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라 자전거 여행 이야기 3탄!
예상치 못하게 많은분들이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힘이 되네요!
휴대폰이 울리기도 전에 새 날개짓 소리에 천천히 눈이 떠지던 아침
사실 어젯밤 굉장히 멍청한 짓을해서 위험한 짓을해서 손이 다 디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함
밤에 너무 추웠던 나는 텐트안에서 나의 스토브를 작동시킴.
스토브가 위험하다는건 어느정도 인지했기에, 3초정도 키고 끄고 3초정도 키고 끄고를 반복함.
그러던 도중 밖에 혹시나 오로라가 있지는 않을까 별똥별을 얼마나 예쁠까 하며 너무 궁금했던 난, 스토브를 킨 채 텐트를 열고 텐트밖을 바라봄, 그런데 아직 비구름 때문에 별이 보이지 않음 에이 뭐야 이러면서 바로 문을 닫고 고개를 돌렸더니 침낭에 불이 붙어 있음..
굉장히 당황하며 바로 손으로 침낭을 쥐어잡음 정확히는 불을,,, 활활활 불을,,
덕분에 불은 바로 연소되었지만 내 손바닥은 욱신욱신 침낭은 약간의 구멍이,,
그나마 별이 얼마 없었기에 다행, 별이 많아 우와아,, 하고 보고 있었으면 정말 어휴,,
온몸으로 텐트에서 불을 켜면 안된 다는 걸 배운..
음,, 전날 나무 위에 묶어 놓았던 내 빵,,, 이 아이가 입에 넣고 있네,, 음..
아침으로 먹으려 했던 빵은 귀여운 다람쥐에게 양보하고 된장찌개 보글보글
꾸수꾸수꾸수꾸수
10초 섭취
오늘은 날이 굉장히 맑아 그동안 젖어 있던 장비들을 건조시킴.
텐트장을 벗어나 잠시동안 달리니 나오는 동쪽 관문.
흡사 쥬라기 공원같음..
첫번째 관문 알곤퀸 통과!
유후~
통과 후 바로 어느 마을이 나온다. 정말 평화로웠던 마을.
사람들은 잔디에 나와 조용히 사과를 먹으며 밝은 햇살을 즐기던. 정말 다시 돌아가고 싶던 그 곳.
혼자 얼굴에 미소을 머금은 채 가다가 때마침 땔감꺼리를 자르시던 아저씨에게 물을 좀 구걸함.
잠시만 기다리라면서 집에 들어가시더니, 물을 넣어 주신건 물론 물통도 행궈주시고
게토레이 좋아하지 하면서 하나 얹어 주신다.
천만불짜리 미소와 함께.
땔깜 아저씨 : 어디까지 가?
나 : 지금은 킹스턴 가는중 ㅋ
땔깜 아저씨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쳤네 ㅋ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땔깜 아저씨 : 거기 내 딸 6명 모두 공부하고 있는데 혹시나 나 닮은 예쁜 애들 보거든
아빠가 사랑한다고좀 전해주라고 친구 ㅋㅋ
나 : 딸 6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달달하다,, 암튼 고마워! 안녕!
한참을 가는데 주변에 지나가는 차들이 없다.
이때다 ㅋㅋㅋㅋㅋ
이동중에 아직 숲쪽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어둠이 빨리 찾아온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안부인사도 전해야 하기에 충전이 필요했던 상황
때마침 Bancroft를 지나갈 때 바로 옆 교회가 열려있길래 잠시 충전하다 부모님께 연락을 드린후 나감.
어두워진 날씨에 바로 머물 곳을 찾기 시작
교회 바로 맞은편 길을 건너가 약간 더 들어가니 어느 집이 보인다.
집주인이 착할 것 같이 생긴 집..
문을 두드리고 상황을 설명하니 잠시 망설인 후 바로 알겠다 대답해 준 스티븐!
아직 북부 지방이여 그런지 밤에는 정말 추웠다. 땀에 젖어 바들바들 떨고 있으니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는 스티븐
불난로를 바로 켜주던 ㅠㅠ 흐어엉
스티븐한테 너무 고마워 장을 좀 봐오려 했더니 스티븐이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고 자기가 데려다 준다고 한다.
스티븐 차 타고 마켓에 들어가 고기랑 과일 좀 사서 집으로 컴 백!
고기 궈 먹을래 했더니 자기는 밥 먹어서 괜찮다고 너가 산거니까 너가 힘낼때 쓰라고 한다..
난 보답으로 된장죽을..
처음에는 굉장히 으음.. 으.. 음..? 이러면서 먹더니 나중에는 국물까지 마시던..ㅋㅋㅋ 귀여워 ㅋㅋㅋ
잠시 같이 티비보며 서로 살아온 이야기 하다보니 스티븐은 골동품 모으는게 취미다.
가라지 세일 가서 오래된 과자 상자 같은것도 굉장히 많이 사오고 한다고..
지금 일하는 곳은 학교! 아이들 웃는 모습이 좋아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가서 텐트를 치려 일어나는데 스티븐이 저 쇼파라도 괜찮다면 들어와서 자라고 한다
저야 영광입니다.
굿나잇!
.
오늘은 아침에 스티븐이 굿 걸 넬리(스티븐 개) 하는 소리에 기분좋게 잠에서 깸
스티븐이 해주는 오트밀 한 대접 다 비우니 굉장히 놀라던 스티븐 ㅋㅋ
물집 생긴 손바닥에 바늘에 실을 끼워서 통과시키고 있으니 웁스! 하면서 자리를 피하던 ㅋㅋㅋ
스티븐 집에서 출발하려고 짐을 싸고 있는데 스티븐이 뭘 한가득 가져온다.
(진짜 점퍼, 바지, 양말, 장갑, 연고, 안전 조끼, 과자..)
스티븐 : 어제 보니까 너 그렇게 입고 다니면 감기걸리겠더라고. 옷 좀 챙겨왔어 가져가.
나 : 스티븐 나 진짜 괜찮아 너 입어!! 나 미안해서 안되!
스티븐 : 괜찮아, 나 가라지 세일 광이야 ㅋㅋㅋㅋ 그거 얼마 안한다구 ㅋㅋ 그냥 가져. 내 마음 편하게.
나 : ..... 정말 고마워..
스티븐 : 아 그리고 이건 내 친구 주소야. 오타와 간다고 했지, 거기 사는 친구니까 마음 편히 전화해. 아 그리고.. 이건 내 집주소인데, 만약에 나중에 돌아가면 편지 하나 해주겠니?
나는 말을 잊지 못하고 스티븐의 친절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
때로는 말보다 침묵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데 더욱 효과적이라 했던가.
스티븐도 내가 느낀 감동을 느꼈는지 싱긋 웃어준다.
스티븐 : 이제 가야지 데이빗.! 가기전에 사진 하나만 찍자!
나 : 콜!
스티븐 and 넬리
굿 걸 넬리~!
준비해 갔던 선물을 줬더니 스티븐도 활짝 웃는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스티븐의 환한 미소.
스티븐, 잊지 못할꺼에요 그 미소랑 공간 모두.
사실 단풍나무 색이 변한걸 기대하고 떠난 여행이라 모두가 푸르르던 나무는 또 다른 충격 ㅋㅋㅋ
이 나라는 되게 예쁘게 화장터를 만들어 놓은 것 같음.. 이것도 또다른 예쁜 풍경중에 하나임
약간 으스스 하긴 하지만..
쨘
Happy 22nd Birthday Davi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 다음날은 나의 생일이였다 ㅋㅋㅋ
길 위에서 맞을 생일에 혼자만의 만찬을 계획하며 웃으며 자전거를 타고 있던 나는 우연히 옆을 바라봤고
집에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들던 사람을 봄.
그냥 물이나 충전해야지 하며 갔더니 정말 반가워 하며 버선발로 뛰어나오던 크리스..
이분도 자전거 여행 준비중에 계시다고 하신다.
서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 보니 저녁식사에 자연스레 초대되었고, 같이 밥을 먹다보니 자연스레 머물고 가라는.. ㅋㅋ
럭키,..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분들은 다음날이 나의 생일 인 걸 알았고
약간 도시와 먼 곳에 사시던 이분들은 내가 씻는 사이에
Madoc 이라고 하는 도시에 가서 케잌을 사다 주심..
이분들이 날 위해 노래를 불러주시며 부모님께 카카오콜로 전화를 거니까 부모님께도 노래를 불러주신다.
내게는 무엇보다 와 닿았던 그들의 하모니.
아버지 스피커폰으로 너무 좋아하시며 웃으시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명함 ㅋㅋ
아버지도 귀엽게 사진 찍어 보내시며 화답하심 ㅋㅋㅋㅋ
푹 잔뒤 아침에 출발하려 하니 하루 더 묵고 가라 권유하던 제리
때마침 나도 생일에 쉬어가려 했던 참이라 고마워 하고 하루 더 머물기로 함.
리얼 블루베리 팬케잌
켄, 헤럴드, 크리스, 스티븐이 선물 해 준 옷 입고 있는 나.
날씨가 너무 좋다!
내가 자연이오.
어색하자나 크리스 ㅋㅋㅋㅋ
아직 어색해 크리스 ㅋㅋㅋㅋ 자연스럽게 ㅋㅋㅋ
자연스럽다.
자연스러워..
밤에는 켄이 드라이빙으로 근처 한바퀴 쭉 돌아봐줌.
캐나다 사람들,, 당신들 정말 아름다운 나라에 사는거 알아야 해..
밤에 드라이빙 후 돌아와서 한국 뮤직비디오 보여주면서 한국 정서 설명해 주니 되게 흥미롭게 다들 지켜본다 ㅋ
개인적으로 이선희 - 그중에 그대를 만나. 굉장히 반응이 괜찮던..
태어나 처음 먹어본 젤로.
생일날은 정말 포식하고 잠자리로 ㅋ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오트밀 한 대접 챱챱
냠냠
형 간다 애기들.
크리스 헤럴드 제리 베트 켄.
여행에서 제일 도전이였던 순간은 누군가에게 작별을 고할때였던것 같다.
매일같이 고해야 했던 인사 "굿바이"였지만 항상 내뱉기 싫었던 그 인사말
하지만 언젠가 또 다시 만날 걸 알고 있기에 떠나는 발걸음이 약간은 가볍지 않았나 싶다.
동균아. 가야지 다음 관문 킹스턴이다!
생일축하해. 수고했어 오늘도.
이동기간 : 14/Sep/2014 - 16/Sep/2014
이동구간 : 알곤퀸파크 - 뱅크로프트(bancroft) - 매이덕(Madoc) 마을 주변
사용경비 : 간식비 41불
첫댓글 어쩜 아직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이렇게 멋진 일을 계획하고 용기있게 실천할수 있는거죠?
님의 아름다운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젊음을 가치있게 보낼줄 아는 지혜와 열정이 그리고 순간을 놓치지 않는 감성의 깊이가 고스란히 느껴져 글을 읽는 내내 기분좋은 미소가 떠나질 않네요
귀한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무사히 행복한 여정이시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그리고 지났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하하 감사합니다.. 제가 듣기에 과분한 칭찬이기에 고개가 숙여지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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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형!
이렇게 멋지고 값진 도전을 계획하고 실행에 욺기시는 님. 정말 멋지십니다. 늦게나마 생일 축하해요. 만나면 밥한번 사고싶네요
값진 인연들을 만나 오히려 제가 많이 겸손히 배우고 온 여행이였던것 같아요 ㅋ
짱좋아요! 블로그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시간 맞으면 커피한잔 같이 하면서 더 나누고 싶어요!! 92년생이시네요 전 91인뎅ㅋㅋㅋ 한살이지만 동생이 이렇게 멋있게 용기있게 도전하는거 보면서 괜히 기특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생일 축하해요~
그렇게 칭찬해 주시니까 얼굴이 빨개지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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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넘 멋져요!! 팬 될거 같아요. 추운데 조심하시고 화이팅!!! 캐나다 사람들 참 착한거 같아요...ㅎㅎㅎ
무서울 정도로 착해요 이사람들.. ㅋㅋ
와... 22살.... 전 그나이때 암것도 모르고 살았던것 같은데 그렇게 어린 나이에 이런 멋진 생각을 하셨다니...
여행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것 같아요. 너무 재밌습니다. 계속 얘기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해요! 해피 땡스기빙데이!!
추천!!
좋아용-!
정말 한편한편 정독하며 읽고 있는데, 정말 대단하시다는 말밖에는.... 특히 그 대화체 너무 재미있네요, 어디서도 본적없는 독특한 대화체, 나중에 책쓰셔도 될듯
ㅋㅋㅋㅋ 과찬이십니다 ㅋㅋ 꾸벅..
늦었지만 생일 축!!!다음 이야기 기대해요.
넵.!! 감사합니다!
멋져요! 글 더 올려주세요!
아지아자!!
감동입니다~! all thumbs up d^^^^^^^^^^b
좋아요옹~
사진속의 강아지들이 귀엽네요. ^^
주인 닮아서 Friendly 한것 같기도 하고요.
객지에서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생일축하는 몇배의 감동이겠죠.
늦었지만 생일 축하 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평생 잊지 못하겠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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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찬이십니다.. ㅋㅋ 고개가 수구려 지네요.. 그리고 멜론은 아마 다른 고동균이라는 이름을 갖고 계신 분인 것 같아요! ㅋ 저에게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