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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샹하이샹하잇
굵은 글씨라도 읽어줭 너무 좋은 글이라서
(중략)
일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여성혐오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여성혐오에 대한 인식은 한심함을 넘어서 가히 처참한 수준이다. 가령 그 예를 들면 이러하다.
내가 여자인데 무슨 여성혐오에요 (X)
난 여자 좋아하는데(남성 이성애자인데) 무슨 여성혐오에요 (X)
틀렸다. 당신이 XX염색체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아무리 호색한이라도 그것이 당신을 여성혐오로부터 멀어지게끔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여성혐오를 알려주겠다!
박용성(전 두산회장,전 중앙대 재단이사장)은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입학하면 뭐하느냐. 졸업 뒤에 학교에 기부금도 내고 재단에 도움이 될 남학생들을 뽑으라”고 교수 및 입학사정관에 ‘지시사항’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명백한 여성혐오이며 실제 성차별로까지 이어졌다. ⓒ한겨레
여성혐오 ; 그것을 알려주마
여성혐오는 단순히 벌레처럼 ‘싫은 것을 혐오’하는 것보다는 훨씬 광범위한 영역이다.
여성혐오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인류의 일원으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남성보다 열등한 제2의 성으로 인식하는 모든 언어와 행동이 여성혐오에 포함된다. 백인을 가장 우수한 인종으로 여기는 인종차별과 마찬가지로, 성별(gender)에 우열을 매겨 주체(main)가 되는 남성(male)에 대비되는 존재로서의 부가적인 여성(female)으로 바라보는 모든 관점이 여성혐오에 해당한다. (즉, 당신이 아무리 여자를 좋아하고 많은 여자를 사귀었다고 해도 여자는 남자보다 무능하고, 의존적이며, 남자의 지갑이나 뜯어먹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여성혐오다.)
나아가 여성혐오는 여성을 객체로서 타자화하는 모든 표현과 행위에도 해당한다.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공주 같아, 꽃 같아, 정말 예뻐” 같은 말을 한다면 칭찬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말을 하면 여성에게는 모욕적인 말이 될 수도 있다. 젠더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에 근거해 여성을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은 칭찬의 의미로 했다고 해도, 의도를 떠나 듣는 사람에겐 불편한 간섭일 뿐이다. ‘나는 내 젠더의 외적인 특징으로 당신에게 함부로 평가 받고 판단 당하고 싶지 않다’ 굳이 투박하게 비유를 해보면, 누군가 “아이고 귀여운 왕자님! 엄마한테 사랑 많이 받겠네!” 라고 말한다고 해서 모든 남자가 그걸 칭찬으로 받아들일리 만무한 것과 마찬가지.그럼에도, 여전히 어떤 사람들은 왜 여자보고 “꽃같다”라고 말하는게 모욕이 될 수 있는지 끝끝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곽정은의 트윗은 공감보단 비난을 많이 받았다. 누군가는 “예쁜 공주”라는 표현이 불쾌할 수 있다. 왜 이것이 기분 나쁜 말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려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마녀사냥’은 영원히 실패에 그칠 것이다.
이것이 부당하고 비열한 이유는 성별은 다른 특질과 마찬가지로 생득적인 조건으로 누구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타고난 것을 차별기제로 삼기 때문이다. 여자가 되고 싶어서 여자가 된 여자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여자는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보다 불평등한 조건을 감수하고 살아야 한다.
이쯤에서 많은 남자들이 분개하며 반론할 것이다. 이들에 의하면 적어도 한국은 그렇지 않다.
한국은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 받는 곳이다.
남자만 군대에 가고, 남자가 대부분의 데이트 비용을 부담한다. 학력이 더 높아야 하는 것도, 키가 더 커야하는 것도, 차가 있어야 하는 것도 모두 남자. 결혼비용도 남자가 더 많이 댄다.
남자가 사회적으로 더 성공해야 하고, 남자가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한다. 그렇게 남자는 국가를 위해, 가정을 위해 끝없이 고생하며 스스로를 희생한다. 이것이 한국남자의 눈물 겨운 가부장적 서사이다.
여기서 여자가 하는 일이라곤 지치고 피곤한 남자를 위해 ‘다리를 벌리고’ 그 결과로서 애를 낳고 밥을 지어서 남자가 쉴 수 있는 안락한 공간을 제공 하는 것 뿐이다. 이것이 최소한이다. 그런데 요즘 젊은 여자들은 그마저도 하지 않기 때문에 괘씸하기 이를 데 없다. 장차 산모가 되어 애를 낳아야 하는 몸인데 담배를 피는 교만함과, 생각 없이 명품백과 비싼 옷 같은 허영만 좇는 개념 없는 김치녀들이 잔뜩이다. 김치녀들이 가진 것이라곤 그저 남자의 성적욕망을 만족시켜줄 성기뿐인데, ‘벼슬아치’처럼 그거 하나 무기 삼아서 데이트 비용도 내지 않고 어학연수나 낙태나 하면서 문란하게 생활하는 주제에 남자들의 마음을 밀고 당기며 힘들게 한다.
이 프레임 안에서 생존자가 될 수 있는 여성의 종류는 딱 둘인데 모성을 획득하여 신성한 어머니가 되거나, 이 모든 조건을 힘겹게 비켜나간 ‘개념녀’ 뿐이다. (‘개념녀’들은 “나도 여자지만..”으로 시작하는 자기성찰과 비판으로 여성혐오에 동참함으로써 ‘개념을 장착’하거나 순종적인 태도로 ‘개념녀’의 지위를 획득하는 일종의 ‘계몽된 여성’이다)
남자의 고난과 희생에 ‘무임승차’하는 다른 모든 여자들은 ‘김치녀’일 뿐이고, 이것은 일베류의 젊고 어린 남자들이 여성을 악마화하고 혐오하는 강고한 논리가 되었다. 이들은 ‘이스라엘 여군’과 ‘노르웨이 여군’들의 사진을 부지런히 퍼다나르며 군가산점조차 받지 못하고 젊음을 희생하는 불쌍한 남자들에 대비해 김치녀들의 개념없음을 한탄한다.
여성을 애를 낳는 도구적 존재로써 보는 시각. 이것은 배려가 아니라 폭력이다.
모든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의 굴레를 씌우는 것 또한 여성혐오다. 여성은 국가의 생산력(인구)을 위해 동원되는 기계가 아니며, 오로지 여성 자신만이 스스로의 몸에 대해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이 여성에게 녹록치 않은 곳임은 이미 각종 통계와 지표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의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2) 한국의 남녀평등 수준은 세계에서도 최하위권 수준3)이다. 불평등뿐만 아니다. 여성들은 심지어 연인관계인 남자에게조차 일상적으로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최근 연예인 K모씨를 떠올려보라) 이별을 통보하기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 한국 여성의 현실이다. 당장 조금만 사건사고 기사를 검색해보면 연인 관계였던 남자에 의해 죽임을 당한 여성에 대한 사례는 무수히 쏟아진다.4) 그러나 혹자들은 이 모든 것이 과장되었으며 여성부의 음모라고 주장한다.
(여성부에 대한 음모론은 2000년 초기 인터넷 태동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뿌리 깊은 것으로 특정 과자나 자동차 헤드라이트 모양이 성기 모양으로 생겨 여성부가 제동을 걸었다는 식으로 근거도 실체도 없는 루머를 아직도 많은 남자들이 진짜라고 믿고 있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최근 몇 년 사이에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을 향한 혐오표현이 급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은 갑자기 득세한 ‘일베’ 때문일까?
답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김태훈, 유희열, 옹달샘에 있다. 다시 말해 그런 혐오발언을 감싸주고 용인해주는 사회 분위기에 있다. 여성혐오는 모든 미디어와 사람들의 생활과, 의식 깊숙이 광범위하고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여성혐오의 기준은 합의된 적도 없고 문제인식조차 없으며, 그렇기에 그것은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혐오가 혐오를 낳고 있다.
김태훈, 유희열, 옹달샘 뿐만이 아니다. 범인은 “차줌마”나 “백주부”를 만든 사람들에게도 포함된다. 왜 직업적으로 멋지게 요리하는 남성들은 “셰프”가 되고 가정식 부엌에서 ‘집밥’을 잘 만드는 차승원과 백종원은 ‘아줌마’ 또는 ‘주부’가 되는가?
만드는 프로그램마다 엄청난 화제를 양산해내며 히트를 치는 방송가의 첨단에 서 있는 나영석 PD조차 밖에 나가서 고기를 잡아오는 유해진은 ‘바깥양반’이 되고 집에서 밥을 짓는 차승원은 ‘차줌마’로 만들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지하고 무책임하게 구는 태도로 “아몰랑”이라고 희화화되어 조롱받는 것은 왜 여자인가? 왜 개그프로그램에서는 밑도 끝도 없이 못생기거나 뚱뚱한 여자가 개그의 소재가 되는가?(지겹지도 않나?) 금호타이어는 왜 여자가 아빠도 오빠도 없이는 전구 갈기도 컴퓨터 바꾸기도 할 수 없다고 하는가? 왜 여자가 야구나 축구를 남자보다 모를 것이라고 단정짓는가? 운전을 못하는 수많은 아줌마들을 위한 ‘김여사’라는 언어는 준비되어 있는데, 운전을 못돼 쳐먹게 하는 수많은 아저씨들을 위해 준비된 단어는 없는가? 왜 아직도 “처녀작”이라고 하는데 “총각작”은 없는지, 여류작가나 여대생 여고생은 있는데 남자는 왜 그냥 작가, 대학생, 고등학생인지. 미디어와 교육은 어째서 이 모든 것들을 철폐하기는커녕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앞장서서 확대재생산하고 있을까.
지난 2월, 터키에서는 성폭행에 저항하다 숨진 피해 여성을 기리고 성폭력이 ‘여성의 옷차림 때문’이라는 궤변에 항의하기 위해 남자들이 연대의 의미로 치마를 입고 거리로 나섰다. (from:twitter@caleysx)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양성평등지수가 높은 ‘서구 선진국’은 이러한 문제가 없을까? 성차별적 단어가 존재하지 않으며, 혐오표현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 당연히 그럴 리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이곳과의 차이점은, 그곳은 혐오표현이 발생하면 같이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혐오를 한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본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유리벽처럼 여전히 존재해도, 그것을 공공연하게 발화했을 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인 타격과 망신을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권의식이 자리잡은 사회에서는 성 차별적인 혐오표현이 곧 범죄라는 사회적인 합의와 인식이 이루어져있다. 그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그 차이는 김태훈, 유희열, 장동민이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든지 그것을 함부로 말하지 않게끔 하고, 이것이 ‘꼴페미’나 ‘안티팬’에 의한 소동으로끔 비춰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것에 맞서 싸우는 작은 것들의 정치(the politics of small things)로 여겨지게 만들 것이다.
이곳은 그렇게 되기 위해 가야 할 길이 너무나 요원해 보이지만, 해야할 일들은 명확하다. 가깝게는 ‘차줌마’와 ‘백주부’ 같은 미디어 속에 존재하는 고정된 성 역할의 허상들을 지워버리고, 국가에 의해 볼모로 잡혀 왜곡되어버린 양성평등인식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여자도 남자와 동등한 잠재력과 생리적인 욕구와 사회적인 욕망을 가진 평등한 존재라는 것을 명백하게 하고, 가르쳐야한다. 당장 여자가 임금을 똑같이 받는다면 남자가 더 많은 돈을 낼 필요도, 홀로 부양의 부담을 짊어질 필요도 없다. 여성의 존엄이 바로 서는 것은 비단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양성 모두를 위한 것이다. 여기에 페미니즘 운동의 의의와 가치가 있으며, 페미니즘이 남성혐오를 조장한다는 것은 악의적인 곡해 또는 그릇된 인식이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차별 등의 심각하고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있어 페미니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며 필수불가결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페미니즘은 양성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것을 조롱하는 것은 당신이 차별주의자라는 뜻이다.
유명 웹툰에서 보여지는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 소개팅에서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여성(쌍년)의 조건으로 ‘명품중독’ 등과 함께 페미니즘을 꼽았다. 심지어 폭력과 스토킹은 범죄인데 페미니즘이 그에 상응하는 개념 중 하나로 표현되었다. 페미니즘이 한국에 와서 고생이 많다. (독자의 지적 댓글이 반영되어 현재는 페미니즘 항목이 삭제됨)
아이러니하게도, 여성혐오에 가장 적극적인 남자들이 여자를 필요로 한다. 여성혐오에 열심인 남자들이야말로 여자와의 관계에 가장 목말라 있는 이들이다. 성적인 동기로든, 사랑 받고 싶은 욕망이든, 가정을 꾸리고 싶은 욕구이든지 간에 여자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결국 연인, 배우자, 부모, 자식까지 어떤 형태로든 여성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 여성을 어머니/창녀/김치녀/개념녀 등의 극단적인 인식으로 대상화하는 것은 남자에게도 불편한 일이 될 것이다. 혐오의 틀 안에서는 모두가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에게야말로 페미니즘 처방이 시급하다)
여자들도 여혐에 무뎌져서 왜 이게 차별적인 행위 또는 발언이고, 차별을 겪은 여성들의 불쾌함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은거 같아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이 적어도 서구처럼 '혐오에 동조하지않는 사회'라도 될수있을까 의문임
첫댓글 공감 살면 살수록 바꿀게 정말 많고 하나하나 말하기 입아플수록 여자만 기쎄고 할말다한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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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ㄱㄹㅇㄱㄹㅇㄱㄹㅇㄱㄹㅇ 개인의 부정적 행위나 특성을 남성에 대해서는 개인의 것 이상으로 보지 않으면서 그 개인이 여성일 경우에는 유달리 일반화가 빠름 쓸데없이
진짜 쉽고 알아보기 편하게 정리된글인데 이글보고도 어렵다고 징징거리고 빼액거리는 사람 많을듯 특히 여혐종자들 글고 페북은 허구헌날 불펌하면서 이런건 불펌안하드라
정독했당! 넘나 좋은 글
와 대박이다
알바중인데 육성으로 욕함ㅋㅋㅋㅋㅋㅋ너무빡쳐서
좋은글이담!ㅎㅎ
곽정은 기사 외국사이트에도 번역되어서 올라갔는데 한국이랑 진짜 반응 정반대
한국에선 예민하다느니 꼬였다느니 이런반응이었는데
외국에선 택시기사 발언이랑 한국반응을 깜
신선한 충격이었음
근데 거기도 몇 한국인들이 한국에선 이게 칭찬이라고 문화차이라고...ㅎ
진짜 좋은글이다!
시원하다ㅠㅠ
진심 잘 읽었어
좋은글이긴한데 더지니어스 나온사람들 병크터진줄 ㅠ ㅠ
진짜존나사소한거하나하나다바꿔야하는데 이런거말해주면 여자애들도 뭐그렇게유난이냐고그럼ㅠㅠ
이렇게 글 아무리 잘 써도 정작 여혐러들이나 남초들은 안 봄 ㅅㅂ
1. 글이 너무 기네요 누가 세줄 요약 좀
2. 출처가 ㅇㅅ네요 쭉빵이네요^^ 믿고 거릅니다
3. 근데 일반화가 아니라 여자들은 진짜 ~~~합니다 보통 다 그렇게 느끼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