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청소년들의 마인드스포츠 세계축전!’
열흘 전 중국에서 열린 ‘스포츠어코드 마인드게임즈 바둑’이 프로, 성인들의 대회였다면 강릉에서 개최한 ‘2013 한국야쿠르트 7even 세계 청소년 마인드스포츠 대회’는 꿈나무, 청소년들을 위한 대회다.
12월27~28일 강릉영동대학교 체육관에서 바둑, 체스, e-스포츠가 한자리에 모인 세계 청소년 마인드스포츠 대회가 국내 최초로 열렸다. 바둑 250여 명, 체스 250명, e-스포츠(2개팀)이 참가해 두뇌게임 잔치를 벌였다.
27일 오후1시에 열린 개막식 개회사에서 대회장인 현인숙 (사)대한체스연맹 회장은 “오늘 우리는 동서양의 지혜와 문화를 상징하는 바둑과 체스, 여기에 새로운 시대의 총아 e-스포츠가 만나 문화의 융합을 시도하는 자리에 함께 하고 있다.”며 국내 처음으로 세 종목이 한자리에서 벌이는 대회 의미를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이인제 국회의원은 “열렬한 바둑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보아왔던 숱한 바둑대회들과는 다르게 오늘 이 대회는 바둑만이 아니라 체스와 e-스포츠의 선수들도 참가해 각자의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며 우정을 나누는 자리로 시대조류인 융합-통섭의 시대에 어울리는 신선한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 축사하는 이인제 의원.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는 낙관파 미래학자들은 일찍이 1970년대에 문명의 무한 발달로 인류는 머지않아 전쟁 폭력 빈곤 질병 기아와 같은 모든 공포에서 해방될 것이며 그런 미래에 가장 필요한 것은 레크레이션이 될 것인데, 레크레이션의 최고는 체스와 바둑 같은 보드 게임이라고 설파한 적이 있습니다."
대회 이튿날 바둑-체스 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세계무형문화유산 ‘강릉단오제’의 고향, 대한민국 대표 녹색도시 강릉에서 세계 청소년 마인드스포츠 대회’가 개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며 세계 각국에서 강원도를 찾아온 선수와 임원, 가족을 환영했다.
최문순 도지사는 어린 꿈나무들에게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바둑 재미있어요? 여기 앞에 학생은 바둑 몇 단? 1급? 할아버지는 4급 두는데 3점 깔고 둬야하는데 좀 봐주면서 둬요. 체스는 못 두는데 가르쳐 줄 수 있어요?”라며 이웃집 할아버지마냥 소탈한 축사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중국선수단을 인솔하고 온 황염 4단에게 5점 지도기를 받았다. 결과는? 황염 4단은 "제가 봐드리는 법이 없서서요."라며 웃었다. 곁에 빙 둘러서 지켜보는 어린선수들의 눈빛이 "도지사 할아버지가 나보다 못 두시네."라고 말하는 듯하다. 무척 훈수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도지사 할아버지는 껄껄 웃기만 한다.
▲ 대회장인 현인숙 (사)대한체스연맹 회장과 대회조직위원장 이원복 전 의원이 대회 시작을 알리는 징을 치고 있다.
‘2013 한국야쿠르트 7even 세계 청소년 마인드스포츠 대회’는 12월27일 개막식과 개막이벤트로 e-스포츠 중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일명 ‘롤’ 게임)’ 프로 두 팀(SK텔레콤 : 나진 스워드)이 초청경기를 펼쳤다. 이어 대회 둘째날인 28일 오전10시부터 메인대회격인 바둑과 체스 경기를 벌였다. 참가대상은 만8세~20세까지로 바둑경기는 스위스리그 5라운드, 10분-30초 3회 룰을 따랐다.
바둑 부문 입상 결과는 아래와 같다. (제목을 클릭하면 명단이 펼쳐집니다.)
(사)대한체스연맹, 강릉영동대학교가 주최주관하고 한국야쿠르트가 메인후원사로 나선 이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스포츠경향, 일요신문,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바둑TV, 온게임넷, 대한바둑협회, 예일애드컴, 소리여울 ‘전통공연예술단’, 오드나인이 후원과 협찬했다.
<대회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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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장인 강릉영동대학교 체육관에 들어서면 평소 바둑대회에서 볼 수 없는 체스대회장과 바둑대회장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서 있는 게 색다르다. 대회장을 사이좋게 반씩 나누어 썼다.
▲ 개막 축하공연. 퓨전국악 그룹이 멋진 연주로 외국 손님들에게 한국 음악을 들려주었다.
▲ 프로기사들도 초청되었다. 왼쪽부터 유창혁, 서능욱, 김혜민, 황염, 이슬아 프로. 맨오른쪽은 최승길 강릉 연곡초등학교 교장.
▲ '체스황제'로 불리는 게리 카스파로프와 여성체스 세계챔피언을 지냈던 스크리프첸코도 자리했다. 두 사람은 부부다.
▲ e-스포츠 선수와 체스, 바둑 프로기사가 단상에서 나란히 기념촬영했다. 세 종목 프로선수들이 이처럼 함께 자리한 모습도 이채.
▲ e-스포츠 팀 SK텔레콤 : 나진 스워드의 개막이벤트 게임. 온라인으로 생중계되었다.
▲ '바둑 금메달리스트' 이슬아 3단의 인기는 강릉에서도 '짱!'
▲ 경기에 들어가기 전 이원복 대회조직위원장의 주도로 명상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고 1분 명상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있는 어린 선수들.
▲ 경기에 앞서 동행한 학부모들에게 5분간 포토타임을 준 것도 세심한 배려.
▲ 대회장을 둘러보던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대회를 진행하는 A7의 홍시범 감독이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홍맑은샘 프로의 아버지란 말을 듣고 "나도 홍프로의 팬"이라고 반갑게 인사하자 홍감독이 즉석에서 아들이 아끼는 휘호부채를 선물했다.
▲ 대회 내내 대회장을 지킨 이원복 대회조직위원장이 학부모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한 중국의 회경진(回敬辰) 3단과 4점 지도기를 두어 1집 이겼다.
▲ 게리 카스파로프는 한국 체스팬들을 위한 팬사인회와 특별 지도강연 시간을 가졌다.
▲ 체스 지도다면기 모습.
▲ 수읽기 삼매경에 빠진 체스선수들.
▲ "저희는 오로지 아이만 생각합니다." 체육관 관중석에서 자녀의 대국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학부모들.
▲ 겨울날씨에도 아랑곳않고 대회장 밖에 설치된 체스-바둑 부스에서 레슨을 받고 있는 참가자들. 심우섭 아마7단이 즉석 강의에 나섰다.
▲ 대회 최강부 입상자. 앞줄 오른쪽부터 우승 박준형, 준우승 남형도, 공동3위 이동건 김용현.
▲ 바둑 고학년 꿈나무부는 체스 마스터인 영국의 워커 씨가 특별히 시상해 양 종목간 우의와 화목한 시간을 다지는 대회였음을 상징했다.
▲ 바둑부문 저학년부 입상자를 시상한 현인숙 대회장.
▲ 2014년 세모에 벌어진 대회. 참가한 선수나 학부모에겐 한해를 마감하면서 마지막 추억으로 남길만한 시간이기도 했다. 바둑알 소원을 적고 있는 엄마와 아이들. 새해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