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꽃샘추위도 녹일 듯 화사한 미소로 첫 인사를 건네던 남규리. 그녀의 인형 같은 얼굴만큼 눈길을 사로잡은 건 손에 들린 드라마 '49일' 대본이었다. 얼마나 보고 또 봤는지 말 그대로 '너덜너덜' 했다. "손에서 대본을 놓지 못하겠어요. 특히 오늘은 중요한 감정신이 있거든요." 전날부터 감정 몰입을 준비하며 몸과 마음을 긴장시켰다는데, 미용실에서 촬영장으로 이동하기 직전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예정된 촬영이 갑자기 취소됐다는 제작진의 연락이 날아든 것. 맥이 풀려 막막하고 허탈할 때는 왠지 뱃속도 헛헛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먹고 싶은 게 있다는 남규리의 제안에, 우선 밥부터 먹기로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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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의 한 기사식당, 주 메뉴는 '돈가스'다. 매니저,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찾은 식당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남규리는 '이 식당이 최고'라고 했다. 돈가스 맛 끝내주는 것은 물론이고,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이 찾는 식당인 탓에 자기를 몰라봐서 편하단다. '단무지도 무한 리필!'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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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의 대형 서점 일본 소설 코너에서 남규리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간 소설 '그녀에 대하여'를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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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한 돈가스 먹다보면 고추장 생각나는 게 한국 사람이다. 매니저가 정성껏 비벼놓은 비빔밥을 주인 몰래 한 숟갈 훔쳐 먹고 있는 남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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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사식당 '왕돈까스' 맛에 푹 빠졌어요
"배가 부르면 감정이입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슬프거나 격렬한 감정신을 찍을 때는 하루 정도 굶어요." 전날 저녁부터 굶었다는 남규리가 자신의 '완소' 맛집이라며 데려간 곳은 서울 논현동의 한 기사식당. "의외죠?"라고 묻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너무나 '서민적'인 곳이었다. "요즘 왕돈까스에 푹 빠졌어요. 그저께도 먹었는 걸요." 식당에 가득찬 손님들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음식을 받아든 남규리의 포크질이 바빠진다. 매니저의 회덮밥과 스타일리스트의 육개장도 은근슬쩍 넘본다. "음~ 정말 맛있다! 역시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난다니까요. 요즘 드라마 촬영하면서 많이 먹었더니 1~2kg 정도 쪘어요." 샐러드나 파스타처럼 세련된 이름을 가진 음식을 좋아할 것 같은데 순댓국, 막창, 곱창, 손자장, 산낙지 같은 단어들이 죽 이어진다. 또 한번 '의외'다. "그런 얘기 많이 하시는데, 제가 그렇게 깍쟁이 같아 보이나요? 스타일리스트 언니는 제가 너무 털털하다고 걱정이 많은데. 이미지 때문에 이 맛있는 걸 못 먹는다면 너무 슬프잖아요." 돌아보니 어느새 남규리의 접시는 깨끗이 비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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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리의 망언 "전 군것질이 습관인데 왜 살이 안 찔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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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중 남규리의 '이어폰 보시'에 푹 빠져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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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서 대본 보고 음악 듣는 걸 좋아해요
인터뷰를 위해 자리를 옮긴 커피숍. "밥 먹고 입에 남아 있는 고춧가루 맛이 텁텁할 땐, 단 걸 먹어주면 돼요." 남규리는 커피 대신 달콤한 쿠키부터 집어들었다. "맛있다"며 주변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기까지. 평소에도 대본이나 책을 들고 커피숍에 자주 온다. 물론 아이팟도 빠질 수 없다. "
데미안 라이스, 코린 베일리 래, 미쓰에이, 빅뱅, 박지윤… 좋은 음악이 너무 많아요. 특히 OST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죠. 이거 한번 들어보실래요?" 남규리가 이어폰의 한쪽을 건넸다. 그런데 음악이 아니라 웬 애절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서 김사랑이 비에게 울면서 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의 대사다. 다음은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명장면 '하느님 약속합니다. 저 여자만 내 곁에 두신다면 조용히 눈 감겠습니다'라는 무혁의 기도. "좀 특이하죠? 이 대사들을 반복해 듣고 있으면 마음이 울컥울컥해요. 그러면서 힘들었을 때 생각도 나고…. 나이가 들수록 출렁이는 마음들을 잊고 사는 것 같아요. 연예인으로 살다보니 큰일들이 대수롭지 않아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마음이 굳어버리지 않게, 마시멜로처럼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서 언제든 다시 부풀어오를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가수로 데뷔하기까지, 그리고 또다시 연기자로 변신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던 시간의 흔적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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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의외로 남규리에게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눈만 안 마주치면 누구도 그녀가 연예인이란 사실을 모른다고 남규리는 귀띰했다. '그래도 바닥에 앉는 것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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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 남규리는 '요즘의 제게 해 줄 얘기가 많은 책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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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마니아, 책 좋아하는 것도 의외인가요?
스스로 털털한 성격이라지만, 남규리의 감성은 누구보다 섬세한 듯하다. 음악 못지않게 책 취향도 서정적이다. 심리묘사가 탁월한 일본소설을 특히 좋아한다. "제가 책 좋아하는 것도 의외죠? 트레이닝복 입고 모자 눌러쓰면 아무도 못 알아봐요. 그렇게 서점에 앉아 몇 시간씩 책 읽다 오기도 해요." 요즘엔 바빠서 책을 못 본다고 아쉬워하길래 서점에 가자고 제안했더니 남규리의 표정이 환해진다. "야마다 에이미의 '공주님'도 좋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도 재밌게 봤어요.
에쿠니 가오리의 '
냉정과 열정 사이'는 여자주인공이 욕조에 누워 생각하는 장면을 따라서 저도 욕조에서 엄청 읽었어요. 하하하. 언젠가
피렌체 두오모에도 꼭 갈 거예요." 서점에서 남규리가 제일 먼저 집어든 책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그녀에 대하여'였다. '키친'을 쓴 작가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서점이 익숙한 듯 한참을 이것저것 둘러보던 남규리는 고심 끝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카산드라의 거울'을 집어들었다. "이 소설엔 한국인이 주연급으로 등장한대요. 내용도 흥미로워 보여요. 왠지 지금 저에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네요." 책을 폭 끌어안고 서점을 나서는 남규리의 발걸음이 봄바람처럼 명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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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리도 반한 꿀성대' 코엑스의 한 레코드 가게를 들른 남규리는 브루노 마스의 'Just the way you are'를 발견하자 "진짜 꿀성대예요"라며 헤드폰을 머리에 쓴 채 노래 속에 빠져들었다. | |
"전 군것질이 습관인데 왜 살이 안 찔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규리..도 실물은 예쁘겠지?연예인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치겟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싸이 미니홈피 사진들 긁어온줄
돈까스.......
예쁜데 뭔가 답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