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끓이기 / 홍속렬
삼시 세끼 밥 해먹기란 그렇게 용이한 일이 아닙니다. 더욱이 남자가 고희가 넘은 나이에 메뉴를 고르는 일 그리고 반찬은 아예 없고 국이나 찌개 한 가지로 때우는 식이니 밥 해 먹는 다는 일이 말이 그렇지 억지로 한 끼를 때우는 식입니다.
평소에 해 보았으면 그래도 좀 나으련마는 부엌이라곤 들어가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밥을 해 먹는다는 건 어절 수 없어 할 수 밖에 없으니 하는 일입니다. 평소에 국을 좋아해 메뉴는 감자찌개에 가끔가다 미역국을 끓입니다. 아내에게 전화로 코칭을 받아 그대로 끓이니 잘 끓여 지더군요. 미역을 물에 담궜다가 꾹 짜서 물기가 없는 상태에서 소고기와 양파를 넣고 다음 참기름을 치고 달달 볶습니다. 국 꺼리가 다 익었다 생각되면 물을 붓고 끓입니다. 간은 다시다와 소금으로 맞추고 간을 봐 먹으면 꿀맛이죠.
평소 워낙 미역국을 좋아 해서 아내가 아이들을 낳고 젖이 너무 많이 나 미역국을 못 먹었습니다. 그래서 아내 대신 내가 다 먹었습니다. 세 아이들 낳고 그 미역국을 내가 먹었던 겁니다.
참 웃기는 이야기이죠. 이국에서 먹는 미역국은 별미중의 별미입니다. 미역이나 참기름 구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데 한국 슈퍼에서 구해다가 끓여 먹지요.
그밖에 감자찌개는 먼저 다시마를 넣고 끓이다가 건져내 버리고 그 물에 감자와 양파를 썰어 넣고 고추장과 된장을 조금 넣어 끓이면서 풋고추와 마늘 양념을 넣습니다.
그런 다음 다시다로 간을 맞추면 훌륭한 감자찌개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무소고기 국을 잘 끓이는데 여긴 무가 그리 흔 하지가 않아 무국은 잘 못 끓입니다. 과테말라에서 넘어 올 때 고추장을 큰 초롱으로 한 통을 사와 아마 귀국 할 때 까지 먹어도 못다 먹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군요.
여긴 우기가 돼 비가 자주 내려 옷이나 가구들이 축축해 습기를 머금은 방의 모든 기구에 곰팡이가 날 정도입니다. 엊그젠 지진이 났는데 한 밤중 침대가 좌우로 흔들립니다. 꼭 요람을 흔드는 것 같아요. 재미있더군요. 이렇게 태평한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음 이곳 생활 못합니다.
이제 15개월이 됐으니 어느 정도 적응은 잘 돼 갑니다. 그러나 언어에만 있어서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열심히 공부를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아 이제 천천히 해야 겠다 생각하게 되는데 그러니까 아예 책을 들기도 싫고 그러니 늘지를 않아 걱정이죠.
축구용어는 달달 외워 운동장에선 그런대로 운동을 잘 가르치고 지장은 없습니다. 그 아이들이 내 언어를 따라와야 된다 생각이 들어 그렇게 훈련을 시키고 있으니까요.
에스파뇰 보다는 영어를 사용 하도록 하고 있어요.
밥 해먹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만 죽으면 죽으리라 는 생각과 각오로 왔기에 힘들고 어려워도 이겨 나가려고 애를 씁니다.
매일 새벽마다 운동을 하는데 이젠 적응이 돼 안 하면 몸이 말을 안 들어요. 완전히 바이오리듬으로 변해버려 편합니다. 그러니 아이들 가르치는데도 지장이 없고 뛰고 달리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난 못 하겠어 할 수 없어 하면 못 하는 거예요. 난 할 수 있어 그것도 잘 할 수 있지. 하면 잘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공수부대에서 공수교육을 받는데 정말 못 받겠더라구요. 세계에서 한국군의 공수교육이 최고로 강하데요 태국 군과 같이 받았는데 외국군이 들어오면 더 강하고 힘들게 시킵니다. 먼저 받고 나간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받지 내가 처음 받는 다 생각하면 도저히 못 받았을 겁니다.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져 갈 뿐이다” 엊그제 쓴 글의 제목입니다. 노병이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려는 시도로 이곳 엘살바도르에 왔습니다.
왔으니 무언가 족적을 남기고 떠나야 겠지요. 요즘 한국축구가 죽을 쑤고 있습니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손흥민 마저 부상을 당해 개인적으로도 큰 손해입니다.
손흥민의 아버지를 내가 발굴해 키웠기에 그 아이를 위해 밤낮으로 기도합니다.
외국 코치 좋아 하면 안 됩니다. 우리 생각으로 상상도 못 하는 급여를 주며 히딩크 같이 잘 했으면 오죽이나 좋을까요? 책임질 수 없는 사람이 외국 코치입니다. 엄청난 돈을 받고 떠나버리면 끝 이야요. 축구는 그게 거기 야요. 우리나라 선수출신중에도 훌륭한 분들 많습니다.
잘 해서 월드컵에 나가야죠. 그러면 여 덜 번째 연속으로 나가게 되나요.?
가뭄이 심각하다고 들었습니다. 비가 오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열심히 매달려 기도 해야겠습니다.
첫댓글 아내가 있어 좋습니다. 출근하는 옷차림은 괜찮은가, 챙길 건 제대로 챙겨서 출근하는가, 술 마시다가 집 잃을까 봐서 신경 쓰고 전화까지 하는 아내는 스승에 버금 갑니다. 저도 아내에게 가끔은 스승 노릇을 한다고 생각하지만요~.ㅎ 풋볼 님께서는 더욱 그러하시겠습니다. 먼 타국에서 맛있는 미역국을 끓일 수 있도록 최선의 레시피를 알려 주셨을 테니까요. 앞으로도 맛있는 미역국 많이 드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네 건강하시지요? 감사합니다 세들어 있는 집에 이방인은 나 하나, 그래 더 외롭습니다 가끔은 오선생님 처럼 챙겨주는 아내가 그리울 뿐입니다 미역국은 며칠에 한 번 호사를 합니다 한 번 끓이면 두 끼를 너끈히 먹으니까요 그리고 양껏 먹으니 그간 못 먹었던 몫 까지 챙겨 영양보충을 합니다 마트에 가 쇠고기를 사서 열뭉치 또는 다섯 뭉치로 나눠 포장을 해 냉동실에 넣었다가 끓여 먹습니다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요리입니다
네 건강하시지요? 감사합니다 세들어 있는 집에 이방인은 나 하나, 그래 더 외롭습니다 가끔은 오선생님 처럼 챙겨주는 아내가 그리울 뿐입니다 미역국은 며칠에 한 번 호사를 합니다 한 번 끓이면 두 끼를 너끈히 먹으니까요 그리고 양껏 먹으니 그간 못 먹었던 몫 까지 챙겨 영양보충을 합니다 마트에 가 쇠고기를 사서 열뭉치 또는 다섯 뭉치로 나눠 포장을 해 냉동실에 넣었다가 끓여 먹습니다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요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