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목)...집회를 마치고 집에 들려 짐을 꾸려 마곡으로 향했다.
늦은 11시 30분 경 출발한 제1팀인 영현오빠, 은경언니, 제니와 나...
임원장님이 사주신 치킨을 꼭꼭 챙겨서...감사!감사!의 눈물 찌익...
달이 유난히 밝다.
달을 벗삼아 한가한 시골길을 들어서면서부터 감탄이 끊이지 않는다.
구름 한 점 없는 높고 밝은 하늘, 내가 좋아하는 허여멀건한 둥근 달, 그 옆에 반짝이는 노란 샛별...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제니의 입담...오랜 시간 한국을 떠나 있었던 것 같은데 어째 한국어 실력이 더 늘은 것 같다.
빨갛게 익은 고추와 알차게 영근 옥수수, 색깔이 바래기 시작하는 벼의 잎,. 달빛에 하얗게 반짝이는 나뭇잎의 뒷면, 이름 모를 예쁜 꽃들...달빛의 영역에 있는 모든 것들이 너무 환상적이다.
한참을 가다 보니 서울서부터 앞에서 길을 밝히던 달이 어느 새 뒤에서 우리를 호위하고 있다. 꽤 먼 거리를 왔나보다.
새벽 1시가 넘어서 도착한 마곡...우리가 늘 얘기하던 바로 그곳이다.
검푸른 산과 반짝이는 강물, 그리고 적벽...들이 새벽보다 더 밝게 눈에 들어온다.
짐을 챙기고 강가로 나가 달빛 아래서 “수리제 영가”를 불렀다. 화음을 넣으니 정말 감동적이다.
강물 위에 안개피고 돛대 가득 안개 실어 내 벗님네 밤 새워 얘기하다가.......♩♪♬
아...내 노래에 내가 취한다.
15일...늦은 아침 기상을 했다.
한가한 강가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오빠와 제니는 수영에 여념 없고 배개를 들고 나간 나는 배 깔고 엎드려 혹시 물 속에서 구조상황이 일어나지나 않을까 경계의 눈빛을 늦추지 않고...ᄏᄏᄏ 나팔을 부는 데, 아니 나팔 소리를 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살림 단도리를 하는 은경언니는 언제나 바쁘다.
발성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이 올 때까지 책 한 권을 다 노래하리라.
언니랑 오빠가 옆에 있어서 그런지 소리가 자꾸 기어들어가는 게...이거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바닷바람, 산바람을 자장가 삼아 오수를 즐기는데 속속들이 사람들이 도착한다.
에이, 조금만 더 잤으면 싶었는데...
왁자지껄...갑자기 강이 사람들로 꽉 찼다. 너무 정신이 없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정말 재미있게 논다. 에델바이스 식구들은 물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백선생님께서 사오신 강원도 찰옥수수 껍질을 까고 푹 삶아 내어놓으니 물속에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하나씩 없어지는 게...맛있다.
엄회장은 오자마자 낚시한다고 보트에 바람을 넣어 강 건너로 노를 젓는다.
언젠가도 물고기 잡아서 매운탕 끓여준다고 해놓고 한 마리도 못 들고 왔었는데, 이번에도 시원치 않을 것 같다.
낚싯대 앞으로 모터보트가 씽씽 날아다니니 무슨 고기가 잡힐라고...
나중에는 물 속을 열심히 드나들더니 조개와 다슬기를 제법 가져왔다...체면이 조금은 섰을라나...
저녁은 영현오빠, 은경언니, 성자언니가 맛있는 닭볶음(닭도리라고 하지 말란다)을 해줬다. 아마 복날에 맞춰 준비한 메뉴가 아닌가 싶다.
설거지를 끝내고 강가로 나가니 하하 호호 시끌벅적 게임 하느라 난리다.
게임?...내가 참가한 에델바이스 여름캠프 사상 처음 본다.
엄회장이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해온 것 같다. 마치 교회 수련회를 보는 듯 했다...ᄏᄏ
전날 같은 달이 없어 서운했다. 덕분에 영현오빠가 준비해 온 제법 큰 양동이 초가 빛을 발했다.
게임을 마치고 적벽 앞에서 캠프파이어를 했다.
송/진선생님의 부부듀엣, 백선생님 부부의 아름다운 베르네...너무 인상적이었다.
이런 자리에는 항상 새로운 스타가 떠오르는 법. 화끈한 두 스타가 탄생했다...ᄏᄏ...
“사랑가”를 부른 최XX양과 “거기 누구 없소”를 부른 박XX군...이라고나 할까?
참, 밤에 듣는 강동희님의 팬플룻 소리는 정말 기가 막혔다. 다음에는 플롯도 가져오시기를...
모닥불에 구운 감자와 반건 오징어, 고등어 찌개, 오징어와 라면 그리고 커피는 특별한 맛이었다.
정말 쉬는 시간 없이 노래를 한다. 무슨 레퍼토리가 그렇게도 많은지...
언제부터인가 하나 둘 사람들이 조용히 사라진다...
대여섯 명 남았다.
갑자기 기타맨이 강습을 시작한다.
대 선배이신 영현오빠도 딱 걸렸다. 열심히 발성교정을 받으신다.
요~우~리~~~소리가 적벽에서 메아리로 되돌아 온다.
먼동이 트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요/우/리 공부를 했다.
모닥불이 스러지고...누군가 나팔을 불어 새벽을 깨운다...
여전히 적벽에서는 또 하나의 나팔 소리가 들려오고........
첫댓글 사랑가를 부른 최모씨가 누구십니까?
최모씨의 따님..모순화씨라고~~내가 잠깐 비운사이에 부르신 듯 한데..아까버라~~
같이 못같게 못내 아쉽네요. 글도 어쩜 이렇게 잘 쓰시는지.. 즐거운 모습들이 눈앞에 펼쳐지네요.
저는요, 경주가서 아주 흉한 꿈을 꿨드랬습니다.. 에델바이스발표회에 늦잠자서 참석도 못하고,얼렁뚱땅 단복만 주워입고, 근데 이놈의 스카프는 또 어딜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허겁지겁뛰어 마지막 앵콜곡에 겨우겨우 참석하는 그런 꿈을.... -,- 사진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