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71. an accident(4)
우리와 전혀 다른 이 나라의 병원 시스템에 또 한 번 좌절한다. 병원엔 상주하는 의사가 거의 없다.
내가 입원한 시간은 2시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의사가 다른 병원에서 수술 중이라며 오후 5시 이후에나 온다고 한다.
간호사들은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살펴 의사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내 손에 링거를 꽂고, 또 다른 통증완화 주사약을 링거줄에 첨가하는 등 분주하다.
소변검사를 하라고 한다. 눈치 빠른 글라시아가 내 환자복 허리 밑으로 배변기를 대어준다.
사고로 너무 놀란 탓인지 아침에 한 번 소변을 본 이후로 12 시간이 다 되도록 나는 먹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소변조차 생각지도 못했다.
의사는 6시가 넘어서야 병실에 들어왔다.
Xray 결과 용케도 위험한 부분은 모두 비켜갔다며 확인해 주고 처음보다 고통이 어떠냐고 묻는다.
통증은 훨씬 가라앉았다고 대답했다.
그 사이 혼이 다 빠진 표정으로 죠셉이 돌아온다. 구부정해 지고 힘이 없어 팔십 노인네 같다.
집에 다녀온다기에 대충 몇 가지 일러주었는데 가지고 온 건 엉터리고 그런만큼 그는 힘들다.
날이 저물고 모두들 돌아갔다.
우리 두 사람 중 환자가 바뀌었을 뿐 또다시 낯선 병실에서의 밤이다.
이 나라 병실엔 보호자용 간이침대가 없다. 병실에 보호자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작은 소파 하나가 고작이다.
밤이 깊자 그곳에 웅크리고 죠셉이 눕는다.
한없이 불쌍한 건 내가 아니다. 외롭고 쓸쓸한 병실에서 우린 서로 딱해서 마음이 아프다.
안티바이오틱 작은 병의 링거 하나를 추가로 연결해 준다.
잠시 후 나는 어질거리고 속에서 열이 치받치더니 토할 것 같다. 거친 숨과 신음소리를 내며너무나 괴로운 시간이 흐른다.
죠셉이 침대 머리맡에 서서 근심스럽게 나를 들여다 본다.
어찌어찌 잠이 들고 잠결에도 몇 번인가 간호사가 다녀가고 뭔가를 체크한다.
날이 샌다. 전혀 꼼짝 못하던 전 날에 비해 돌아누울 수도 있다.
첫댓글 아프지 않을 때는 지내기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은데
아프면 정말 곤란한게 많은 나라 인가봐요.
오늘도 건강
내일도 건강
건강이 최고입니다
의료시설이 완벽?한 한국에서도 어려운데
이국만리 모든것이 천지차?가나는 이국에서 고생이 많아요?
건강이 으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