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산페르난도 라우니온에 위치한 썬더버드 리조트로 필리핀 골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아 일주일에 한 번은 다녀오는 편입니다. 골프를 즐기는 지인이 많지 않아 주로 혼자 다니고요. 토너먼트 때 빼고는 주말에도 워낙에 사람이 많지 않은 골프장이지만 이번엔 저 멀리 보이는 골퍼조차 없어서 넓은 골프장을 전세라도 낸 듯했습니다.
1. 필리핀 골프여행, 지금이 최적기!
구름 낀 날씨였습니다. 화창했다면 골프장 어디에 카메라를 비춰도 예쁘게 나오는, 바다를 끼고 있는 상당히 예쁜 골프장인데요. 우기인 요즘은 이 시간이면 항상 이런 분위기가 납니다. 하지만! 골퍼들은 알 겁니다. 이런 날씨가 얼마나 골프 치기 좋은 날씨인지를요. 우기인 요즘이 골프 치기에는 정말 좋은 때라 지금 많이 다녀야 합니다. 건기에 이 시간대에는 너무 더워서 쉽게 지치거든요. 날이 너무 덥거나 일행이 있지 않은 이상, 운동삼아 카트를 타지 않고 다니는데요. 18홀을 카트를 타지 않고 돌다 보면 운동이 많이 됩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으니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취미도 즐기며 여유롭게 골프를 치다 보면 한주의 피로가 가시는 듯합니다.
2. 오해는 금물
별로 많지 않은 나이에 혼자 골프 다닌다고 하면 괜한 오해를 하실 수도 있지만 오해는 절대 금물입니다. 한국에서도 요즘은 골프가 많이 대중화되어 귀족 취미라는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취미 골프를 시작하는 추세라고도 하고요. 필리핀에서 골프는 한국에서보다 비용이나 골프장 위치면에서 접근성이 좋은 스포츠입니다. 18홀 기준으로 1,500페소가 듭니다. 한화로 35,000원 들인 셈이네요. 혼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봐도 2시간에 팝콘까지 2만 원은 들 텐데, 3만 5천 원 들여 대여섯 시간 동안 운동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코시국 전에는 썬더버드 골프장 필드 비용이 주중, 주말 또 회원, 비회원 여부에 따라 달랐는데요. 지금은 프로모 가격으로 일주일 내내 가격이 동일합니다. 주로 주말에 골프를 치는 저에게는 뜻밖의 꿀입니다. 언제까지 프로모를 계속할지 모르겠지만 워낙 골퍼가 많지 않은 곳이었는데, 코시국 이후 골프장이 재개한 이후에는 사람이 더 없어서 당분간은 이 가격으로 지속될 듯하네요. 참고하실 수 있도록 비용은 아래에 따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참고] 산페르난도 라우니온, 썬더버드 골프장 비용 (2022.07.31 기준)
-계산하기 쉽게 필리핀 환율을 25로 계산해보았습니다.
# 필드 : 1,000페소 (25,000원)
# 캐디 : 9홀-250페소 (6,250원), 18홀-400페소 (10,000원) *팁은 따로 챙겨줍니다. 9홀 50페소, 18홀 100페소 정도로요.
# 카트 : 700페소 (17,500원) *카트는 옵션입니다. 저는 날이 너무 뜨겁지 않은 이상 카트를 타지 않습니다.
3. 황제골프가 가능하다?
골프를 필리핀에 살면서 배워서, 한국 골프장은 많이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보통 4인 1조로 다닌다고 하는데... 필리핀에서는 혼자 골프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차이인 듯합니다. 골프 비용이야 골프장마다 다르겠지만 요즘은 한국도 많이 저렴해졌다고 하니, 필리핀 골프여행에서의 비용은 더 이상 큰 메리트가 아닌 듯하고요. 골프 메이트가 있고 골프장에 사람이 많다면 그 역시 나름의 재미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트래픽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해서 빨리빨리 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 수밖에 없겠지요. 한국 친구들에게 혼자 골프 치러 다닌다 하면 황제골프라며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혼자도 좋지만 가끔은 골프 메이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빨리 집 식구를 가르쳐서 함께 다녀야겠습니다.
여담이지만, 골프에 대해 '왜 공을 일부러 멀리 쳐놓고, 그 걸 또 따라가?' 하던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가 '조금이라도 어렸을 때 골프를 배웠으면 좋았겠다.' 했던 말을 듣고 자기도 골프를 배워야겠다며 나섰거든요. '백날 쳐봐라. 하석진이 너랑 골프 쳐주나.'라고 응수했습니다.
지금까지 필리핀 골프여행에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썬더버드 골프장 이용 후기에 대해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