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딸과 엄마의 소통 문제
Q: 안녕하세요, 저는 올 해 스무 살이 된 여자입니다.
오늘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바로 요즘 엄마와의 관계 문제 때문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랐습니다. 해외에서 경제적으로도 넉넉하게 자라서 딱히 고민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바로 엄마가 암에 걸려서 한국에 들어가시게 된 것입니다. 저는 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아빠랑 약 2년동안 해외에서 생활했고 엄마는 혼자 한국에서 항암치료를 받으셨습니다. 당시 갑자기 닥친 고난에 저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평소 엄마 속을 썩이시던 아빠를 원망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아빠를 대하는 태도며 말투가 바뀐 것 같습니다. 평소 친구들이랑 지낼 때는 전혀 문제가 없다가도 아빠가 하신 말에는 자주 발끈하고 화를 참지 못해 소리를 지르기도 했어요. 말투 또한 굉장히 반항적이여서 아빠가 많이 힘들어 하셨습니다. 이렇게 아빠랑 자주 싸우며 2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저는 졸업을 했고 약 한 달 전 한국에 들어와서 엄마랑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요즘 엄마랑도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말하시기를 제가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고분고분하던 아이는 없고 툴툴거리며 반항하고 말대답하는 아주 성격이 나쁜 사람으로 변했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변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아빠와 2년을 엄마 없이 생활하면서 툴툴거리는 말투가 입에 배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저 스무살이 되었는데도 사사건건 간섭하시는 엄마가 귀찮고 못마땅해 말대답을 한 것 뿐입니다. 또한 엄마가 아프시고 난 후 굉장히 예민해져서 사소한 것도 민감하게 반응하신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무슨 말씀을 하실 때 항상 제 의견을 말하는 것 뿐인데 부모님께는 말대답으로 들리니 싸움이 납니다. 도대체 어떻게하면 부모님이랑 잘 소통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소통과 관계도 개선이 되지 않고 생활 패턴도 달라 서로 불편할 경우에는 제가 집을 나가 자취하는게 서로에게 더 좋을까요? 도와주세요...
A: 20살 딸이면 대부분은 부모와 관계가 안 좋을때 그냥 부모와 싸우거나 친구들에게 부모를 욕하고, 또는, 남친에게 얘기하고, 술 먹고 클럽 가고, 늦게 들어오는 등 이런 방식으로 많이 해결하는데 학생은 다른 20대와는 다르게 상담을 요청하셨네요. 올바른 방법을 선택하셨습니다.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대부분의 부모의 진짜 직업은 ‘자식 걱정’입니다. 모든 부모는 자녀에게 잔소리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90이신 어머니가 70대 아들에게 차 조심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어머니가 간섭(잔소리)을 하지 못 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모들은 다른 가정의 자녀에게는 잔소리를 하지 않지만 내 자식이기 때문에 잔소리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님과 대화하실 때 많이 힘들 것이라 여겨집니다.
윌리암 글라서라는 정신과 의사의 ‘선택이론’에 의하면, 우리의 모든 행동은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길을 건너는 신호등에서 빨간 불일 때 우리는 건너가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빨간 불이기 때문에 건너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빨간 불인데도 건너간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빨간 불이기 때문에 건너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고 싶지 않은(살고 싶은) 인간의 생존 욕구 때문에 건너가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빨간 불(자극)은 우리에게 자동 반응을 일으키는 자극이 아니라, 정보인 것입니다. 빨간 불이라는 정보를 보고 생존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건너가지 않기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모든 행동은 자극에 의한 반응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의 욕구(생존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선택인 것입니다.
따라서 어머니의 잔소리(자극) 때문에 학생이 말대답(반응)을 했다면, 지금부터는 잔소리라는 정보를 가지고 말대답하지 않고 다른 행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다른 행동(부드러운 태도)을 선택하기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부모님)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내 자신은 통제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부모님께 존중하기, 경청하기, 지지하기, 수용하기, 격려하기, 믿어주기, 협상하기, 감사하기, 친절하기, 도와주기 등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녀와 어떻게 소통을 해야할까요?
1. 아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도록 노력한다.
아이의 기질, 성격, 성향에 따라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짜증을 내며 감정을 표출하고, 어떤 아이는 무던하게 표현하는 일이 적을 수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 더 좋냐, 나쁘냐는 없습니다. 아이가 어떤 패턴으로 어떤 감정을 주로 표현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요구하는지 등 면밀하게 관찰하며 아이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2. 소통은 상호적일 것을 명심한다.
아이가 산만해서, 미성숙해서, 사춘기라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소통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 소통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소통에 대한 개념이 단순히 자신의 생각, 감정, 용건을 자기가 편해하는 방식으로 전달한 것으로 굳어진다면,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는 물론이고 향후 자녀가 커가면서 맺는 다양한 관계에서 소통에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올바른 의사소통 기술을 배우고, 자녀의 언어를 이해하고, 마음을 읽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가 대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서 계속 부모와 함께 연습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상황에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의사소통의 제일 중요한 요인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귀찮고 지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물어보고 마음을 읽을 여력이 없는 상황도 많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아이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확히 파악하고
3. 공감언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한다.
공감언어란 자신의 느낌, 감정, 판단, 요구를 드러내기보다 아이의 것을 먼저 이해하고 표현하도록 이끄는 표현입니다. 즉, 아이가 말문을 트기 쉽게 해주며, 생각하게 하고, 마음을 열게 하는 표현법이 공감언어입니다. 예를 들어, “아빠가 이렇게 하라고 했지?”라고 말한다면 아이가 말할 수 있는 대답은 “네”, “아니오”, 또는 짜증이겠죠. 공감언어를 사용한다면 “너는 그렇게 생각했구나. 이렇게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와 같은 방식으로 아이의 감정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4. 결과가 아닌 과정을 보고 대화하도록 노력한다.
부모가 자녀의 학교 생활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의 성적이 더 나쁠수록 부모의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더 낮고, 이러한 부모는 자녀가 향후 학습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고 합니다. 즉, 아이가 성취 수준이 낮으면 부모는 아이가 미래에 보일 학습 태도를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잦아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성취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더 집중해서 보시고 반응해주셔야 합니다. 결과만 보고 재촉하고, 그 노력을 인정하지 않으면 아이의 자존감은 제대로 성장하기 힘듭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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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이희자, & 김경원. (2000). 부모-자녀간 의사소통과 청소년의 자아존중감 및 사회성 발달과의 관계. 한국생활과학회지, 9(3), 283-295.
조성준. (2018). 아이와의 의사소통, 잘하고 있을까? 정신의학신문.
Loudová, I., Havigerová, J. M., & Haviger, J. (2015). The communication between schools and families from the perspective of parents of high school students. Procedia-Social and Behavioral Sciences, 174, 1242-1246.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