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蘭芝島)는 서울시민들에게는 쓰레기와 오물매립장으로 각인되어 있을 게다. 아름답던 난지도가 1978년도에 쓰레기 매립장으로 지정되어 1993년에 폐쇄되기까지 난지도는 더럽고 불쾌한 기피대상 1호가 아닌가. 서울시민들이 쓰고 먹고 싸고 버린 쓰레기가 쌓이고 쌓여 약 9,200만 톤의 쓰레기를 매립하여 버려졌던 곳으로 90여미터 높이의 산인 것이다. 2002년 월드컵경기를 기념으로 거듭 새롭게 조성된 평화공원 난지천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 난지한강공원으로 이루어진 월드컵공원인 셈이다. 억새숲을 비롯하여 갖가지 야생화로 새롭게 환경공원으로 재탄생한 하늘공원으로 오른다. 서울의 공원으로는 가장 높은 98m이다. 자체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발전기도 곳곳에 자리매김으로 대관령이 연상되기도 한다. 지그재그로 오르고 내리는 291개의 계단도 설치되어있다.억새숲만큼이나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루며 오르고 내리기가 부대끼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들은 억세게도 꺽김이 없다. 거센 바람이 몰아쳐도 잠시 몸을 뉘이면 그만이다. 뿌리채 뽑히고 부러지는 덩치 큰 나무와 억새는 어느 것이 강한 것일까. 100세 시대를 합창하고 있는 인간은 어느 모습에 가까울 것인가. 흐느적거리며 흔들리는 억새숲의 부대끼임은 삶의 향연인 합창소리로 가슴을 울리고 있다.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는 억새를 폰에 담으려니 초라함에 미안한 마음도 피할 수는 없다. 오염원인 인간들이 버려놓은 이곳이 관광명소가 되다니 억새를 바라보는 인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 동안 난지도 한 곳의 자체만으로 계산을 해 보자. 쓰레기 9,200만톤 ÷ 1,000만(서울시민) = 9.2톤 서울시민 한 사람당 9.2톤 즉 9,200Kg씩을 쌓아서 올린 공든(?)탑인 셈이다. 노객들의 연세가 만 75세로 계산하면 어떨까. 9,200Kg × ( 75년 ÷ 15년) = 46,000Kg의 오염분량을 싸발긴 것이다. 하늘공원 높이가 98m이니까 98m × 5배 = 490m 높이 만큼의 산을 마드는 데 혁혁한 공로자들이다. 수시로 찾는 서울의 남산(262m) 용마산(348m) 남한산성 주봉인 청량산이 해발 497.9m이다. 현재 노객들(75세)이 남한산성 주봉인 청량산만큼을 오염시키는 데 일등공신이 아닌가. 지구상의 78억 인구를 생각하니 계산하는 자체가 머리가 복잡해지며 버겁기만 하다. 출출해진 빈 속을 달래려고 역촌동에 있는 장어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산행후에 가끔 들리곤 하던 단골 맛집중의 한 곳이다. 향긋하고 쫄깃한 장어구이 한점과 짜릿한 쐬주의 목넘김은 어디로 갔는가. 후덥지근한 재래식 화장실로 착각을 일으키는 순간이다. 그토록 가슴을 활짝 열어 제끼고 있던 억새숲의 시원한 바람은 환상이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