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6일) 방송인 김한석 씨가 서울남부지법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김한석 씨를 대리하는 김정철 변호사님이 밝힌 바 있지만, 지난 3월 라임 사태 관련 정관계 로비 사실이 세상에 처음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된 녹음 파일을 저에게 제보한 분은 김한석 씨였습니다. 김한석 씨와 약속 때문에 방송에 내보내지는 않았지만, 저는 이미 당시에 김한석 씨를 인터뷰해 전후 사정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청와대 행정관 김 모 씨 그리고 로비의 몸통으로 지목된 "회장님"을 추적하는 단초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김한석 씨는 당시 저와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청와대 관계자 등이 연루된 로비 의혹에 대해 제보하는 것이 자신의 방송생활에 약영향을 주지 않을지 많이 걱정했습니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서 녹음 파일을 저에게 제공하셨습니다. 앞으로도 김한석 씨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김한석 씨가 제공한 녹음파일의 핵심 내용은 라임 투자증권를 비호하는 세력 중 청와대 관계자 등이 있고, 로비 네트워크의 중심에 “어마무시하게 로비”를 하는 “회장님” 있다는 장 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의 증언이었습니다. 장 씨는 김한석 씨에게 청와대 관계자의 명함은 보여줬지만 정관계 로비의 핵심이라는 “회장님”이 누구인지는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코스닥 상장사를 2개 가지고 있다”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로비를 통해 인수했다.” 등의 몇 가지 관련 사실만 언급했을 뿐입니다.
희미하게 드러난 흔적들을 가지고 김봉형 회장의 정체를 찾아낸 것은 SBS 법조팀이었습니다.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 과정을 추적해서, 컨소시엄에 참여한 인물들을 만나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배후에 있는 인물에 대한 증언을 받아낸 뒤, 다시 이 배후의 있는 인물과 코스닥 상장사들과의 관계 등을 추적해 결국 장 모 센터장이 언급한 “회장님”이 김봉현이라는 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김한석 씨도 알지 못했던 “회장님”의 정체를 SBS가 취재를 통해 밝혀낸 입니다. 김봉현 회장에 대한 취재를 계속한 끝에 김봉현 회장이 청와대 행정관과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회동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장 모 센터장이 녹음파일에서 언급한 로비 의혹의 실체를 SBS 법조팀이 처음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은 김한석 씨와 김한석 씨를 대리하는 김정철 변호사님의 용기있는 제보가 없었다면 시작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라임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SBS 보도 이후 여러 건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 중 상당 부분에 대해 검찰은 한참이 지났는데도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