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암컷과 짝짓기 실패.. 스트레스가 탈출 원인?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달아난 말레이곰이 8일 오전 8시42분께 의왕시 청계동 청계사 인근에서 포착됐다.
서울대공원은 이날 오전 7시43분 헬기로 수색을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에 청계산 왼편 등산로에서 곰의 모습을 발견하고 직원들과 엽사 등이 쫓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오전 8시35분께 과천시 문원1동 약수터에서 곰 발자국을 발견한 뒤 이곳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여왔다.
문원1동 약수터와 청계사는 약 1km 떨어져 있다.
대공원 관계자는 “곰이 대부분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매봉부터 청계사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중심으로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젯저녁 대공원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 닭고기와 사과 등 말레이곰이 좋아하는 먹이를 집중적으로 뿌렸다”면서 “배고픈 곰이 먹이를 따라 자연스럽게 대공원 방향으로 오는 작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곰 수색에 큰 도움을 줬던 헬기는 오전 8시46분께 기상악화로 철수했다.
대공원 측은 “눈발이 잦아드는 대로 다시 헬기를 띄울 계획”이라며 “눈이 내리면 검은색 곰이 더욱 눈에 잘 띄고 발자국도 찍히기 때문에 수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수색에는 대공원 직원 120명과 소방 및 경찰 인력 약 200명, 엽사 13명, 수의사 3명, 사냥개 8마리 등이 동원됐다.
대공원 측은 “엽사와 수의사들은 생포를 위해 마취총을 가지고 곰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 ▲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탈출한 말레이곰의 수색이 재개된 가운데 7일 오후 과천 청계산 매봉 부근에서 엽사들이 수색견과 함께 곰의 행방을 찾고 있다. /연합뉴스
꼬마는 번식기에 말순이가 짝짓기를 거부해 자주 짜증을 내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말레이곰의 수명은 25∼30살로 꼬마는 청년, 말순이는 할머니에 해당해 짝짓기에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단지 이런 이유로 탈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일 청소가 끝나면 먹이를 주려고 먹이상자를 우리 밖에 놓았는데 이를 본 꼬마가 먹이를 집기 위해 철창을 흔들다 문고리가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 밖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꼬마를 보고 사육사가 소리치면서 잡으려고 하자 놀란 꼬마가 대공원 밖으로 도망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