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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이 끝나 마스크를 벗고 나서 우리는 호흡기 감염을 극복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2025년 인플루엔자 환자의 현황을 보면 예년보다 2달 정도 유행이 일찍 시작했을 뿐 아니라, 최근 10년 이내 최대 환자 수를 기록했다. 2024년 미국에서는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가 코로나 사망자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를 지속하면서 꾸준히 유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유행성 감염병의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나를 지킬 것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1. 감염 예방의 최전방 방어선: 예방 접종
인플루엔자는 10월부터 발생이 시작돼 11월 말~12월부터 유행을 시작하고, 다음 해의 4월까지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예방 접종 후 2주가 경과 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1월까지는 예방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다.
최근 코로나 예방 접종은 독감 예방 접종 시즌에 맞춰서 진행하고 있으나 접종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고위험군의 감염률과 중증화의 비율은 여전히 높은 상태이다. 예방 접종은 감염을 100% 막지는 못하나 감염의 가능성을 낮춰준다. 감염이 된다고 해도 증상을 경감시키고 중증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일선에서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환자를 대하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예방 접종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오늘 만난 환자에게 ‘인플루엔자와 코로나 예방 접종은 하셨나요?’라고 묻는 간단한 질문이 예방 접종에 관한 관심을 유발하게 된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일차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즉시 접종을 하도록 권유한다.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걱정으로 부정적인 경우에는 △현재 감염자가 급증하고 중증 환자, 사망자가 생각보다 많음을 설명하고 △접종 후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충분히 의사와 약사와 상의하여 관리가 가능한 점을 강조하면 예방 접종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가 있다.
예방 접종을 하고 난 이후 약국을 방문한 환자에게는 가능한 부작용과 관리 방법을 설명해 준다면 환자의 불안을 낮춰줄 수 있다. 접종 후에는 경미한 근육통과 발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접종 당일은 무리한 운동과 활동, 사우나, 음주 등을 피하고 푹 쉬는 것을 권한다.
만약 미열이나 근육통이 생겨도 2~3일 이내에는 저절로 호전되고 증상이 심한 경우 해열제를 복용하면서 지켜보면 된다는 것을 강조해 주는 것도 좋다. 접종 부위의 부종이나 통증, 열감 등은 냉찜질을 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접종 후 심한 어지럼증이나 호흡곤란, 피부 발진이 생긴다면 아나필락시스 반응이니 즉시 의료기관으로 방문을 안내해야 한다.
2. 바이러스 침투로부터 나를 지키는 2차 방어선: 호흡기 점막 관리와 손 씻기
유행성 감염 질환을 유발하는 병원체가 우리 몸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려면 유입 통로를 철저히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기도 감염은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비말이 직접 호흡기로 전파되는 직접 전파와 비말이 묻는 물체를 만진 손을 통해 전파되는 간접 전파로 나뉜다.
(1) 직접 전파를 막아라. 마스크 착용과 비강 보호제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의약외품으로 권고된 마스크는 KF80, KF94와 같은 보건용 마스크, 비말 차단 마스크나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수술용 마스크가 있다.
보건용 마스크가 비말 차단용이나 수술용 마스크보다는 비말 차단의 효과가 좋지만, 호흡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것이 좋다.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코와 턱을 완전히 덮어야 충분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의 효과는 매우 좋으나 유소아와 호흡기 질환자의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경우 코 점막에 물리적 보호막을 만들어 주는 제품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강내 스프레이 형태의 제품에는 잔토모나스 발효 추출물과 카모스타트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잔토모나스는 바이러스의 물리적 침투를 차단하고, 카모스타트가 바이러스의 세포 내 침입을 억제하는 이중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 8시간 효과가 지속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등원을 하는 아이에게, 사람이 많은 곳을 다녀오실 어르신께 적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2) 손 씻기는 언제나 옳다
겨울철에는 손을 통해 다양한 질병균이 침투한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상기도 바이러스뿐 아니라, 노로 바이러스와 같은 장염 유발 병원균까지 우리 몸을 노리고 있다.
손 씻기는 간단 하지만 효과는 위대하다. 손씻기는 호흡기 질환을 23~40%, 설사를 유발하는 감염 질환을 16~21% 감소시킨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는 손 씻기를 셀프 백신으로 언급할 정도이다. 적절한 손 씻기만으로도 충분한 간접 전파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럼 언제, 어떻게 씻는 것이 맞을까? 외출 후, 화장실을 다녀온 후, 식사 전후 또는 기침, 재채기를 한 후나 코를 푼 후에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씻을 때는 비누로 손 구석구석을 문지른 후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씻어 내야 한다. 30초는 우리가 잘 아는 산토끼 동요를 2절까지 부르면 충분한 시간이다. 지금부터 노래를 부르면서 손씻기를 실천해보면 어떨까? 손을 씻었다고 해도 안심은 금물이다. 가급적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은 주의하자.
손을 자주 씻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알코올 손 소독제를 수시로 사용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알코올 손 소독제는 알코올이 60~80%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되, 30초 이상 손 구석구석을 비비고 말리는 것이 필요하다. 알코올 소독제를 사용할 때도 산토끼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지키는 생활 속 실천을 오늘부터 시작해 보자.
단 화장실을 다녀온 후나 음식을 조리하기 전에는 꼭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한다. 산토끼 노래와 함께 말이다.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은 독감·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출처=질병관리청
3.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 면역력을 유지하라
1차, 2차 방어선을 모두 뚫고 바이러스가 침투한다고 해도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이 잘 작동한다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게 되어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지나갈 수 있다. 그래서 평소에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겨울철에 면역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관리 방법은 무엇일까?
(1) 잘 먹기(음식이 보약이다)
비타민B·C, 아연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 과일, 견과류 섭취를 늘려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 위주의 가공 식품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 기능이 저하되니 가능하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이나 과일차를 마시는 것도 좋겠다. 베타글루칸이 풍부한 버섯류나 유산균 섭취도 면역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 보자.
(2) 잘 자기
하루 7~8시간의 숙면은 면역 세포를 활성화해 방어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다. 수면 부족은 면역 반응 감소, 감염률 증가,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특히 하루 6시간 미만 수면은 감기 감염률을 4배까지 높아진다.
그럼 잘 자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경우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늦은 시간 음주나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기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그래도 잠이 들기 어렵다면 트립토판이 풍부한 따뜻한 우유 한잔 또는 신경을 안정시키고 근육을 이완시켜 수면을 돕는 마그네슘이 풍부한 견과류 섭취, 천연 멜라토닌이 풍부한 체리류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경우 의사와 상의 후 처방을 받아 복용할 수도 있다. 심한 불면이 지속 되면 수면제 복용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꼭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하다.
(3) 건강을 위해 하루 30분만 시간을 내어주자. 햇빛을 쬐면서 30분간 운동하기!
면역 관리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D는 해가 짧고 외출이 적은 겨울에는 많이 떨어진다. 자연스럽게 면역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음식으로의 섭취도 어려우니 하루 30분 정도 햇빛을 쬐는 것이 필요하다. 추운 겨울에 햇빛을 쬐기 위해 30분 동안 가만히 있다면 버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루 30분간 빠른 걸음으로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비타민D도 만들어 내고, 유산소 운동을 통한 혈액 순환 개선과 면역 세포 활성화로 면역이 강화되는 이중 효과를 노려보자.
(4) 그래도 뭔가 먹고 싶다면! 간장약의 의외의 효과
간기능 개선 성분으로 알려진 우르소데옥시콜산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과 중증 악화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르소데옥시콜산은 직접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포 침투 경로인 ACE2 수용체 발현을 감소시켜 침투를 억제할 수 있기에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영향도 적다.
복용 용량이 늘어날수록 예방 효과는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경구로 간단히 복용 가능하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면역 저하군에서는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특히 간질환으로 인해 면역이 저하된 경우라면 간장약 복용으로 간 기능 보호와 코로나 감염 예방의 1석 2조의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건강한 겨울 나기의 기본은 과거에도, 현재도 똑같다. 앞으로도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 매년 돌아오는 겨울을 잘 지내기 위해서 오늘도 기본을 잘 실천하자. 예방 접종을 챙기고,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잘 씻자. 잘 먹고, 잘 자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건강 관리를 실천해보자.
오늘도 아직 기본을 잊어버리고 지키지 못하는 모든 환자들을 위해 우리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잔소리를 쉬지 말아야 할 것이다.
건강한 겨울 나기를 위한 상담 Tip
1. 약국을 찾은 환자를 대할 때 적절한 마스크 착용을 하고 수시로 알코올 손 소독을 하는 시범을 보여주자.
2. 예방 접종을 했는지 직접 물어보자. 전문가의 명확한 권유 한마디가 접종률을 올린다.
3. 감염 질환 예방의 핵심은 면역력 관리이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수면으로도 불충분한 부분이 있다면 영양 상담과 약물, 비강내 스프레이와 같은 대체 치료 방법으로 플러스 알파의 효과를 노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