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죽장면 현내리의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佛國寺)의 말사이다.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면봉산 무학사舞鶴寺
한 스님이 병에 걸려 잠을 자던 중 절을 짓고 기도를 드리면 병이 나을 것이라는 꿈을 꾸고서 1935년에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주불전이 약사여래를 봉안한 약사보전인 약사기도 도량. ‘舞鶴(무학)’이란 ‘춤출 舞’와 ‘학 鶴’자로서 ‘춤추는 학’이라는 뜻도 있지만,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뜻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절을 가로질러 흐르는 청정계곡 현내천과 빼어난 주위 경관은 무척 아름답다.
사찰에서 전하는 얘기에 의하면, 창건주 보살이 손가락이 썩어들어가는 불치병에 걸려 고생하던 중에 어느날 선몽을 꾸었다. 꿈에 나타난 백발노인이 알려준데로 절벽 바위 아래에서 손을 물에 담그고 기도를 하게 되었다. 천일기도의 영험으로 썩어 들어가던 손가락에 드디어 새살이 돋아나기 시작하면서 나중에 완치가 되었고, 이에 보살은 부처님의 가피에 보답하기 위해 법당을 건립한 것이 무학사 창건의 계기가 되었다. 기도했던 장소는 지금 관음석굴, 석조관음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창건주 보살이 관음석굴에 있는 할매돌 앞에서 기도할 때는 호랑이가 옆에서 옹호를 하였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도 구전으로 전해오고 있다. 자식없는 사람들도 기도의 영험으로 자식을 얻게 되며, 어떤 소원이든 정성으로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한편 지리산 칠불사에 주석하고 계시는 통광 스님께서 무학사에 오셔서 정진, 회향기도를 하고 있을 때, 무학사가 자리하고 있는 주변 지세를 살펴보니, 면봉산 전체가 통바위로 암벽에서 나오는 기운은 예사롭지 않았으며, 특히 관음굴이 자리한 곳은 보현산과 면봉산의 정기가 합쳐진 길지(吉地)로서 우리 나라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길지 중의 길지라며 감탄하였다고 한다.
무학사 가는 길에 만나는 포항시 북구 죽장면 두마리의 마을 표지석 ㅡ죽장면 두마리는 포항의 최고봉 면봉산(해발 1113m)과 보현산이 이루는 고원분지에 형성된 마을이다. 예로부터 워낙 오지로 불리는 지역이라 마고선녀(麻姑仙女)가 살며 북두칠성(北斗七星)이 손에 잡힐 듯하다고 하여 두마(斗麻)라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옛날 중국의 신화에 나오는 선녀의 이름이다. 한(漢)나라 환제(桓帝) 때에 고여산(姑餘山)에서 수도하며, 새의 발톱 같은 긴 손톱으로 사람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면 한없이 상쾌하였다고 전하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흔히 마고할미, 마고선녀, 지모신(地母神), 혹은 마고할망이라고도 부른다. 옛말에 마고소양(麻姑搔癢)이라고 하는데, 이는 마고가 긴 손톱으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일이 뜻대로 잘됨을 이르는 말이다.
절에서 보는 절경은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경관이다. 깍아지른듯 솟아오른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그 아래 툇마루처럼 매달려 있는 법당으로 착각할 정도로 비좁은 공간에 약사보전과 용왕각이 지어져 있다.
약사여래(藥師如來)는 불교에서 중생의 모든 질병뿐 아니라 무지(無知)의 병까지도 고쳐주는 부처님(여래)으로서 대의왕불 이라고도 불린다. 즉, 약사 부처님을 말한다. 아미타불의 48대원(서원)과 함께 약사여래의 12대 서원이 유명하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동쪽으로 10항하사수 만큼의 불국토를 지난 곳에 있는 동방 정유리광세계를 다스리는 부처님이며 약사유리광여래불 또는 대의왕불이라고도 한다.
중생의 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하며, 재화(災禍)를 소멸하고, 의복, 음식 등을 만족하게 해주시며 손에는 약함(약항아리)를 들고 있다. 대개 좌우협시는 일광과 월광보살이며, 12신장이 시립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존불인 석가모니불이나 비로자나불의 좌협시로 봉안될때도 있다. 약함을 들고 있지 않을 경우에는 후불탱화에서 약함이나 약병을 들고 있는 부처님의 앞에 모셔진 분이 약사여래불이다.
용왕각에 봉안된 용왕탱 바다에 살며 물과 비를 관장하는 수신이며, 불법을 수호하는 용의 왕인 용왕을 모셔 놓은 곳을 용왕각 또는 용왕단이라고 한다. 실제 용왕(龍王)은 불교의 민간전승에 전해지는 상상의 존재이다. 인도신화의 뱀신 ‘나가’와 중국의 용이 뒤섞여 용왕이라는 존재로 등장하게 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바다, 강, 호수 및 기타 갖가지 물과 그곳에 사는 생물들을 관리하고 지배하도록 옥황상제의 명령을 받은 물의 왕이다. 또한 신통력을 가지고 있어, 불법에 합당한 소원을 들어줄 수가 있다.
관음석굴에 모셔진 석조관음보살좌상의 모습을 보면, 왼손으로는 정병을 잡고 있고 오른손은 시무외인의 수인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관음보살의 우측에는 소원을 들어 준다는 할매돌로 불리는 둥근돌이 놓여 있다.
독성각에 봉안된 나반존자 빈두로존자라고도 부르는 나반존자를 모신 전각으로, 장차 부처가 되리라는 석가모니불의 수기를 받고, 남인도의 천태산에서 남의 도움없이 혼자 깨달았다고 하여 독성이라고 하는데, 천태존자로 부르기도 한다. 성격이 매우 엄하고 무서워 공양을 올릴때는 목욕재계는 물론이고, 공양물도 제대로 갖춰야 한다.
부처가 열반에 든 후에 말법시대 중생들을 제도하며, 말세 중생에게 큰 복을 내린다고 한다. 수도하는 형상으로 인해 기도의 효력이 잘 나타난다고 하여 불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에 널리 건립되어 사찰의 한 전각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산령각은 우리나라의 토속신인 산신과 호랑이를 봉안한 곳으로 산신각이라고도 한다. 불교에 수용되면서 사찰을 수호하는 외호신이 되여 사찰의 제일 위쪽에 위치한다. 그런데 불교에서 산신은 원래 “화엄경”에서 불법을 외호하는 39위 신중의 하나인 주산신(主山神)이다. 그런데 불교가 민간신앙과 결합되어 토착화하는 과정에서 예로부터 산의 신령으로 믿어져 온 호랑이와 주산신이 결합하여 산신이 되었다.
대웅전에 봉안된 석가모니불좌상과 협시보살, 대웅이란 법화경에서 석가모니를 ‘위대한 영웅' 즉 대웅이라 하는데서 유래된 부처님의 덕호이며, 대웅전이란 천지간의 대웅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셔 놓은 집이란 뜻이다. 본존불인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협시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혹은 제화갈라보살과 미륵보살이 봉안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무학사 대웅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중심으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모셔져 있다. 그리고 본존불를 중심으로 우측에는 칠성탱, 좌측에는 신중탱이 봉안되어 있다.
극락전에 봉안된 아미타삼존불, 그리고 좌우의 신중탱과 지장탱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서쪽으로 십만억국토를 지난 곳에 있는 서방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으로 극락전, 극락보전, 미타전, 또는 무량수전이라고 한다. 아미타불은 모든 중생을 구제하여 극락정토에 가게 하는 부처이다. 무한한 진리의 빛을 상징하여 무량광불로 불리며, 도교의 불로장생 신앙과 결부되어 무량수불이라고도 한다. 아마타불의 48대원에서 18번째 서원은 내 이름을 열 번만 불러도 반드시 극락왕생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아미타불 이름을 열 번만 불러도 극락에 간다고 했으니 그 이유 때문에 누구나 염불할 때 아미타불을 쉽게 부르는 것 같다. 좌우협시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또는 지장보살이 협시로 봉안된다.
공양간에 모셔진 조왕신(竈王神)은 절집, 혹은 일반 민가 집의 부엌에서 모시고 위하는 신이다. 신앙의 한 대상으로 불씨 및 부엌 등을 관장하는 신이다. 이를 부뚜막신, 조왕 각시, 조왕 할매 등이라고도 한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삼덕 할망이라고 부른다. 삼덕은 솥을 받치는 세 개의 돌을 말한다. 조왕은 화신(火神), 재물신으로 인식된다. 부엌 부뚜막 위의 선반이나 부뚜막 뒷벽 한가운데 붙인 턱에 종지(작은 그릇)의 물을 조왕이라고 하여 모시기도 한다. 부엌은 음식을 만들 때 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을 사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부엌은 물과 불을 동시에 사용하는 곳이다. 그래서 때로는 조왕신이 물로 상징되기도 하지만, 그러나 조왕신은 원칙적으로 불을 모시는 신앙이다. 불씨를 신성시하며 이사를 갈 때 불을 꺼뜨리지 않고 가지고 가는 풍습이나, 이사 간 집에 성냥을 가지고 가는 풍습은 모두 불을 숭배하던 신앙에서 유래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가정 신앙의 의례 주체가 주부이기 때문에 조왕 역시 주부가 아침 새벽에 길어 온 깨끗한 물로 매일 갈아 부으며 조왕에게 가족의 안녕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