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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독감과 코로나19 영양관련 연구는 무엇을 확인했을까
독감과 코로나19는 각각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SARS-CoV-2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이다. 독감은 대체로 갑작스러운 고열과 근육통이 두드러지는 반면,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부터 폐렴과 장기적인 피로까지 임상 양상이 다양하다. 감염 과정에서는 염증반응과 식욕 저하로 영양상태가 취약해질 수 있으며, 기존의 영양 및 면역 상태에 따라 질병의 경과도 달라진다.
이런 배경으로 두 질환의 예방 또는 회복 목적의 영양관련 인체적용시험이 진행되어 왔다. 예방 연구에서 실제 감염 발생률뿐 아니라 백신 접종 후 항체 생성이 평가되었고, 감염 후 연구에서는 증상 지속기간, 바이러스 소실, 입원기간과 사망률 등이 평가지표로 사용됐다.
본 고에서는 독감과 코로나19 모두에서 예방과 회복에 관한 인체적용시험이 이루어진 대표 성분으로 비타민D, 프로바이오틱스의 약국 상담 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2. 비타민D
비타민D는 호흡기 상피 장벽과 대식세포, 단핵구 등 선천면역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에 관여하는 영양소다. 면역세포에서 카텔리시딘과 같은 항균 펩타이드의 생성을 유도하고, 감염 과정에서 나타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분비를 조절할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생리적 역할을 바탕으로 비타민D 섭취가 독감과 코로나19의 발생이나 중증화, 회복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다양한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독감 예방에 관한 대표적 연구는 2010년에 발표됐다. 일본의 6~15세 학생 334명이 겨울철인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4개월 동안 비타민D3 1200IU 또는 위약을 매일 섭취했다. 유전자증폭검사와 신속항원검사로 확인한 독감 A 발생률은 비타민D군 10.8%, 위약군 18.6%로 비타민D군에서 소폭 낮았다. 반면 독감B 발생률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 연구는 겨울철 소아·청소년에게 비타민D를 규칙적으로 보충했을 때 독감A 발생이 감소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른 연령과 섭취량을 적용한 연구에서 결과가 일관되게 재현되진 않았으나, 매년 독감이 반복되며 생활특성상 비타민D 결핍 위험이 높은 소아·청소년에게는 호흡기 감염이 증가하는 시기에 기본 영양소로 비타민D 활용을 고려하는 근거로 참고할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평가한 대규모 연구로는 2022년에 발표된 CORONAVIT이 있다. 영국의 16세 이상 성인 6200명을 대상으로, 대조군에는 비타민D 검사나 보충을 제안하지 않았고, 두 중재군에는 혈중 비타민D 농도가 75nmol/L 미만일 때 각각 하루 800IU 또는 3,200IU를 6개월간 제공했다. 여기서 75nmol/L 미만은 일반적인 중증 결핍 기준이 아니라, 연구진이 설정한 ‘최적 수준 미만’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두 용량 모두 대조군과 비교해 급성 호흡기감염이나 코로나19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다.
관찰연구에서는 비타민D 상태와 질병 중증도의 관계가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났다. 2021년 발표된 단면연구에서는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295명과 2009~2010년 유행 당시 독감A 환자 93명의 혈중 비타민D를 분석했다. 비타민D 결핍 또는 불충분 상태는 두 질환 모두에서 흔했으며, 침습적 기계환기가 필요했던 환자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기계환기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낮았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혈중 비타민D가 낮은 환자에서 독감이나 코로나19가 더 심하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다만 고령·비만·만성질환·실내생활과 영양불량은 비타민D 상태와 감염 중증도에 모두 영향을 줄 수 있어, 관찰연구만으로 비타민D의 직접적인 예방 및 치료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럼에도 비타민D가 호흡기 상피 장벽과 선천면역에 폭넓게 관여하고, 한국인은 실내활동과 낮은 햇빛 노출 등으로 비타민D 부족이 흔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호흡기 감염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소아·청소년, 실내생활이 많은 성인, 고령자 등 결핍 위험이 높은 사람의 건강관리 기본영양소로서 보충하는 게 의미가 있다.
3. 프로바이오틱스
장내미생물과 장 점막의 면역세포는 대사산물과 면역 신호를 통해 호흡기 면역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장-폐축(gut-lung axis)이라 하며, 이러한 배경에서 프로바이오틱스가 독감 백신에 대한 면역반응이나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연구되어 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독감 분야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백신 접종 후 항체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가 주로 이뤄졌다. 2009년에 발표된 한 논문에는 70세 이상 건강한 고령자 86명과 222명을 대상으로 한 두 건의 무작위 대조시험이 보고됐다. 참여자들은 락토바실러스 카세이 DN-114 001함유 발효유 또는 대조식품을 하루 2회, 각각 7주와 13주간 섭취했으며, 섭취 시작 4주 후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 받았다. 그 결과 일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주에 대한 항체 반응이 프로바이오틱스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면역노화로 백신 반응성이 낮아질 수 있는 고령자에서 특정 발효유가 백신 후 항체반응을 보조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연구의 중심 평가지표가 실제 독감 발생이나 입원 감소가 아니라 항체가였다는 한계점을 고려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도 있다. 멕시코에서 증상이 있는 18~60세 코로나19 외래 환자 300명이 락티플란티바실러스 플란타룸 3종과 페디오코커스 애시디락티시 1종으로 구성된 복합 프로바이오틱스 또는 위약을 30일 동안 섭취했다. 연구를 완료한 293명 중 증상과 바이러스가 모두 소실된 완전관해 비율은 프로바이오틱스군에서 53.1%, 위약군 28.1%였다. 비인두 바이러스양과 소화기 및 비소화기 증상도 프로바이오틱스군에서 감소했다.
이들 연구는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고령자의 인플루엔자 백신 항체 반응과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회복을 보조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균주와 조합별 효과가 다르고 실제 감염 및 입원 예방 효과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장-폐축을 고려할 때 면역노화와 장 기능 저하가 우려되는 고령자에서 호흡기 감염이 증가하는 시기에 장 건강과 면역 기능 유지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Urashima M, et al., Am J Clin Nutr. 2010.
2) Hurst EA, et al., BMJ Open. 2021.
3) Jolliffe DA, et al., BMJ. 2022.
4) Annweiler C, et al., PLoS Med. 2022.
5) Boge T, et al., Vaccine. 2009.
6) Gutiérrez-Castrellón P, et al., Gut Microbes.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