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이해하고 품어주는 신앙인
최근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내용들 중에는
‘정신 질환’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스스로 행동을 통제할 수 없는 이들을 통해 벌어지는 사건들과
피해자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요?
안타까움과 분노, 두려움이 분명 우리의 마음에 많은 흔적을 남길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은
문득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를 떠오르게 합니다.
과연 안타까움과 두려움이 혐오와 분노로 변해가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요?
‘마음이 아픈 이’들을 향한 질시와 경계의 수위가 점점
치솟아 오르는 요즈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갖가지 아픔’에 대해 치유를 베푸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분의 기적은 사람들은 놀라워하고 그분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가 실현되는 것에 찬미와 찬양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고쳐주신 것은 아픈 이들의 질병만이 아니었습니다.
아픔 때문에 소외된 이들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외적인 ‘나음’을 말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눈이 멀고, 걸을 수 없고, 들을 수 없는 이들만이 아니라,
마귀 들렸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살지 못하고 무덤가에 머무는 이들과
모두에게 버림받은 나병 환자들에게도 손을 뻗으셨습니다.
세리라는 이유 때문에 질시 받는 이들의 마음의 상처도 품어주시어
그들이 당신과 함께 머물 수 있도록 그들을 사랑으로 품어 주셨습니다.
‘아픔’으로 인한 ‘소외’나 ‘혐오’를
사랑으로 품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를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단순히 어떤 특정한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닙니다.
‘세계 병자의 날’을 보내며 우리는 어떤 특정한 부류를
지정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아픔’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를 떠올리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그 무엇보다도 먼저 누군가를 돌보기에 앞서
내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사람이지 않기를 청합니다.
동시에 아픔을 경계, 혐오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하고 품어주는 신앙인이 됩시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마태 9,12)
글 : 함경주(아우구스티노) 신부 – 광주대교구
어머니 때문에 ‘바보 김수환’
저희 어머니는 올해 여든둘이십니다. 아버지께선 연애 하실 때
어머니가 콩처럼 자그마하고 귀여우시다 며 ‘콩 각시’라고 부르셨답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저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냥 항상 제 곁에서 조건 없는 사랑을 화수분처럼 주셨습니다.
어릴 때 느꼈던 그 무한한 사랑을 전 본능적으로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 받았던 여러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행복합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정말 잘해드리고 싶고 잘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빨리 갑니다. 그게 너무 슬픕니다.
자꾸 나이 들어가시는 제 어머니를 생각하면 괜스레 눈물이 납니다.
집사람은 알지도 못하면서 저보고 갱년기라 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겸손하고 수줍은 분이십니다. 그리고 말도 아끼십니다.
저에게도 늘 이르시는 말이 “겸손해라, 말을 아껴라”입니다.
제가 녹화하러 나설 때도 늘 그렇게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 겸손하게 말을 아끼다 몇 마디 못하고 녹화가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점잖고 선해 보이는 그런 아들이 좋답니다.
어머니가 좋으시면 저도 좋습니다.
요즘 어머닌 아침 8시 30분과 오후 5시 50분이면
사이좋은 아버지와 함께 어김없이 라디오 앞에 앉으십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특집 라디오 드라마
‘바보 김수환’에서 아들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입니다.
처음 섭외 받았을 때는 무척 망설였습니다.
보통 라디오 드라마는 성우들이 하던데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염려도 되었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부터 제가 사제가 되기를 바라셨던 어머니….
저를 떠밀어 광주 교구청 신부님 면담까지 보게 했던 우리 어머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디오에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아들 목소리를,
그것도 소원이셨던 신부 역할로 듣게 되신다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무조건 해야 했습니다. 어머니 때문에‘바보 김수환’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어머니의 묵주기도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순천 성가롤로병원으로 봉사 가시는 버스 안에서 20년 이상
바치셨던 묵주기도가 어머니의 소원을 이루어 주셨나 봅니다.
생전에 딱 한 번 뵈었던 김수환 추기경님,
저는 녹음 할 때마다 그분께 도움을 청합니다.
“추기경님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전 당신이 걸으셨던 길을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내일 아침에는‘바보 김수환’을
순천에서 올라오신 어머니와 함께 들어야겠습니다.
글 : 최재원 (요셉) –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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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적, 외적 아픔으로 인한 '소외'나 '혐오'를
사랑으로 품으시는 주님을 닮게 하소서!!
*나의 언행이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 않게 하소서!!
*마음으로 이해하고 늘 기도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형제님!! 늘 신앙인이 되는 길에 도움이 되는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