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야기] 한비자(韓非子)
"도덕만으론 나라 다스리지 못해… 강국 되려면 법으로 통치해야"
한비자(韓非子)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본부장 김연주 기자 입력 2021.06.08. 03:00 조선일보
사상가 한비 초상화. /위키피디아
“나라는 영원히 강성할 수 없고 영원히 허약할 수도 없다. 법을 잘 받드는 사람이 강하면 나라가 강해질 것이고 법을 받드는 자가 약하면 그 나라도 약해질 것이다.”
얼마 전 ‘사적 복수’를 주제로 한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었어요. 사적(私的) 복수는 나쁜 행동을 한 사람을 사법 제도를 통해서가 아니라 청부업자를 고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인이 직접 처벌하는 거예요.
이런 내용에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악랄한 범죄 행위에 대해 법의 처벌이 미흡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드라마를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이란 분석이 많아요. 이런 상황을 중국 전국 시대 말기의 사상가 한비자(韓非子)가 본다면 잘못됐다고 생각할 거예요.
중국의 전국 시대는 기원전 453년부터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221년까지 약 230년간을 말해요. 당시 한비자는 약소국 한(韓)나라의 귀족으로 태어났는데, 말을 더듬어 높은 벼슬 자리에 오르지 못했어요. 본명은 한비예요. 답답함을 풀기 위해 자기 생각을 담은 ‘한비자’라는 책을 썼어요.
한비자의 핵심 내용은 군주의 통치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법치(法治)가 중요하다는 거예요. 전국 시대에는 여러 사상들이 출현한 시기였어요. 가장 지배적인 사상은 공자와 맹자가 주장한 유가(儒家)였어요. 유가는 인의(仁義)를 중요하게 생각했죠. 인의란 임금이 어질고 올바른 마음을 가지면 백성들도 잘 따르고 세상이 저절로 살 만한 곳이 된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한비자는 이런 도덕적 규범보다 법으로 다스려야 나라를 더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감정적인 인간이 가장 위험하고, 특히 군주는 냉철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전국 시대에는 정복 전쟁이 자주 일어나 나라마다 ‘부국 강병책’을 찾기 위해 애쓰던 시기예요. 한비자는 약소국인 한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법을 엄격하게 집행해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당시 이런 한비자의 주장은 한나라에선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어요. 한비자를 알아본 이는 나중에 중국을 통일하고 진시황이 되는 진나라 왕 영정이었어요. 진시황은 한비자를 만나고자 했지만 진시황의 참모였던 이사가 한비자를 시기해 모함했어요. 진시황은 결국 모함에 넘어가 한비자에게 독약을 보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했대요.
한비자가 주장한 법치와 오늘날 법치주의는 법으로 국가를 다스리는 것은 똑같지만 큰 차이가 있어요. 한비자의 법치는 왕의 통치권 확립을 위한 수단이었을 뿐 백성의 복지나 안전을 위한 게 아니었어요. 반면 오늘날 법치주의는 법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자 해요. 그럼에도 ‘한비자'가 여전히 고전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읽어냈고, 그것을 국가 경영에 접목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김연주 기자
김연주 기자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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