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넬카를 묶어라"
히딩크 국가대표팀 감독이 수비수 강 철(31)에게 내린 특명이다.
히딩크 감독은 27일 오후 대구 수성구민운동장에서 실시한 전술훈련에서 강 철에게 상대팀 원톱을 찰거머리같이 따라다니는 맨투맨 수비를 지시했다.
이는 프랑스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인 티에리 앙리(24ㆍ아스날)가 부상으로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됨에 따라 선발출전이 유력한 골잡이 니콜라스 아넬카(22ㆍ파리 생제르망)의 활약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것.
아넬카는 약관 20세였던 지난 98∼9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서 뛰며 그해 득점왕(19골)에 올라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프랑스 축구의 희망이다.
99∼2000시즌에는 3550만달러(약 426억원)라는 거액 이적료를 받고 스페인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했으나 괴팍한 성격때문에 코칭스태프와 불화가 잦아 중용되지 못했고 올시즌에는 조국 프랑스의 명문팀 파리 생제르망으로 옮겨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아넬카는 그동안 프랑스대표팀에 계속 선발되기는 했으나 빠른 스피드와 능란한 볼컨트롤을 주무기로 하는 앙리와 트레제게 등에 밀려 스타팅으로 기용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앙리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게 됨에 따라 그의 선발기용이 유력시된다.
히딩크 감독은 "프랑스의 골잡이들은 어릴 적 부터 훌륭한 교육을 받아 기량이 출중하다"며 "앙리가 오지 않지만 다른 스트라이커들도 그들 못지 않다"고 분석했다.이는 지역수비가 기본틀인 대표팀서 왜 강 철에게 맨투맨 수비를 지시했는지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즉 이날 훈련에서처럼 강 철을 플랫 포백의 바로 앞에서 상대 스트라이커를 전담 마크하도록 해 드리블 능력과 스피드를 두루 갖춘 아넬카를 최후방라인 앞에서 원천 봉쇄하는 작전을 펴는 것이 한국의 개막전 승리의 히든 카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