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 소설에 등장하는 지명, 인물, 단체, 사건 등은 실제와 전혀 무관한 허구입니다
울랄라남양 님 인물표 제공♡
쁘띠망크림 님 캘리그라피 제공♡
------------------------------
Title . 검은 절벽
Writer . 쁜틳♡
Start . 12. 01. 10
불펌. 도용을 금지합니다
------------------------------
< 검은 절벽 > 02
그 4월이 다 지나가도록 지호경과 줄곧 붙어 다닌 결과, 영운은 그 여자가 생각보다 훨씬, 골 때리는 여자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날 빗속에서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던 비를 맨몸으로 받아내던 것부터 느꼈던 거지만, 여자는 하는 짓마다 지나치게 무식했다. 이전에 나무 피켓을 막으려고 온 몸을 던져 달려들었던 것이나 다음날 막무가내로 차를 끌고 오피스텔 앞으로 찾아왔던 것이 그랬고, 비쩍 말라서 물 한 모금 제대로 못 마실 것처럼 생긴 주제에 식사 때만 되면 힘내야 한다며 밥숟가락을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쑤셔 넣다가 걸핏하면 체하는 것도 그랬다. 그가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런 다 죽어가는 꼴을 해갖고는 아무렇지 않은 체 그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오늘 지정된 구역은 여기여기라든지 후보님의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든지 따위의 묻지도 않은 말을 줄기차게 해대는 것이다. 그 빌어먹을 장작개비 때문에 그는 기가 막히게도 생전 처음으로 여자란 생물체에 싫증이 나려고까지 했다. 그만큼 영운은 근 일주일동안 자신이 지호경에게 지독히도 시달림을 받아 왔다고, 지켜보는 사람마다 연민의 눈빛을 거둘 수 없을 정도로 제 자신이 안쓰러운 지경이라고 자신할 수 있었다. 그가 아무리 욕을 하고 화를 내도, 심지어 뺨까지 날려버렸건만, 다음날만 되면 지호경은 어김없이 오피스텔 앞으로 차를 끌고 와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 점이 그를 제일 미치도록 했다.
칼로 도려내도 신음 한 번 안 낼 것 같은 저 담담한 눈빛! 무슨 운명의 장난 따위라도 되는 듯이 그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면, 그의 머릿속으로는 어김없이 기분 나쁜 얼굴 하나가 스쳐 지나가곤 했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조소도 뭣도 없는 백지 상태의 사내의 얼굴로 바뀌어, 예의 그 동요 없는 눈동자로 가만히 그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다. 잔뜩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영운에게 사내는 마치 아이 타이르듯 말한다.
ㅡ 이러고 살면 재미는 있나?
요즈음 부쩍 그 얼굴이 자주 기억 속에서 출몰하는 것은, 체포된 그의 소식이 영영 끊겨버릴 듯 잠잠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릿하게 웃는 영운에게 다시 지호경으로 돌아온 앙상한 얼굴이 또 여론과 지지율이 어쩌고 저쨌다는 말을 늘어놓으면, 영운은 저 지독히도 기분 나쁜 담담한 눈동자를 모조리 뽑아버리고 싶은 욕구를 가까스로 억제하고, 막무가내로 차에서 내려버리곤 했다. 그러고는 약에 취하고 알코올에 찌들어 짐승 같은 웃음을 흘리며 여자와 속살을 맞대고 쉴 새 없이 입을 맞추는, 그런 일상이 계속 반복되었다. 그의 방탕한 생활에도 아랑곳없이 그 무식한데다 막무가내이기까지 한 지호경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인지 도 내 서인석의 영향력은 나날이 높아져만 갔다.
선거를 이레 정도 앞두고 서인석은 마침내 도 내 지지율에서 보수당 후보를 2퍼센트 차이로 앞지르게 되었다.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던 초창기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눈부신 발전이었다. 영운은 소파에 앉아 보드카 잔을 손에 들고, 선거캠프 측에서 보내준 서류를 조용히 훑어보고 있었다. 지지율 그래프 곡선은 분명히 보수당 후보의 것보다 서인석의 것이 높게 그려져 있다. 보드카 한 모금으로 입술을 적시고, 서류에 적힌 다른 보고 내용도 건성으로 훑어 내렸다. 곰곰이 고민해본다. 승승장구하는 서인석에게 당 측에서는 더욱 극성맞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선거 자금은 남아 돌 테고, 승리에 혈안이 된 서인석 측은 갖가지 물량 공세를 퍼부어 유권자들의 혼을 쏙 빼놓을 테지. 서인석의 우렁찬 목소리, 더욱 교묘해진 환호소리, 또 그 담담한 얼굴로 제 일을 해나갈 지호경. 선거는 앞으로 일주일 정도 남았다. 그의 손에서 구겨진 서류가 벽 저 끝으로 날아갔다. 짜증이 치밀어 올라 잠깐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집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이쪽의 낭보를 전해 듣고는 없는 시간 쪼개어 전화를 걸어온 김근학은 다짜고짜 욕설부터 갈겼다. 코가 하늘 끝까지 치솟은 건방진 돼지새끼 때문에 지금 당 내가 파티 분위기라고. 영운은 대꾸도 없이 잠자코 양아버지의 욕설과 푸념을 귀담아 들었다. 워낙 성미가 급한 영감탱이라 이렇게 초조해하는 것도 당연하다. 내가 서인석을 도지사 자리에 올려놓으라고 네놈을 거기에 심어놓은 줄 아느냐고 노발대발하던 김근학은 가까스로 분을 삭이고는 전화를 끊었다. 영운은 전화가 끊긴 수화기를 부서져라 손에 든 채 한참을 있었다.
이 상태로 가만히 내버려둔대도 서인석은 어떻게든 당선이 될 것이다. 보수당은 지방선거 참패로 일대 충격을 받아 휘청거릴 것이고, 서인석은 당을 살린 구세주로 더욱 추앙받을 테다. 그의 이름과 내후년의 대선이 함께 거론되는 것은 물론 젊은 정치가의 대선 출마 소식을 듣고 발 빠른 언론들은 정치계에 일대 지각 변동이 일어날 거라며 입을 모아 떠들어댈 테지. 창조당은 나날이 성장해가고, 그것을 양분삼아 서인석과 그의 추종자들도 열매 맺은 나무처럼 쑥쑥 자라날 것이다. 그러면 끈 떨어진 신발 신세가 된 김근학에게는 앞으로의 가망이 전혀 없어진다. 아직은 움직일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똬리를 틀고 있던 뱀이 슬그머니 머리를 들고 입을 벌리고 있는 이때도, 아직 때가 아니라고 안주할 수 있는가?
그의 입매가 천천히 굳어갔다. 궁지에 몰린 쥐 꼴이 된 기분이 자존심 높은 영운의 심기를 잔뜩 건드렸다. 황급하게 테이블을 더듬다가 보드카 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진 것도 모르고 담배를 찾아 입에 물었다. 그는 본래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자였다. 그런데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나. 그 생각이 신경을 타고 몸 안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어와 이성의 끈을 팽팽히 잡아당기고 본능에 불을 질렀다. 오늘은 여자 하나 끝장내는 것으로는 이 열기가 끝나지 않을 성싶다.
독한 담배 연기에 취해 거칠게 핸드폰을 꺼냈을 때였다. 동시에, 이 순간 가장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여자가 문자를 보내온 것이다.
ㅡ 지금 집 앞이니까 당장 준비하고 나오십시오.
오늘도 이 피곤한 여자는 재미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일상에 부지런하고 충실하여 그를 재촉한다. 무시하고 지나치려고 했다. 그러나 본능이 그를 붙들어 세우고는 갑작스럽게 오기 같은 것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자기가 뭘 하는 지도 모르고 느릿느릿 밖으로 나갔다. 그동안 질리게 탄 지호경의 차가 도로변에 서서 헤드라이트로 그를 비추고 있었다. 아직 동이 트기 전 짙은 새벽처럼 어두운, 헤드라이트만 덩그러니 비춘 그곳에 서서 그가 물끄러미 그녀를 들여다본다. 또다시 느릿느릿 걸어 조수석에 탔다. 차가 조심스럽게 출발했다. 지호경이 창문을 조금 여는 것을 보고서야 그는 아직 담배를 입에 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호경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 그의 본능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ㅡ 오늘은 뭐하는데?
ㅡ 사무실에서 회의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앞으로의 전망과 전략을 논의할 겁니다.
ㅡ 여전히 바쁘시구만.
그는 비아냥거리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쭉 뻗었다. 침묵이 조금 어색했는지 지호경이 라디오를 틀었다. 한창 광고 중이던 라디오에서 속보입니다, 하는 아나운서의 음성이 들려왔다.
ㅡ …… 오늘 오전 11시 경 민자련 간부 이진호가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습니다.
그 순간 영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ㅡ 경찰 관계자는 취조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이 씨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라며 나간 뒤 감시망을 뚫고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감시망이 허술한 게 아니었냐는 지적에 경찰 당국은 유감을 표하며 이 씨를 체포하기 위해 인력을 대폭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영운은 담뱃재가 옷에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온 신경을 라디오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이진호. 도주. 다른 것은 들리지 않고 이 두 단어만 자꾸 귓가에 메아리쳐 울리는 듯했다. 그는 무의식적인 동작으로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새 담배를 입에 물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와중에도 정신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다. 지호경이 라디오를 끌 때까지도 그는 어느 한 지점만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ㅡ 큰일이군요. 어서 체포하지 않으면 더 큰일이 일어날 텐데.
ㅡ 그래봤자 그 자식은 절대 못 잡아.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린 말이었다. 지호경이 의아한 얼굴을 하고 그를 돌아봤다. 그는 담배를 피워 물고서 꼭 비웃고 있는 눈빛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ㅡ 그 자식이라뇨? 혹시 두 사람 아는 관계입니까?
입술 끝의 담배가 대신 고개를 까딱였다.
정확히는 ‘아는 관계’라고 해도 좋을 사이인지, 영운은 확신하지 못한다. 다만 이제 한 가지 분명해진 것은, 그가 그렇게 도주해버렸다는 그 사내와 어떻게든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그것이 그리 좋은 만남이 되지는 못할 거라는 사실이다. 영운은 그의 무기력한 눈빛을 좋아하지 않는다. 세상 모든 일에 홀로 초연한 척 아무 관심 없는 척 굴다가도, 돌아서면 세상 모든 것을 한심하고 불쌍하다는 듯 바라보는 눈빛, 그러나 사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누구보다도 집요한 그의 눈빛이 불연 중에 영운의 기억을 스친다.
아아, 도주를 하셨단 말이지. 그렇다면 이번엔 그 동요 없이 잔잔하면서도 집요한 눈빛으로 어떤 일을 꾸며 뒤통수를 후려칠 것인지? 그런 생각이 들면 괘씸한 마음이 드는 한편 영운의 가슴 속으로 자못 짜릿한 감각이 퍼져 오르는 것이었다.
조용히 내쉬는 숨소리를 듣고 고개를 드니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춰서있었다.
ㅡ 의외군요. 테러리스트들의 간부와 당신이 면식이 있는 사이였다니.
ㅡ 세상엔 이해 못할 일들도 많이 있는 법이지.
ㅡ 어쩌다가 알게 된 겁니까? 궁금한데.
ㅡ 너한테 설명해야할 이유 없잖아?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자 차가 다시 달려 나갔다.
지호경의 얼굴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다. 낯익은. 이진호의 것과 닮은 표정.
ㅡ 아무튼 빨리 체포해야 할 텐데요. 잘못하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아무튼 그놈의 선거, 선거, 선거. 영운은 심술 맞게 입술을 비죽이며 입술 사이로 연기를 뿜어냈다. 독한 연기가 차 안을 타고 가득 차오르자 지호경이 마른기침을 연거푸 했다.
ㅡ 어차피 여론도 돌아서고 있는데 하루 쯤 놀아도 상관없잖아.
애 같은 투정에 지호경이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늘도 무식하게 밥이 목구멍 바로 밑까지 차오르도록 쑤셔 넣었는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ㅡ 그런 거지같은 꼴 하고서도 일만 죽어라 해야 한다는 거, 솔직히 지겹지 않아?
지호경은 가볍게 훗 하고 웃었다.
ㅡ 이게 제 직업이니까요. 그리고 거지같은 꼴이라니, 말이야 고맙지만 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ㅡ 고맙긴 뭐가 고마운데?
ㅡ 지금 걱정해주는 거 아닙니까?
그는 같잖다는 얼굴로 대꾸 없이 연기만 훅 뱉었다. 독하고 매운 연기가 미처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차 안을 부유했다. 그의 시선이 창 밖 먼 곳, 어딘가로 향했다.
ㅡ 내가 널 왜 싫어하는 줄 알아?
그렇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일면 노래를 부르듯 경쾌한 면도 있었다.
ㅡ 주제넘기 때문이야. 넌 말이지, 네 주제를 몰라. 그래서 건방지게도 내 다리를 붙잡고서는 무서운 줄도 모르고 끝까지 기어오르려해. 그거 굉장히 기분 나쁜 거거든. 네가 그럴 때면 나는 말이야, 다리가 한 천 개는 되는 지네 같은 게 꿈틀거리면서 올라오는 것 같아. 벌레가 몸에 달라붙어 귀찮게 굴면 어떻게 해야겠어? 밟아 죽이는 수밖에 없지.
잔인한 말이었고, 안타깝게도 진심이었다. 일단 지호경이라는 여자는 끔찍스럽게도 말랐다. 얼굴이며 팔다리며 모든 것이 전부 기괴하게 창백하고 말랐으며, 여자가 입는 옷은 모조리 남의 것을 주워 입은 듯이 어색하기만 해서 금방이라도 벗겨질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그의 말마따나 여자는 제 주제란 것을 몰랐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면서도 한 부모 밑에서 자란 남매라도 되는 듯이 친근하게 굴었고 그에 관한 것이라면 모조리 알고 싶어 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증오하는 서인석을 신처럼 떠받들며 그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파리만도 못한 목숨까지 내놓을 각오로 일했다. 여자의 모든 것이 정말이지 벌레처럼 그를 몸서리치게 만드는 것들뿐이라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그만큼이나 그는 여자가 끔찍스러웠다.
표정, 소름이 끼치도록 담담한 나머지 지나치게 닮아버린 그 표정도 말이지…….
ㅡ …… 사악한 목적으로 무리를 선동하여 죄 없는 공직자의 생명을 앗아가고 국가의 평안과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민자련은 이제 국가와 국민 여러분 모두를 위협하는 적입니다. 이제부터 국가는 인간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윤리적 테러 행위를 자행하는 민자련을 테러 집단으로 간주할 것이며, 악의 무리로부터 소중한 국민 여러분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가 아닌 인간 현주규로서 여러분 앞에 감히 약속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의 안전과 국가의 행복을 위해 잔악무도한 무리들을 소탕하기 위해 어떠한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다시 켠 라디오가 침묵을 몰아냈다. 대통령 특별 연설을 무심히 흘려듣던 영운은 무심중에 일이 마치 정해진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어가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민자련 간부들이 체포되었고, 이진호가 탈주했고, 그 즉시 대통령이 민자련을 테러 집단으로 간주한다.이 모든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영운은 입술 끝으로 담배를 까딱거리다가 흘끗 거울에 비친 지호경의 얼굴을 보았다. 싫어한다는 말을 대놓고 들었으니 눈물이라도 짜고 있을 줄 알았는데, 여자의 표정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보란 듯이 차분했다.
ㅡ 정치란 건 무서운 거로군요.
이번엔 지호경에 의해 라디오가 꺼졌다.
ㅡ 흥, 이제 와서 그런 소리 해봤자.
ㅡ 정당한 정책 대결이 오고갈 줄 알았습니다. 서 후보님 선거를 돕기 전에도 추호도 의심해본 적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생각이 자꾸만 흔들립니다. 이기기 위해서 수단방법 안 가리고 비난 공세를 퍼붓고 조그만 꼬투리만 잡으면 바로 인신공격이 들어가고…….
ㅡ 원래가 그런 데였어. 이런 줄 모르고 뛰어든 거냐?
지호경은 듣는 둥 마는 둥이었다. 영운은 어깨를 으쓱했다.
ㅡ 그런데도 너는 돌아서면 서인석이니, 선거니, 어쩌고저쩌고. 굉장히 모순적인 거 알아?
지호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담배연기가 바람에 흩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의 시선이 창밖 어딘가에 닿았다. 그가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ㅡ 죽을 때까지 즐기다가 죽어서도 즐기는 게 내 인생 신조지. 그래서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짧은 인생 지독히도 즐기면서 살고 있어. 발에 치일 정도로 남아도는 여자들 매일같이 불러 섹스하고, 술 마시고, 춤추고, 소리 지르고, 나 하고 싶은 대로 그렇게 남 눈치 안 보고 살고 있지. 나름 재미있는 삶이라고 생각해.
그런 그에게 누군가는 물었었다. 이러고 살면 재미는 있냐고.
ㅡ 넌 그렇게 살면 재미있냐?
신호에 걸려 차가 멈춘 사이, 동그랗게 뜬 두 눈동자가 그에게 닿았다.
ㅡ 네 그 양심이네 가치관이네 배신할 만큼, 아침나절부터 하루 온종일 일해도 좋을 만큼 서인석 그 인간 위해 사는 거 재미있냐고.
ㅡ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모르겠군요.
차가 다시 출발했다. 앞만 보고 운전하는 지호경이 살짝 얼굴 표정을 흐렸다.
ㅡ 재밌을 리가 있나요.
ㅡ 그럼 이 일은 왜 하는 거야? 때려치우면 되지. 너도 서인석 그 새끼 구린내 날 정도로 썩어빠진 거 알잖아.
ㅡ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아직까진 그래도 제가 모시고 있는 분입니다.
조금 단호해진 말투였다.
ㅡ 어쨌든 돈은 받았으니까, 그 잘난 양심에 찔려서 배신은 못 하겠다?
ㅡ 그런 식으로 매도하지 마십시오. 전 단지 현재 맡은 일에 충실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되던 간에.
말이 끝나자마자 그가 사납게 코웃음을 쳤다.
ㅡ 웃기는군. 인간이 그렇게 양분화 된 사고를 하고 행동할 수 있는 줄 알아? 지금은 네 양심이든 가치관이든 깡그리 무시하고 충실하게 주인 발바닥 핥아주는 개 노릇 자처하고, 일 끝난 다음엔 입 싹 씻고 네 양심 따라 배신하시겠다? 그딴 개소리는 집어치우고 솔직하게 말해. 그게 덜 가증스러우니까.
ㅡ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 지금 당장 그 쓰레기한테서 손 떼고 돌아서라?
영운의 입에서 담배 연기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지호경의 목소리가 전보다 더 굳어져 있었다. 영운은 담배꽁초를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새 것을 입에 물었다. 독한 연기에 지호경이 작게 기침을 했다. 여자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그에게는 알 수 없는 쾌감으로 돌아왔다
ㅡ 그렇다면?
ㅡ 지금 당신의 저의가 뭔지 궁금해지는군요.
ㅡ 알아서 뭐할 건데?
ㅡ 우리 중에 추악한 배신자가 있었다, 당 내에 고발해야겠지요.
그가 같잖은 웃음을 터뜨렸다.
ㅡ 너 같은 애송이 따위가 날 감히 어쩌겠다고? 기가 차는군. 이때까지 내가 별 말 않고 따라줬다고 쓸데없는 자신감만 키웠나본데, 까불지 마. 네가 너무 자신만만해서 주체 못하고 치켜든 그 머리통, 내가 날려버릴 수도 있으니까.
운전 중인데도 갑자기 지호경이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입술은 경직되어 있었으나 눈빛만은 평소보다도 더 차분하고 담담했다.
ㅡ 나야말로 기가 막히는군요. 어쩜 그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있었으면서, 뒤에선 다른 일을 꾸미고 있을 수가 있죠?
ㅡ 젠장, 앞에 똑바로 안 봐?
ㅡ 분명히 말해두죠. 난 당신처럼 더러운 배신 따위 하지 않아요.
ㅡ 뭐?
ㅡ 난 배신 안 해요.
영운에 의해 순식간에 핸들이 꺾어져 차가 도로 한편에 멈춰 섰다. 이른 시간이라 도로 위에는 차 한 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붙잡고 있던 핸들에서 손을 떼고 담배 연기를 훅 뱉어냈다.
ㅡ 다시.
ㅡ 지금 내 일, 내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은 바로 이거에요.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제대로 뒤통수 맞았군요. 그간 정을 봐서 고발은 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일 거라면, 오늘부터 우린 적입니다. 당신 뜻대로 되는 일 없게 난 그 전보다 몇 배로 더 노력할 겁니다.
여자의 표정은 처음 빗속에서 마주쳤던 그날과 같았다. 내리는 비가 머리를 적시든 옷을 적시든 뭐 하나 신경 쓰는 기색 없이 앞에 있는 것만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래서 그로부터 알 수 없는 구역질 같은 것을 느끼게 했던 지나치게 담담한 얼굴. 으레 함께 떠오르곤 하던 얼굴이 있다. 세상과의 일에 초연한 눈빛과 고집스런 입매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러고 살면 재미는 있나?’하고 묻는. 이진호. 체포됐으면 얌전히 잡혀 들어갈 것이지 도주를 해서는, 텔레비전 화면에 뜬 사진 속에서, 또는 보이지 않는 어느 곳에 숨어서, 그는 건방지게도 분명 영운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노려보는 것도, 비웃는 것도 아닌 그 표정이 그를 돌아버리게 했다. 이 여자는 왜 기분 나쁘게도 이진호와 닮은 눈빛을 갖고 있는 건가. 잔잔하게, 그를 바라보는 지호경이 눈앞에 있다.
입술에 걸친 담배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걸고, 입이라도 맞출 듯이 여자에게 고개를 기울였다. 훅, 내뱉은 입김에 실려 독한 담배 연기가 여자의 창백한 얼굴 위로 뿌려졌다. 여자가 작게 기침을 했다. 여자의 작은 고통이 또다시 그를 부채질했다. 육체적 관계를 갈구하던 본능과 파괴욕이 돌연 방향을 틀었다.
ㅡ 아까 했던 말 다시 해 봐.
여자가 매운 눈을 글썽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말을 하진 않았으나 그보다 더한 것이 그 눈 속에 있음을, 그는 알았다.
그가 손가락에 걸쳐진 담배를 들어 순식간에 여자의 목 위로 쑤셔 박았다.
여자가 악! 소리를 지르며 얼른 몸을 웅크렸다. 그는 아무 표정도 없이 뜨거운 담뱃불로 계속 여자의 목을 지지고 있었다. 살타는 냄새가 역겹게 코를 찔렀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 그가 불씨 꺼진 꽁초를 여자의 치마 위에 툭 던지고는, 고통으로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는 여자를 턱을 잡아 들어올렸다. 여자는 너무나도 힘없이 들렸다. 부들부들 떨리는 여자의 턱 아래 목 부근이 검게 그을리고 빨갛게 부풀어 있었다. 여자의 눈이 눈물로 젖은 것을 보고 그가 킥 웃었다.
ㅡ 뭐야. 울 줄도 알았잖아.
ㅡ 으, 으…….
ㅡ 기분 나쁘게 쎈 척은.
그의 손이 여자의 앙상한 뺨을 두어 번 후려쳤다. 여자는 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뺨마저 벌겋게 부어오르고 입 안에서 피가 배어나왔다. 이 순간에도 그는 저도 모르게 여자의 고통을 즐기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기울여 여자의 귓가에 바싹 입술을 댔다.
ㅡ 하룻강아지야. 이 나라 정치판은 말이다, 네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섭단다. 무서운 건 돈이니 권력이니 하는 것들뿐만이 아니지. 넌 모르겠지만 이 나라 정치랑 관련된 인간들 중에는 자고 일어나니 목이 달아나 있는 자들이 종종 있어요. 시간이 나면 로비스트 B라고, 한 번 찾아봐. 네가 얼마나 생각 없고 무모했는지 뼈저리게 알게 해줄 테니.
그가 거칠게 턱을 놓자 여자가 뒤로 밀려나 차 문에 머리를 세게 박았다. 엉망이 된 꼴로 여자가 비 맞은 똥개마냥 바들바들 떨었다. 두려움에 잔뜩 일그러진 눈이 그의 마음에 들었다. 그는 여자의 얼굴에 침을 뱉고는 차에서 내려버렸다.
ㅡ
여자가 생각 없고 무모했다던 영운의 말은 사실이었다.
얇고 반투명한 비닐로 덮여진 듯 모든 것이 죄다 불분명하고 희미하게만 보이는 로비스트의 세계, 거기서도 더 깊고 어두운 밑바닥으로 내려가면, 낮과 밤의 구별이 없이 끔찍한 비명이 울리고, 시뻘건 피가 분수처럼 튀고, 온갖 추악한 흥정과 거래가 오가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
킬러 B는 거기서도 손에 꼽히는 별종 중의 별종으로 통했다. 그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일을 처리하는 데만큼은 단 하나의 오점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이자 유능한 프로페셔널이었고, 무엇보다도 쉴 새 없이 비명이 터지고 피가 흐르고 더러운 거래가 오가는 이 바닥 한가운데서도 태연하게 웃고 농담을 하며 짐승처럼 여자들에게 군침을 흘릴 정신이 있을 만큼 제대로 미친 미치광이였다. 여자가 생각 없고 무모했다던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니듯이, 원래 그는 타인의 목숨 따위야 길바닥에 붙은 껌만큼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이만하면 그가 그동안 여자에게 꽤나 자비를 베풀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날이 새고 밤이 찾아들자, 진짜 그의 일이 시작되었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본의 아니게 지하주차장에서 녹슬고 있던 그의 애마는 오랜만에 주인을 태우자 잔뜩 흥분한 듯 도로 위를 거칠게 질주했다. 그도 이 오랜만에 느껴보는 속도감을 온몸으로 즐기며 옷 안쪽에 넣어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은색의 총을 머릿속으로 곱씹어보았다.
김근학은 어떤 자가 조직적으로 서인석을 비롯한 창조당 소속 의원들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자는 국내에서도 꽤 영향력이 큰 폭력조직의 넘버 5 안에 드는 간부였고, 그늘에서 숨 쉬고 활동하는 자답게 온갖 공작을 퍼부으면서도 그것들이 언론에 쥐톨만큼도 새나가지 않도록 은밀하게 일처리를 해나갈 만큼 간교한 자였다. 현재에는 의원들에게 풀어놓은 조직원들이 물어온 비리 정보들을 착실하게 모으고 있으며, 한창 예민한 선거철을 틈타 그 비리 내역 건을 운운하며 창조당 윤구진 대표를 비롯한 서인석, 그리고 그의 심복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그 자에게서 그 비리 리스트만 뺏으면 서인석을 비롯한 창조당 의원들의 목숨은 자기가 쥐게 된다고.
영운은 30대 중반의 얄팍한 턱을 지녔던 그 사내의 얼굴을 눈대중으로 어림잡으며 완벽한 일처리를 위한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워보았다. 사내는 현재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조직 소유의 대출 업체에서 사장직으로 위장 중이라고 했다. 아마 지금 시각이라면 사내는 명목상 자신의 사무실에 거만하게 몸을 젖히고 앉아, 그 얄팍한 턱에 교묘한 미소를 걸고는 좀 더 깔끔한 일처리를 위해 골몰하고 있을 것이다. 사무실이 있는 건물 전체 역시 조직의 소유로서, 건물 곳곳에는 일반 입점자로 위장한 조직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경비가 삼엄하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그곳에 남들이 손대서는 안 될 중요한 어떤 것이 있다는 말이 된다. 이 시기에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빼앗길까 혈안이 될 만한 것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는 미리 익혀 두었던 건물 내부 구조를 다시 한 번 되짚으며 차의 속력을 높였다. 목적지까지는 불과 3킬로미터 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별 하나 뜨지 않은 컴컴한 밤하늘을 무심한 눈길로 올려다보았다.
건물은 주위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외지에 있었다. 그는 근처 수풀에 차를 세워두고 채비를 마친 뒤에 조용한 걸음으로 길을 올랐다. 몇 입점하지 않은 삭막하고 낡은 건물이 어둠 속에서 홀로 몸을 웅크린 채 음침한 눈길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건물 전체가 불이 꺼져 있다. 안에 아무도 없는 건가? 6층 꼭대기에 내걸린‘대출’이라고 손으로 대충 쓴 낡은 간판을 잠깐 생각에 잠긴 얼굴로 올려다보다가, 다시 느린 걸음으로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입구는 잠겨 있었으나 뒷문이 열려있어 쉽게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내부 구조를 입력해둔 머리와 어둠에 익숙한 눈이 컴컴한 복도로부터 재빨리 옳은 길을 찾아냈다. 그의 목적지는 6층에 있는 ‘대출’간판의 사무실이었다. 그곳 컴퓨터에 창조당 관련 문서가 있을 것이다. 일부러 발소리를 크게 내어 걸었지만 그를 제지하러 나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온 촉각을 곤두 세워 미미한 인기척마저 감지해내려 했지만 그의 동물적인 감각에 잡히는 것도 없었다. 정말로 조직원들이 건물을 비운 게 틀림없다. 예상 밖의 상황이 닥치자 그의 머리가 재빨리 연산을 시작했다. 바로 그 때, 문득 등 뒤로부터 약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벽에 등을 붙이고 재빠르게 그쪽을 노려보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음침하고 고요한 어둠뿐이었다. 이곳은 숨소리마저도 고요하게 희석되어 나올 정도로 조용하다. 그것이 그의 심기를 날카롭게 찔러댔다. 일부러 더 큰소리를 내어 6층까지 단숨에 올라가 복도를 다 지나자 모퉁이 끝에 드디어 ‘대출’이라는 간판이 걸린 사무실이 나왔다. 유리로 된 문 내부 역시 어두컴컴했다. 마치 누가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문은 너무나도 쉽게 열렸다.
창문으로부터 스며온 달빛이 사무실 내부의 끄트머리를 희미하게 밝히고 있고, 바로 그 자리에서 그것은 마치 무대 위의 조명이라도 되는 듯이 책상 위에 놓인 컴퓨터 한 대를 비추고 있었다. 손목시계를 곁눈질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불과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피바람이 몰아칠 것이라 예상하고 얌전히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은색 총이 무색해질 만큼 짧은 시간이었다. 그의 본능적 감각은 그에게 이 비정상적인 고요를 가리켜 적의 얄팍한 함정이라 소리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 순간을 피할 생각이 단연코 없었다. 별종이란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듯 그는 오히려 적의 함정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에서 더한 쾌감을 느꼈다.
잘 짜인 연극 무대처럼 컴퓨터의 전원이 막힘없이 켜졌다. 문서 폴더 안에 ‘창조당 비리 내역’이라는 이름의 문서 파일이 그가 열어주길 기다리고 있었는지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다. 서인석은 물론 이름 꽤나 알려진 기성의원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크고 작은 뇌물 수수에서부터 불법 투기, 기업과의 불법 유착 등 세세하고 수많은 비리들이 문서 안에 100페이지가 넘게 가득 정리되어 있었다. 문서 중간 쯤에 김근학 관련 비리 내용도 보인다. 정말로 창조당을 붕괴시키려고 작정을 했는지 영운조차도 몰랐던 세세한 비리 내용까지 모조리 문서 안에 들어 있었다. 그는 잠시 하던 것도 잊고 황당함에 헛웃음을 흘렸다.
곧 그는 갖고 온 USB에 문서를 옮기고 컴퓨터에서 문서를 지웠다. 또 다른 관련 문서들을 찾아 서랍을 뒤지고 옆에 놓인 서류들을 뒤져보았다. 무대의 소품이라도 되는 양 그것들은 그의 눈이 잘 닿는 곳에 있어 마치 ‘어서 나를 봐주세요!’라며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적막을 뚫고 바깥에서부터 빗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읽어보던 서류로부터 눈을 떼고 저도 모르게 비 내리는 바깥을 응시했다. 그의 온 신경을 두드리는 빗소리였다. 봄비가 이렇게 굵었던가……. 다시 서류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서류 따위가 아닌 서슬 퍼렇게 번뜩이며 그의 앞에 휘둘러진 칼이었다.
그는 목을 향해 휘둘러진 칼을 몸을 틀어 피하고 그 자리에서 멀찍이 떨어졌다. 동시에 어둡던 사무실에 불이 들어왔다.
그와 대치하고 있는 것은 6명의 사내들이었다. 그들은 저마다 칼이며 다른 무기들을 들고 이런 어설픈 속임수에 보기 좋게 걸려든 애송이를 비웃음 잔뜩 걸린 얼굴로 궁지에 몰고 있었다. 영운이 헛웃음을 흘렸다. 제일 가까이 서 있는 사내 하나가 꽥 소리쳤다.
ㅡ 미친 새끼야, 돌았냐? 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와?
ㅡ 난 허접한 개들이랑 얘기 안 해. 가서 너네 윗대가리 데려와.
ㅡ 허, 이런 건방진 새끼 좀 보시게.
사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발차기가 날아와 사내의 얼굴에 정통으로 내리꽂혔다. 사내가 칼을 떨어뜨리고 비틀거릴 사이 영운이 칼을 들고 달려들어 사내의 목을 망설임 없이 횡으로 그어버렸다. 비명과 함께 피가 왈칵 그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그는 별 감흥도 없이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나머지들을 무심한 눈길로 훑어보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경악한 나머지들이 한꺼번에 그에게 달려들었다. 가슴 쪽으로 내질러진 칼을 날렵하게 피하고 동시에 그 옆의 사내를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다른 사내의 손목을 잡아 반 바퀴 정도 돌려 뼈를 분질러버렸다. 한 사내가 휘두른 칼이 그의 상의를 조금 찢어버리자 그는 반사적으로 사내의 왼쪽 가슴에 칼을 내리꽂았다. 우직, 소리와 함께 갈비뼈를 뚫고 칼이 몸 깊숙이 박혔다. 순식간에 3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이 호리호리한 남자에게 끔찍한 꼴로 박살이 났다. 맨몸이었지만 영운은 망설이지 않고 단숨에 나머지 사내들에게 달려들었다. 한 사내가 무방비 상태로 턱이 돌아갔다. 어떤 사내는 칼로 온몸이 난도질당했으며 다른 사내는 목이 졸렸다. 마지막 남았던 그 사내가 영운의 단단한 팔뚝을 할퀴며 발버둥 치다가 점점 잠잠해져갈 무렵이었다.
탕!
가까스로 몸을 튼 덕에 총알은 영운의 옷깃을 스치고 날아가 바닥에 누운 사내의 목에 박혔다. 또다시 피가 왈칵 튀어 영운의 옷을 적셨다. 그가 재빨리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족히 열 명은 넘어 보이는 조직원들이 총을 겨누고서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그 사이에서 낯익은 사내 하나를 보았다. 뱀의 것을 닮은 눈매와 얄팍한 턱을 가진 바로 그 사내였다.
영운은 몸을 바로하고 헛웃음을 흘렸다. 이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평온하게 그를 응시하고 있는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이제야 비로소 혈관에서 피가 빠른 속도로 도는 기분이었다. 그의 내면에 있는 본능이 점점 사납게 날뛰어댔다.
잠자코 그를 바라보고 있던 사내가 조용히 한 마디 던졌다.
ㅡ 창조당이 보낸 겐가?
그는 고개만 까딱할 뿐이었다. 사내가 한 걸음 앞으로 나와 그를 더 깊게 들여다보았다.
ㅡ 여기에 혼자 걸어 들어오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걸 보면 그저 혈기만 믿고 날뛰는 우스운 애송이 수준은 아닐 테고. 애들 여섯을 혼자서 이렇게 묵사발을 만들 정도면 한 두 해 이 짓거리 한 솜씨도 아닌 것 같고.
ㅡ 댁이 이래저래 평가할 수 있는 실력은 아니지.
ㅡ 전문 청부업자인가?
ㅡ 아, 거 참 멋대가리 없는 이름이네. 그딴 거 개나 줘버리고. B, 앞으로는 이거만 그 머리통에 똑똑히 박아놔.
ㅡ B?
사내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ㅡ 그러고 보니 들은 적 있어. 정치인들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로비스트 중에 청부 살인만 전문적으로 하는 자들이 있다고. B라면,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로 그 B겠지?
ㅡ 왜. 직접 눈으로 보니까 죽이냐?
영운의 비아냥거림에도 아랑곳없이 사내가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ㅡ 이거야, 원! 그 소문으로만 듣던 B가 지금 내 눈앞에 있다니 놀라운데?
ㅡ …….
ㅡ 그런데 그 거물이 창조당에 들러붙어 의원님들 뒷구멍이나 핥아주는 짓거릴 하고 있을 줄이야. 이거 기대 밖이잖아? 나는 좀 더 이름에 걸맞게 근사한 일이라도 하고 있을 줄 알았더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탕! 총알이 날아가 사내 바로 옆에 있던 조직원의 머리에 날아가 박혔다. 영운의 손에서 은색의 총이 사내를 겨냥해 가만히 번뜩이고 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느 누구도 영운에게 맞서 총을 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사내도 잠깐 놀란 기색이더니 곧 평정을 되찾고 그를 바라보았다. 영운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만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ㅡ 내 이름을 그딴 식으로 더럽히다니, 더 이상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지?
ㅡ 실력은 볼 만 하군. 총 뽑는 속도며 자세며 방아쇠를 당기는 것도 흔들림이 없어. 적으로 찾아온 게 아니라면 당장 내 밑에 두고 싶은 정도인데.
ㅡ 아쉽게 됐군. 내가 누구 밑에 들어가서 얌전하게 구는 그런 성격이 못돼서 말이야.
서로에게 총을 겨눈 채 대치하기만 하는 양상이 조금 오래 계속됐다.
영운을 찬찬히 바라보기만 하던 사내가 어느 순간 무리 틈으로 스르륵 몸을 감췄다. 낌새를 눈치 채고 그는 재빠르게 책상 뒤로 몸을 날렸다. 동시에 수십 발의 총성이 마치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박살이 나고 벽에 구멍이 나고 벽 한 면을 채운 커다란 창문이 와장창 부서져 내렸다. 유리조각과 빗줄기가 섞여 그의 발 앞으로 무수히 쏟아졌다. 빗물이 안으로 스며들어와 그의 얼굴을 적셨다. 핏물이 턱을 타고 방울져 아래로 떨어졌다. 잠시 잠잠한 틈을 타 영운의 총이 조직원 3명을 동시에 끝장내버렸다. 다시 비 오듯 총알이 날아들자 책상 뒤로 몸을 숨겼다. 예상 밖의 순간 책상 뒤로 와락 달려든 조직원 두 명을 재빠른 솜씨로 손을 꺾어 머리통에 총구멍을 내주었다. 끔찍한 몰골의 시체가 점점 늘어가는 데도 그의 심장은 단 한 번도 뛰지 않았다. 물 속 깊이 가라앉아 있어 모든 감각을 상실한 듯 그것만큼은 피가 튀고 비명이 울리고 살인을 저지르는데도 죽어있는 양 줄곧 침묵을 지켰다.
빗소리는 여전히 굵었다.
이제 적은 단 두 명밖에 남지 않았다. 사무실 곳곳에 총성의 흔적과 끔찍한 핏자국들이 낭자했다. 총알이 다 떨어졌는지 적들이 총을 버리고 영운에게 달려들었다. 주머니칼이 그의 목에 내리 꽂히려는 찰나 마지막 남았던 그의 총알이 적의 목에 꽂혔다. 그의 등 뒤에서 다른 조직원이 달려들어 한 팔로 목을 졸랐다. 가슴팍에 그대로 칼이 꽂히려던 찰나 그의 손에 들린 칼이 먼저 적의 팔을 그었다. 적이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릴 사이에 그가 웃음도 없이 칼을 쥐고 달려들려 했다.
바로 그 때에, 두 발의 총성이 연달아 울렸다.
어깨에서부터 찌릿한 통증이 퍼졌다. 한 발은 빗나가 조직원의 가슴에 박혔지만 다른 한 발이 영운의 어깨를 스쳤던 것이다. 아직도 총알이 남아 있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어깨를 쥐고 잠깐 비틀거릴 사이에, 시체들을 헤치고 그에게 다가오는 자가 있었다. 그 사내다. 사내가 야비한 미소를 띤 채 그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사내의 총이 영운의 머리를 겨누었다. 서늘한 촉감이 피부를 타고 흐르자 그는 사내의 시선이 마치 뱀처럼 몸을 휘감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내는 잠깐 뜸을 들였다.
ㅡ 혼자서 이 정도를 다 상대해 낼 줄은 몰랐어. 실력은 대단하지만 이제 다 끝났지. 넌 졌어. 실력이 좋다고 모두 다 이기는 것만은 아니야. 안타깝지만 이건 처음부터 네가 진 게임이었거든.
영운은 제 머리에 총이 겨눠지거나 말거나 조금 지친 표정으로 사내의 말을 건성건성 흘려듣고 있었다. 오히려 생생하게 귓속으로 파고드는 저 빗소리가 그의 신경을 잔뜩 흐트러트려놓는다. 피하겠다고 생각하면 이쯤이야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지만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단지 그는 조금 숨을 돌리고 싶은 생각이었고, 언제 다시 느껴볼 지 모르는, 총구가 머리를 관통하는 싸늘한 이 느낌을 좀 더 오래도록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 사내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진짜 말 많네…….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렸을 때였다. 문득 뇌리로 이상한 느낌이 스쳐갔다. 그는 고개를 들어 사내를 보았다.
ㅡ 너, 내가 여기에 올 거란 건 어떻게 미리 알고 있었지?
암살 정보가 새나갔을 리는 없다. 사내는 영운이 처음부터 진 게임이라고 했었다. 그의 방문을 미리 알기라도 한 듯이 경비는 지나치게 허술했다. 함정이란 것쯤이야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이들이 함정을 팔 수 있었는지는 까맣게 간과하고 있었다. 이 일을 알고 있는 것은 그와 명령을 내린 김근학 밖에 없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어떻게 알아낸 거지?
사내는 잠깐 생각에 잠긴 얼굴이었다가 곧 입가에 묘한 미소를 걸었다.
ㅡ 죽는 주제에 궁금한 것도 많군. 그래, 그게 이제야 궁금해지셨나?
사내가 웃음을 터뜨리기 무섭게 순식간에 사내의 손이 칼로 그어졌다. 사내가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지자 영운이 떨어진 총을 집어 들고 사내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ㅡ 우습게 봐도 정도껏 봐야지. 총 잡는 것도 제대로 모르면서 진 게임은 무슨 진 게임.
ㅡ 이, 이 새끼가!
ㅡ 어째 말이 거슬린다?
총알이 사내의 어깨를 뚫었다. 비명과 피가 동시에 터졌다. 사내의 눈앞에는 몸 전체에 피를 온통 뒤집어쓰다시피 한 남자가 평온한 눈길로 사내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ㅡ 셋 센다. 셋 셀 때까지 말 안하면 이 세상에서 숨 쉬는 것도 영원히 안녕이야. 셋.
ㅡ 큭, 크윽…….
ㅡ 둘.
그의 얼굴에는 망설임이란 게 없다. 그런 단어조차 모르는 듯하다. 하나까지 세고 나면 단숨에 머리를 날려버리고는 시체들을 밟고 핏자국을 발자국 삼아 뒤도 안 돌아보고 밖으로 걸어 나갈 것이다. 사내의 얄팍한 턱이 파들파들 떨렸다. 지금 눈앞에 있는 저 자는 결단코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ㅡ 이…… 괴물 새끼!
ㅡ 하나.
ㅡ 알았어, 말할게! 말한다고!
방아쇠를 당기려던 손가락이 딱 멈췄다. 영운이 거만하게 턱을 까딱거렸다. 잠깐의 적막 사이로 빗소리가 흘렀다. 피비린내가 미처 다 씻겨 내려가지 못해 후각을 역겹게 자극하고 있었다. 사내는 그 속에서도 멀쩡한 그를 곁눈질로 흘끔거리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말하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목숨이 증발해버릴 판이었다. 마음을 다잡고 사내가 질끈 눈을 감았다가 떴다.
천천히 입술이 떼어질 무렵이었다.
탕! 하는 총성이, 날카롭게 영운의 어깨를 지나 사내의 이마에 정통으로 꽂혔다. 사내는 입술을 벌린 모습 그대로 굳어있었다. 입술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깨진 창 밖에서 바람이 불어와 안쪽으로 빗물이 튀겼다. 그는 멍하니 사내의 눈을 보고만 있었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천장 구석에, 사각형의 통풍구 뚜껑이 막 닫히고 있었다. 누군가 있다. 누군가 저 안에 숨어 있다가 사내가 입을 열자마자 총으로 쏴버린 것이다. 차가운 직감이 전신을 훑었다. 사내가 입을 열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라면, 그렇다면 그건 그가 알아선 곤란한 일이 있다는 뜻이 된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발끝에서부터 올라와 그의 목을 옥죄기 시작했다. 덩달아 머릿속도 열기로 뜨거웠다. 황급히 사무실을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입구를 나서자마자, 저도 모르게 걸음이 멈추고 말았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되었다.
밤이 되어 더 창백해진 얼굴과 무섭도록 메마른 다리, 그리고 지나치게 큰 옷을 입고 있는 여자였다. 그러니까 그 여자가, 그런 겁에 질린 창백한 얼굴을 하고서, 파들파들 떨리는 눈동자로 그를 마주보고 서 있었던 것이었다.
쪼꼬맛리본 님 이름표 제공♡
빨리왓죠?! 진짜 빨리왓죠!!!!
스아실 저도 이렇게 빨리 올줄은 몰랏서여..
근데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좋은 평을 해주셧기에..ㅠ.ㅠ 감격하여 일찍 올립니다..
아 1편에는 너무 두근두근거려서 막 횡설수설햇엇는데
2편 올려놓고 나니깐 그래도 좀 마음이 안정이 되네옇ㅎ
2편도 즐겁게 감상하셧습니까!!!!
Aㅏ.. 그나저나 이영운 그대는 왜이렇게 나쁜짓만 골라 하는 것인가
로맨스 소설인데 사상최초로 미움받는 남주가 탄생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군뇨..ㅋ..ㅋㅋ..
아무튼 저는 열심히 3편을 위해 달리러 가겟습니다
3편은 아마 다음주에 올라올 수 잇을 것이어요!!!
그럼 검은 절벽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하트애정백만개를 날리며
이만.. 뿅♡
업쪽 = B 또는 댓글!!
SeeYou 님 코멘창 제공♡
첫댓글 B저방금1편부터보고왓는데내용이되게신선해요!!ㅋㅋ남주가나쁘지만점점착해질것같네요~~둘이빨리사이가좋아져서러브모드로가면좋겟네용소설진짜재밋고3편도기대할께여~~!!
기대해주신다니 저는그저 감격스러울따름입니다...ㅠ.ㅠ 넹맞아여 영운이가지금은 겁나무서워도 나중엔 사랑으로 교화될 것이어요 ㅎㅎ 그게 나쁜남자의 매력 아니겟습니깤ㅋㅋㅋㅋ 다음주에 3편에서 만나효~
B 영운이ㅠㅠ 언제쯤 서로가 가까워질까요 흥미진진한 전개 좋아요ㅎㅎ
예민님을 위해 스포하나 뿌리자면.. 가까워질라면 아직한참 멀엇습니다!!..ㅠ.ㅠ 덕분에 애타는 저는 죽을맛이고..ㅠ.ㅠ ㅎㅎ 암튼 흥미진진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ㅇ^ 다음주에 3편에서 만납시다!!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검은절벽의 최대반전은 장르가 로맨스라는 것..ㅋㅋㅋㅋ 심심한조크엿구욯ㅎ 제가 나쁜남자를 죠아해서 매일 소설쓸 때 어떻게하면 영운이가 더 잔인하고 악독해보일까 한참이나 고민한답니닼ㅋㅋ덕분에죽을맛이져.. 아무튼! 지금은 강렬한 로맨스를 위한 밑밥 과정이지만 뒤로 갈수록 진한 로맨스 약속드립니다! 다음주에 3편에서 뵈어요~ㅎㅎ
B 목에담뱃불댈때진짜깜짝놀랏네요ㅠㅠ 이런소설이로맨스라니정말...다음편도기대할게요!
핫핫핫.. 조조금잇으면 강렬한 로맨스!가 시작될 거라고 믿고십습니다..ㅎㅎ 다음주에3편에서만나효~
삭제된 댓글 입니다.
미스테리한게 검은절벽의 매력!!이라고 외치고싶습니다허허.. 비밀들은 서서히 풀릴 예정이에훃ㅎ 다음주에 3편에서 뵙시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ㅜ ㅜ전편에이어이번에도폭풍감동 칭찬종합선물세트...ㅜㅜ너무감사드려요!재밋게 읽어주셧다니 제가감사할따름이죠ㅎㅎ 아직은 떡밥과정이라 뿌리는데집중하고잇지만 점점뒤로갈수록 미스테리가 점점풀리는 내용으로나아갈예정입뉘다!실망시켜드리지않게 열심히쓰겟지만.. 제역량이부족해서걱정도좀되네요ㅜ 그치만!칭찬종합선물세트 잊지않고열심히쓰겟슴돵 다음주에 3편에서뵈어요~~ㅎㅎ
B. 와........... 소름돋아여.........무슨 뭐라할까 액션드라마 보는 느낌? ㅋㅋㅋㅋㅋㅋ 묘사 정말 장난 아니신거같아요 ㅠ.ㅠ 머릿속에서 영운이가 막 날아다니네옄ㅋㅋㅋㅋ 야..약간 잔인하긴 햇지만 그래도 진짜 대박이신거같아요 ㅠ.ㅠ 오랜만에 진짜 소설 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을 본 거 같아요 ㅠ.ㅠ 분위기도 진짜 멋찌구여! 핳ㅋㅋㅋ 특히 주인공들의 개성이 정말 쩔어용ㅎ.ㅎ 다음편도 기대하겟슴니당 춫!
추천감사합뉘당ㅠ.ㅠ 엘렌님의 댓글은 언제나 저를 햄볶게해여흐흐 검은 절벽이 애초에 액숀킬러물로 기획된 거긴 하지만 막상 쓰다보니 액션이 액션이 아닌 것 같아 마음이 걸렷는데..ㅠ.ㅠ 액션드라마라고 칭해주시니 저는 그냥 늴리리야 풍악을 울릴 뿐이곸ㅋㅋㅋㅋ 앜 그나저나 영운이 성격이 보시다시피 막장을 달리고 잇어서 앞으로 좀 더 잔인해질지도 모르는데..ㅠ.ㅠ 그래도 안 미워하고 많이 이뻐해주실거졍?ㅎㅎ 엘렌님을 위해 열심히 3편 달립니다!!! 보약댓글 감솨감솨드려요!!
B 우와진짜글잘쓰시는것같아요...박진감!!!!!
뚜둔박진감!!!!!! 저도 소설 쓸 때 그런 긴박감을 넣기 위해 타자도 긴박감 잇게 친답니닼ㅋㅋㅋㅋ당근훼이꾸고여 칭찬이 기뻐서 드립한번 쳐봣서여..ㅎㅎ 담주에3편에서뵙시다!!
흐흐흥흥ㄴ좋땀>ㅁ<b
♡ 감사해요!
B
소설보면서 긴장감이!! 너무재밌어요 ㅎㅎ
흐흐흐 감사합뉘다
우와 ~ 진짜 주인공이 장난아이네 세네요 ~ 하지만 좋아요 ㅎㅎㅎ 앞으로 응원 많이 할께요 ~ ㅌㅌㅌ
응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