 위치한 사찰이다
| ▶안재식(安在植) 약력 1942년 서울 신설동 출생.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회 지도위원, 「소정문학」 동인, 중랑문학대학 출강. 수상 : 환경부장관 표창(1997. 문학부문), 한국아동문학작가상 외 시가곡 : 「그리운 사람에게」 등 20여곡 저서 : 『야누스의 두 얼굴』 등 20여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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