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는 부모를 섬길줄 아는 유일한 새.
"반포지효(反哺之孝)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새."
우리나라에서는 까치를 길조(吉鳥)로 여기고
까마귀를 흉조(凶鳥)로 여겨 왔다.
그래서 그런지 까마귀를 보면
괜히 뭔가 안 좋은 기분에 휩싸이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까마귀는 원래 흉조가 아니었다.
서양에서는 행운의 새라 여겨지고 있으며,
우리 한민족에게는 국조(國鳥)로, 친근한 새에 속했었다.
역사드라마 주몽
태왕사신기 대조영 등 고구려 사극을 보면,
고구려의 국조로 '삼족오(三足烏)'가 등장한다.
이는 세발 달린 까마귀로 태양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천.지.인(天地人)의 삼신 사상을
나타내고 환인 환웅 단군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고구려 벽화에서도 삼족오 문양을 볼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은 까마귀를 하늘과 인간을 연결시켜 주는
사자로 여겼으며, 견우 직녀와 관련된 칠월칠석
설화에서도 까마귀는 까치와 함께 오작교를 만들어
그들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도 까마귀의 위상은
나쁘지 않으며, 서양에서는 지금도 까마귀에게
왕권을 상징하는 Crow라는 이름을 붙여 사용하고 있다.
그랬던 까마귀가 한국에서 흉조로 오인되어
전해지게 된 것은 중국과 일본의 영향 때문이었다.
과거 고구려를 두려워했던 한족들이 고구려의
상징이었던 삼족오를 의도적으로 깎아내렸고,
일본제국주의가 까마귀는 흉조라는
엉터리 소문을 퍼뜨렸기 때문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까마귀는 새 중 유일하게 늙은 부모를 섬기는
효심 깊은 새이다.
자식이 성장한 뒤 어버이께서 길러주신
은혜에 보답한다는 효심(孝心)을 나타내는 사자성어인
반포지효(反哺之孝)는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사냥할 힘이 없어진 늙은 부모 새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인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말이다.
그만큼 까마귀는 효성이 지극한 새이고,
무리 안에서 많은 경험이 많은 나이 든 까마귀를 섬기는
습성을 갖고 있는 새이다.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새들 중에서 IQ가 가장 높은 것도 까마귀 이다.
영장류에 속하는 침팬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류인 까마귀는 도구를 만들어
사용할 줄 아는 놀라운 지능 수준을 갖추고 있다.
보통 머리 나쁜 사람들을 두고
‘새 대가리’라는 농담을 하곤 하는데,
지능이 높은 까마귀는 대체로 머리 나쁜
조류와는 달리 아주 똑똑한 새이다.
서양 학자들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문명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는 수메르는 환국 이래로
단군조선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과 밀접한
관계로 조공을 바치고 사신을 교류했었다고 적혀있다.
그들 사이에선 원래 비둘기가 아닌 까마귀가
평화의 상징이었으나, 히브리인들이 까마귀가
육식을 한다는 이유로 비둘기로 대체했다고 한다.
육식을 하긴 하지만
주로 인간에게 해로운 해충을 주식으로 삼고 있어
까마귀는 인간에게 유익한 새이다.
즉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새인 것이다.
국조 삼족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선조들 사이에서 까마귀는 원래
진귀한 존재였으며 경외의 대상이었다.
고구려뿐만 아니라 단군 조선이나 북부여에서도
신성한 의미를 가진 존재로 숭상되었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보건데, 서양의 고대 문명권에서
인식되어진 것처럼 우리 한민족 사이에서도 까마귀에
대한 주된 이미지는 흉조(凶鳥)가 아닌 길조(吉鳥)였다.
머리 좋고, 효심이 지극하고, 신성과 평화의 상징이었던
까마귀가 오늘날에 와서 대다수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불운을 안겨다 주는 흉측한 존재로 알려지게 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