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7년 4월 23일자 조선일보에서 성철스님은 "사탄이여! 어서오십시오.
지난주에 "왜 성철스님은 천추의 한을 안고 떠났나?"하는 제목의 책을 읽었습니다. 서점에 들렀다가 책제목이 눈에 띄길래 사서 읽게 되었는데, 읽는도중에 몇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성철스님은 단순히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분이셨다라는 사실과 그분이 말년에 새로운 깨달음 때문에 괴로워했다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성철스님은 해탈성불(解脫成佛)이 되기 위해 일찍이 부모, 형제, 처자를 버리고 입산해서 81세의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오직 참선과 학문으로 일관했습니다.
성철스님은 한때 8년간을 드러눕지 않고 장좌불와(長坐不瓦)의 초인적인 극기수행을 했고, 또 10여년간 사람의 근접을 막기 위해 암자주위에 철망을 쳐놓고 오직 홀로 수행을 했다고합니다. 불교계로 봐서는 일찍이 이와같은 사람을 찾아볼래야 찾아볼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도 불자들은 그를 "우리곁에 왔던 부처"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년에 그는 새로운 진리를 깨닫고 깊은 고뇌에 빠져 방황하면서 회한으로 몸부림치다가 천추의 한을 안고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가 마지막 유언으로 남긴 열반송에서 잘 표현되어져 있었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한평생 남녀의 무리를 속여 미치게 했으니
그 죄업이 하늘에 미쳐 수미산보다 더 크다
산채로 불의 아비지옥에 떨어지니 그 한이 만갈래나 되는도다
한덩이 붉은해가 푸른산에 걸렸구나"
성철스님은 한평생동안 자신이 남녀무리를 속여서 결국은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다라는 말을 남기고 갔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말을 들으면서 엉뚱하게도 '참 겸손한 분이다'라고 생각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 말만 했다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죽기전에 유언처럼 남긴 말속에 '한평생 덕을 쌓았던 그분이 사람들을 속여서 결국은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했으니 얼마나 겸손한 말처럼 여겨지겠습니까? 그러나 성철스님은 말년에 접어들면서 공공연하게 자신의 말이 거짓말임을 밝혔습니다.
93년 11일 5일자, 경향신문에 보면 성철스님은 "내 말에 속지말라.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여"라고 했고, 더 놀라운 것은 87년 4월 23일자 조선일보에서 성철스님은 "사탄이여! 어서오십시오. 나는 당신을 존경하며 예배합니다. 당신은 본래 거룩한 부처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에 의하면 성철스님은 죽기 몇 년전에 이미 자신의 깨우침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고, 그 사실에 대해 여러차례 언급을 했지만 사람들은 그 말을 그저 해탈한 성불의 겸손한 말로만 이해를 했다는 것입니다. 성철스님은 수십년동안 자신이 깨닫고 가르쳤던 것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그것을 과감하게 던져 버릴만한 용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잘못된 가르침을 전했던 자신이 천추의 한을 안고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성철스님의 말은 자신의 겸손함때문에 '지옥에 떨어진다'고 한 것이 아니라 그의 인생말년에 새로운 진리를 깨닫고, 지금까지 고행하면서 깨우쳤던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괴로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의 말대로 그는 분명히 지옥에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불자들은 아직도 성철스님이 남긴 말년의 모든 말을 큰 스님의 겸손한 말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김해곤: 마태복음강해(3) 씨뿌리는 비유(1). 마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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