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수준의 러일전쟁[露日戰爭: Russo-Japanese Wars]은 1904∼1905년에 만주 ·한국 ·동해에서 싸운 러시아와 일본 간의 전쟁이고, 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백과사전>에 "1904년 2월 8일에 일본함대가 뤼순군항[旅順軍港]을 기습공격함으로써 시작되어, 1905년 9월 5일에 강화를 하게 된 러시아와 일본 간의 전쟁이다. 한국과 만주(중국 동북지방)의 분할을 둘러싸고 싸운 것이지만, 그 배후에는 영일동맹(英日同盟)과 러시아 프랑스 동맹이 있었고, 제1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이었다. 러시아는 패배의 결과로 혁명운동이 진행되었고, 일본은 전승으로 한국의 지배권을 확립하고, 만주 진출이 확정되었으나 미국과의 대립이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이 고작이다.
여기서는 분명, 전쟁 당사자간이 러시아와 일본이다. 그런데 그 전쟁장소가 료녕성 남부의 려순항이며, 이 설명의 배후에 영국/프랑스/미국이 있다. 이것이 력사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기에는 전쟁승패에 따른 밀약, 즉 비밀협약이 있다. 그것이 태프트·카쓰라 밀약이다. 그것은 일본이 미국과 1905년 7월에 필리핀에서의 미국 독점권익을 일본이 인정하는 대가로, 대한제국에 대한 일본의 독점적 지배권을 미국이 묵인해준다는 것이다.
이야 말로 점입가경이다.
바로 이것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서 1905년에 조선과 맺은 조약으로 실제적으로 이 조약으로 인해서 조선은 일본의 귀속국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조약이 실제적으로 가능하게 된데에는 미국의 개입때문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한국이라고 하니, 그곳이 한반도인줄 알지만, 그것은 아무리 전략적/지리학적인 위치를 말하더라도, 그것은 중국대륙이지, 한반도는 아니다.
바로 여기에 러시아/미국/영국/프랑스 등의 서구 열강세력들의 이권다툼이 있고, 그 사이에 천방지축으로 끼어들며 조선을 흔들어댄 것이 일본이며, 그 앞잡이에 서양문물에 맛을 본 개화파요, 기독교도들의 조선정부전복의 활동이라는 <한국 기독교 역사>의 고백에서 알 수 있다. 즉 "한마디로 천주교회는 조선후기 사회변혁기에 있어 반봉건(反封建)이란 시대적 명제에 대해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고 볼 수 있다."는[,한국 기독교 역사>(기독교문사, 1992), p.19] 말이 곧 그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조선의 위도 39선을 중심으로 해서 러시아와 일본이 분할통치를 하자는 이야기는 결코 한반도가 아니다. 바로 중국대륙이다. 한반도의 39도니, 38도니 하는 것은 그것은 한참 후대의 일이다.
이것이 태프트 가츠라 밀약, 즉 포츠머스 조약이 실질적으로 조선의 일본합병을 인정해준 것이다. 그리고 일본과 맺은 1905년 을사조약은 미국이 크게 한몫을 해낸 일본과의 사이에 힘없이 조선의 치욕적인 조약이었다.
바로 여기에서 력사의 진실을 찾아야 한다.
러일전쟁은 러시아의 남하정책의 쐐기를 박는 것이었는데, 거기에는 "시종일관 영국과 미국의 지원과 조종하에 진행되었음은 물론 전쟁의 종결이 미국의 중재에 의해 타결되었다." 여기에서 "일본의 참여는 서구열강의 해양세력을 대신한 대리전쟁에 끼어든 성격"을 지녔던 것이다. 여기에 "러일전쟁의 군사비가 일본측에서 19억8400만엔이었는데, 그중에서 12억엔이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지원되었다."고[한국 기독교의 역사 ](기독교문사, 1992 6판), p.324] 한 데서도 일본은 러시아와 미국/영국의 대리로서 일본이 전쟁을 벌인 것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군사비의 지원과 지출관계, 태프트 가츠라 밀약의 배경을 보면, 한반도는 그 당시에 노른자위는 아니었다. 그 광활한 대륙이 있는데, 산악지대의 불모지/황무지에 무슨 관심이 있었겠는가? 서구열강의 식민지쟁탈전에는 황금벌판에서 상호 이익쟁탈을 벌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이 1905년 시기의 자리에서 무엇이겠는가? 이미 일본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으며, 중국대륙조선(=the Corea)와 반도조선(=Corea/Korea)로 구분되면서 잉태/출산 과정에 있었던 것이다. 이 때의 한반도는 행정구역이 극히 일부에서만 비밀리에 13도로 편성하고 있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한일합방의 주요 활동 무대가 한반도는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