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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도리를 지켜라
도통병에 걸리지 말고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
내가 평소 강조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이다.
사람이 저마다의 도리를 다할 때 자기를 바로 볼 수 있고 이것이 성불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재가를 막론하고 소극적인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동체대비의 보살정신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그래서 선방이 좋다, 강원이 좋다해서 방황을 하며 느낀 것은 너무 도통이라는 병에 걸리지 말라는 것이다.
좋은 집을 짓는 것처럼 일생의 기초를 단단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그렇게 속전속결하는 치구심(馳求心) 이라든지 속효심(速效心)을 갖지 말고 진실한 실력과 능력을 키우면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걸어온 길에 느낀 바가 있어서 상좌들에게는 강원에 반드시 가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강원이라는 곳은 글만 배우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남끼리 만나서 속상한 일이 있고, 기분 나쁜 일도 있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있고 별 생각이 다 나는데, 그러한 모든 생각들을 잠재우고 참고 견디면서 웃어른을 공경하고 후배들을 사랑하고 도반끼리 서로 붙들어 주는 그 생활이 강원생활이란 생각이다.
우리가 깍두기 김치를 담글 때 반듯반듯하게 잘 썰어진 깍두기만이 김치가 되는 게 아니고, 좀 삐뚤어지고 형편없는 찌꺼기도 내버리지 말고 김치통 속에 집어넣으면 다 맛있는 김치 국물이 되고 김치가 된다.
때문에 강원에 있을 때, 공부를 누가 더 잘했다. 아무개는 문리가 적게 났다. 많이 났다 하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중 속에 있으면서 괴각(망나니짓) 부리지 말고 대중 규칙 어기지 않고, 남 불편하지 않도로 하는그런 인간적인 수양을 배우는 이상으로 잘 익혀야 한다.
다른 이유를 들어 중간에 포기하고 더 편하고 겉으로 보기에 대단해 보이는 것들을 쫓아가다 보면 마음에 병이 걸리게 된다.
강원에서 4, 5년 동안 부처님 말씀을 듣고 보살의 행을 배우다 보면 자기도 모리게 이슬비에 옷 젖듯이 몸과 마음에 젖어드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불법과 사람의 도리를 깨닫고 불교와 국가를 위해 신명을 바치신 원효 대사와 이차돈 성사를 좋아한다.
특히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는 원효대사의 화쟁 사상은 이 시대에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큰 가르침이다.
이것은 문자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해야 한다.
존경하는 분은 또 있다.
바로 자장율사와 은사인 일타 큰스님이시다.
자장율사는 철두철미하게 계율을 지킴으로써 스님으로서 가져야 할 본분을 보여주신 분이고, 일타 큰스님은 무한한 자비와 용서로 사람의 심성을 순수하게 만드셨다.
후학들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려는 이유는 바로 존경하는 스님들과 은사스님의 그런 가르침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나는 한 달에 보름 정도는 전국 곳곳을 다니며 초청법문을 한다.
지금까지 비행기를 2천번도 넘게 탔을 것이다.
미국, 뉴질랜드, 브라질, 캐나다, 일본 등 안 다닌 곳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다니면서도 결코 걸리지 않는 것이 있다.
하루를 108배 참회발원으로 여는 일이다.
그리고 은사스님께 올리는 인사도 빼놓지 않는다.
은사스님이 입적하신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지금까지 단 하루도 인사를 올리지 않은 날이 없다.
그건 출가자로서, 또 제자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저것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잠이 오면 자고, 잠이 안 오면 밤늦게까지참선을 하거나 경을 읽기도 한다. 글씨도 쓴다.
지루하다 싶으면 도량 일도 하고, 기도하고 싶을 땐 며칠씩 기도도 하고... 가끔은 묵언정진을 하기도 한다.
묵언을 하면 자신이 달라지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새로 태어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나는 본분에 충실하려고 한다.
그래야 사람답게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
말이나 행동이나 마음까지도 다른 사람에게 슬픔이나 분노를 주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행복하려면 남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하고, 스스로 무시받지 않으려면 남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존경받고 싶으면 먼저 남을 존경할 줄 알아야한다.
이것이 사람의 도리이다.
도리를 다 한다는 것은 자기 주인공을 바로 보는 일이다.
불교를 공부하는 것은 견성성불을 하겠다는 것이다.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는것이 무엇인가.
자기를 찾는 일 아니겠는가.
사람이 저마다 도리를 다한다면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산혜인대종사 #혜인스님의신심이야기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 ()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