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8편
햇볕 쬐듯 사람 쬐는 구 씨 어르신
손혜진
우연히 만난 구 씨 어르신.
손혜진 선생님은 어르신의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이런저런 사업으로 어르신께서 동네 어른 노릇 하시게 거들었습니다.
그 결과,
어르신의 인간관계가 풍성해졌습니다.
든든한 이웃 관계가 삶의 생기를 주었습니다.
복지관 사례관리 업무에서 자원 중개는
금품 중심의 지원망이 아니라 관계 중심의 안전망임을 확인했습니다.
아이들이 때마다 어르신 댁에 모여 노래 부르고 논다니...
동화 속 이야기 같습니다. 정겹습니다.
5월 아이들과 은하수공원에서 놀다가 이정이 목마르다고 합니다.
물 마시러 구 씨 어르신 댁에 갔습니다. 목마를 때 복지관이 아닌 어르신 댁을 찾는 것이 제법 자연스럽습니다.
어르신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며 시원한 물 한잔 따라 이정에게 먹이셨습니다.
“할머니, 우리 지금 저기서 놀고 있었어요.”
어르신 댁 창문에서 보이는 놀이터를 가리켰습니다.
어르신과 함께 밖을 내다보며 놀고 있는 친구들을 불러 인사했습니다.
아이들과 나눠먹으라며 요구르트 여섯 개 봉지에 담아 주셨습니다.
2018년 10월 캔디헬로우데이에 동네 아이들이 구 씨 어르신 댁에 찾아갔습니다.
어르신이 준비해두신 청포도 맛 사탕을 받고 인사하고 돌아왔습니다.
며칠 후 사탕 얻어 갔던 아이들이 감사 인사드리기 위해 다시 어르신 댁에 갔습니다.
어르신 방에 둘러앉아 내어 주신 요구르트 마시고 노래 부르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캔디헬로우데이 때 함께 찍었던 사진과 감사 편지를 드렸습니다.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감사인사’를 기획했습니다.
그동안 도움 주신 감사한 분들에게 선물과 성탄 노래를 전하는 일이었습니다.
빨간 망토와 모자를 쓰고 어르신을 만나 함께 노래 부르고 놀다 왔습니다.
2019년 2월 정월대보름에 ‘백가반’을 했습니다.
동네 아이들과 이웃집 찾아다니며 밥과 반찬 얻어와 함께 나눠 먹는 활동입니다.
구 씨 어르신 댁에 찾아가 인사하고 반찬을 얻어왔습니다.
며칠 후 감사 인사드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함께 노래 부르고 이야기 나누다 왔습니다.
구실이 생길 때마다 아이들과 관계 맺으시도록 주선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먼저 구 씨 어르신 이야기를 꺼내고 집에 놀러 가자고 합니다.
조금씩 관계가 가까워집니다.
사회복지사의 관계에서 아이들의 관계, 어르신의 관계가 되었습니다.
어르신께 여쭈었습니다.
그동안 이웃들과 동네 아이들과 만나서 함께 시간 보내셨는데 어떠셨는지요.
“활동 전은 0점이었어. 이웃들이랑 인사만 했지 우리 집에서 노래 부르고 놀았던 적은 없었어.
활동 후에는 100점! 집에서 같이 잔치하거나 아이들이 놀다 가면 내가 날아가는 기분이 든다니까!”
이웃들과 동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구 씨 어르신께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햇볕 쬐듯 사람 쬐는 구 씨 어르신 이야기' 읽은 뒤,
댓글로 '읽었습니다' 하고 남겨주세요.
소감이나 질문을 써도 좋습니다.
첫댓글 ‘한 개인을 잘 돕는 과정’
사례관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순서에 맞지 않게 도왔더라도 한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춰 도운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정해진 절차와 순서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한 사람의 삶을 깊이 바라보고자 힘써야겠습니다.
사례관리 업무를 하면서 당사자를 마치 문제가 있는 사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사례관리 업무동의서 대신 ‘서로 돕고 나누는 활동참여 동의서’로 정했다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사회복지사로써 당사자 주변에서, 당사자 스스로 이뤄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당사자를 세워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잘 읽었습니다. '사례관리'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사례관리 담당자'라니 더 불편했습니다. 사례관리라는 단어를 변형한 것이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추후 사례관리를 하게 된다면 더 좋은 의미를 가진 단어로 바꿔봐야겠습니다.
'사례관리'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당사자에게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당신 일을 스스로 풀어간다,
당신이 당신 일을 관리해 나간다.
즉, 사례관리는 당사자가 자기 일을 관리하여 이루어간다는 뜻이고,
우리는 당사자가 자기 일을 관리하는 것을 지원합니다.
관리의 주체가 당사자라면, 이 말은 크게 불편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어르신이 아이들의 놀이터 정수기, 목 마를 때 물 주시기로 하신 분이 될 수 있게 기획하신 아이디어가 빛나 보입니다.
행정적인 절차보다 '사람,사람살이,삶'에 초점을 맞추고일상 속 자연스러운 사람살이로 도운 모습들이 인상적입니다.
당사자의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더 깊이 생각하며 지원하겠습니다.
모든일을 관계의 구실로 부탁하고 주선하면서 일상속 자연스런 사람살이로 도운 실천이야기..마음이 따뜻해지네요..잘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사례관리라는 틀에 박히지 않고 관계중심으로 함꼐하다 보니 자연스레 당사자 삶이 변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관계를 잘 맺도록 거드는 일이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당사자에게 사례관리라는 용어는 필요없다 라는 문구기 마음에 와닿습니다 .
늘 당사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만 나열한것 이 아닐까 고민됩니다
복지관이 놓인 현실 때문에 행정적인 절차에 맞추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 사람살이, 삶’에 초점을 맞춰 돕는 것이 중요 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여느 사람살이와 다르지 많는 추석 잔치로 관계에 둘로싸여 잔치를 즐기시는 구씨 어르신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납니다.
이웃집 문을 두드려봤을 경험이 적은 아이들. 아이들이 캔디헬로우데이로 구씨 어르신이 아이들과 관계가 생겼습니다. 정수기가 어르신과 아이들 사이의 관계의 사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사례관리는 사례관리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연스러운 사람살이로 돕는 이 과정 또한 사례관리구나 라는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과정과 절차에 얽매이기보다 사람에 초점을 두는 것! 중요한 배움 얻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