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새로운 프런티어 사이프러스 안영집 주그리스 한국대사 사이프러스 소개 지중해 동부에 자리한 도서국가 사이프러스(현지어 키프로스)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이지만 유럽 및 중동 지역 사람들에게는 예부터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고대 미케네 문명이 전수된 이래 그리스와는 언어적 인종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로마 제국 및 비잔틴제국의 일부였으며, 이후 베네치아 및 오스만 터키의 지배와 19세기 후반 이후 영국의 지배를 거쳐 1960년 독립한 국가이다. 오스만 터키 시대이래 터키계 주민의 유입이 늘어 독립 당시의 인구 구성은 그리스계 77%, 터키계 18%, 기타 5% 정도의 비율이었다. 독립 이후 집권 그리스계와 터키계 간 갈등이 있었으며 1974년 당시 그리스 군사정부가 쿠데타를 통해 사이프러스 정부를 교체하고 그리스와의 통합을 추진하자 터키가 즉각 군사적 개입을 통해 북부지역을 장악하였으며, 이에 따라 현재는 우리와 같이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상황이다. 사이프러스의 총면적(9,251㎢)은 대한민국(남한)의 10% 정도 크기로 이중 남부지역이 2/3, 북부 지역이 1/3 규모이며, 2016년 기준 인구는 남부 지역이 80여만 명, 북부 지역이 30여만 명 수준이다. 유엔과 국제사회가 북사이프러스의 독립성을 인정치 않는 가운데(터키만이 북사이프러스의 독립국 지위를 승인) 현재 남북 당국 간에는 통일을 위한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통상 'Green Line'이라고 불리는 180km 길이의 남북 경계선은 유엔평화유지군이 관리하고 있으며, 한국과는 달리 7개 지역 관리소를 통해 남북간 인적 통행이 허용되고 있다. 공식 명칭이 사이프러스공화국인 남부 지역은 2004년 EU 정식회원국이 됐고(2008년부터 유로화 사용)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2만6000달러 이상인 중진국이다. 비록 2012년의 경제 위기로 인해 유럽중앙은행과 IMF의 구제금융체제를 맞이했으나 2016년 3월 이 체제로부터 공식 졸업을 선언할 예정이다. 사이프러스의 경제 현황 사이프러스의 국민 총생산 중에는 도소매업, 금융·보험업, 부동산개발업, 숙박·음식업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EU의 일원이면서도 대륙에서 벗어난 도서국가라는 점을 활용하여 낮은 세율의 유인을 통해 역외(offshore) 기업활동 및 금융활동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한 결과 서비스 산업이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사이프러스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조세 회피처로서의 매력이 있어 부유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되고 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3개 대륙이 교차하는 곳에 있는 지리적 이점은 자연스럽게 해운업의 발전으로도 연결되었다. 현재 사이프러스는 세계 10위이자 유럽 3위의 상선 운용국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선박관리센터로서의 위치도 점하고 있다. 선박에 대한 톤세 이외에 여타 선박 관련 경제활동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외국 선주들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다수의 편의치적선을 자국 선적으로 등록하고 있다. 사이프러스는 유럽인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2013년 기준 약 25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으며 이중 영국, 스웨덴, 독일 등 서유럽 관광객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특이하게도 러시아 관광객이 매년 60만 명 이상 방문하고 있다. 여러 좋은 해변과 좋은 날씨 그리고 풍부한 해산물 등 훌륭한 관광 자원이 있기에 사이프러스의 관광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에 체재하면서 사업을 하는 외국인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데 제2 도시 리마솔 항을 중심으로 러시아계 거주민이 4만~5만 명에 이르고, 제3 도시 파포스 항을 중심으로 약 3000명에 이르는 중국인들이 최근 유입되었다고 한다. 사이프러스 전체에는 50개소 정도의 일본 식당이 있으며 중국 식당도 다수 있으나 아쉽게도 한국 식당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농업분야에서는 밀, 보리 농사와 함께 다수의 아열대성 채소와 과일을 생산하고 있으며 질 좋은 올리브 오일과 와인을 주변 유럽 지역에 많이 수출하고 있다. 천연자원 개발과 관련, 사이프러스 남부의 배타적 경제수역내 아프로디테 가스전(Aphrodite gas field)에 대한 개발사업이 미국 기업 Noble Energy 주도로 진행 중이며 우리 가스공사는 이탈리아 ENI와 함께 인근 광구에 대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사이프러스는 이스라엘, 그리스, 이집트 등과 EastMed가스 파이프라인 연결 또는 LNG터미널 건설을 통해 동부 지중해산 가스의 유럽 운송 및 수출 방안에 관한 협의를 지속하는 등 가스전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사이프러스 경제협력 현황 및 전망 2015년 기준 한-사이프러스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억300만 달러로(수출 2600만 달러, 수입 7700만 달러)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현지인들의 높은 승용차 구매 욕구로 인해 많은 한국산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으며 한국산 휴대전화와 TV, 에어컨 등 가전제품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이프러스 정부는 남북 분단상황 속에서도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룬 한국을 경제개발의 모범사례로 삼고 해운, 관광, 금융, 천연자원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Lakkotrypis 에너지통상산업부 장관과 Demetriades 교통통신부 장관은 지난 2월 필자와의 면담 시 가스전 개발, 항만 인프라 구축, 항만 민영화 사업 등에 한국 측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하면서 특히 수도 니코시아의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한 경전철(tram) 건설사업과 정보통신망 구축사업 등에도 우리 기업이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유하였다. 한편, 사이프러스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틈새시장 역시 주목해야 할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외선 차단제 등 다양한 기초 화장품과 부유한 러시아 사람들의 식습관과 소비 행태에 초점을 맞춘 상품도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 오일과 와인 수입에 관심 있는 기업들은 사이프러스가 또 하나의 공급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이프러스와의 사업에 관심이 있는 우리 기업인들은 사이프러스 투자청(CIPA: Cyprus Investment Promotion Agency) 홈페이지(www.cipa.org.cy)를 자주 방문하여 민영화 및 개발사업 관련 정보들을 수시 확인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주그리스한국대사관과 KOTRA 아테네 무역관은 사이프러스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관련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