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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림스페셜 장애공감1318
뒤바뀐 세계
빅토리아 그롱댕 지음┃김현아 옮김
■ 발행일 2023년 10월 31일 |
■ 판형 : 138*188 | 216쪽 | 무선 |
■ 값 16,000원 |
■ ISBN 979-11-91973-14-3 43860
>> 책 소개
★★★ 세실 가뇽 상 수상 2016(1936년 캐나다 퀘벡에서 태어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퀘벡의 어린이 문학에 크게 기여한 선구자로 1997년에 세실 가뇽 상이 만들어졌다.)
★★★ IBBY 장애아동・청소년을 위한 책 선정 2017
정상과 장애, 서로의 입장이 뒤바뀐 세상이 펼쳐진다!
16세 나이에 첫 소설을 쓴 청소년 작가가 그려낸 새로운 반전의 세계. 청소년 문학에서 장애를 다루는 작품이 적은 것에 안타까웠다는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 모두가 예상하고 있는 정상과 장애의 기준을 뒤바꿔 버린다.
“우리 사회가 자폐에 대해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소설을 썼어요.” 14세 때 장애인과 함께 하는 캠프에서 자폐인들을 만나 큰 관심을 갖게 된 작가는 자폐라는 예민한 주제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새로운 관점으로 자폐와 자폐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감동적인 성찰을 보여준다.
사이언스픽션과 심리소설의 중간쯤에 있는 이 소설은 독자들이 새로운 사회를 상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 Sophie Lit(청소년 문학 리뷰 사이트)
자폐스펙트럼 세상에 비자폐인으로 태어나다.
자폐스펙트럼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사람들 대부분이 자폐스펙트럼을 가지고 태어나고, 사회 전체가 자폐인 개개인에 맞추어 완벽하게 계획되고 짜여 있다. 매일 해야 할 일과 순서가 분 단위로 정해져 있고, 사람들 모두 특정 감각이 발달해 예민하며 각자 흥미를 갖고 있는 주제에 깊이 파고들어 뭐든 꿰뚫고야 마는 ‘디깅러’들의 세상.
그런데 이런 세상에 비자폐인 아이가 태어났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정상인’이지만 뒤바뀐 세계에서 이 아이는 ‘장애인’으로 살아간다.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아무 쓸모없는 장애인으로 낙인찍힌 아이.
“나에게는 미래가 없다. 아무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는 장애인이라는 낙인이 찍혔고, 과소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그것은 편안한 고통이었다.”
한 여자아이를 만나면서 그의 세계가 한순간에 뒤흔들리다.
어린 시절 ‘윙 증후군’ 진단을 받은 이 아이는 실험실 쥐처럼 연구와 치료를 목적으로 이뤄진 잔혹한 실험들을 겪은 뒤,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디깅러’ 기질도 없으며, 친구를 사귈 수도 없고, 평생 하찮은 일을 하며 살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아이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일상을 버텨내기로 한다.
그런데 자기와 같은 초록 팔찌를 한 여자아이를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그의 세계는 또다시 혼란에 휩싸인다.
“그 여자아이는 내가 다른 사람처럼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어. 내가 ‘디깅러’가 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어. 장애가 있는 사람도 완전한 권리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어.”
소설 속 자폐스펙트럼 세상에서 비자폐인으로 태어난 주인공은 일반 사람들과 다른 자신으로 인해 혼란에 빠지고 무엇이 정상이고 비정상인지, 다름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지를 때론 신랄하게 때론 고통스럽게 드러낸다.
>> 차례
초록 팔찌
윙 증후군
자연 선택
그레이스
실험실 쥐
아디와 이자야
사랑의 감정
슈뢰딩거의 고양이
‘구제불능’
글로리
해피 엔딩
8번 환자
해후
작가 인터뷰
역자 후기
>> 책 속에서
P. 12
내 팔찌는 다섯 개 모두 초록색이다. 팔찌는 내가 장애가 있음을 드러내는 유일한 표지였다. 나는 팔찌를 차는 게 정말 싫었다. 내 팔찌를 본 사람들은 얼른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과 마주친 예외적인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도 사람들의 반응을 알고 있었다. 나는 특별히 예민한 감각이 없었다. 이건 결함이라기보다는 내가 다르다는 첫 번째 표지였다. 아주 긴 목록의 맨 앞에 있는.
P. 20~21
나는 윙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윙 증후군은 평생 내 삶에 깊이 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한 신경심리학적 장애다. 세상에 나와 같은 진단명을 갖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살면서 지금까지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예전에 만나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적은 있었다. 하지만 내 자신도 내가 지긋지긋하게 싫었기 때문에 현실에서 나와 똑같은 누군가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어릴 때 윙 증후군을 진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나는 윌리엄과 일란성 쌍둥이라 엄마 아빠는 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고, 내 증상을 일찍 발견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상’인 아기는 웃지 않는다. 윌리엄도 일상에서 느끼는 기쁨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엄청 많이 웃었고, 쉼 없이 옹알이를 했고, 쉴 새 없이 소리를 지르며 내가 있다는 걸 세상에 알렸다. 사람들에게 매달렸고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마다 부산하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나를 보고 어처구니없어 했다. 개, 공, 심지어 알록달록한 막대사탕까지. 그래 봤자 시간 낭비였는데도 나는 늘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P. 35
우리 반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우리는 형편없는 아이들이었다. 매년 평가를 다시 받아 몇몇은 자기 길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나처럼 ‘구제불능’ 판정을 받은 아이들은 남아서 아주 기본적인 것을 배웠다. 우리는 모든 과목을 배우지만 거의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나는 중국어를 포함해 열다섯 개 언어를 배웠다. 하지만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는 실력이 형편없었다. 나는 직각 삼각형의 빗변을 계산할 줄 알지만 암산으로 할 수는 없었다.
졸업하고 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불을 보듯 뻔했다. 복잡한 일을 해야 하는 곳에서 나를 고용할 리가 없다. 나는 결국 자신의 흥미와는 아무 관련 없는 단순한 일이나 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이것 역시 ‘구제불능’이다.
내 인생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 인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P. 56~57
앤드류 박사의 이론이 틀렸고, 에틸 수은이 몸속에서 아주 빠르게 사라진다는 사실을 엄마 아빠는 몰랐다. 그런 사실을 모른 채 닥치는 대로 온갖 종류의 백신을 나에게 맞혔다. 어떤 날에는 팔과 엉덩이가 바늘 자국으로 뒤덮일 만큼 많은 주사를 맞아야 했다. 어떤 백신은 오히려 나를 심하게 앓게 만들었다. 나는 정기적으로 며칠씩 열이 심하게 나서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 했다. 어떤 백신은 맞고 나서 근육에 마비가 오기도 했다. 세 시간 동안 팔을 움직일 수 없었던 적도 있었다.
이건 고문이나 다를 게 없었다. 고문과 다른 점은 나를 학대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확신에 빠져 있고, 나를 위해서 한 일이라는 것뿐이었다.
케시 선생님이 어린이 보호 담당 부서에 연락하겠다고 엄마 아빠에게 으름장을 놓기도 하고, 이러면 어린 아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트라우마가 생긴다고 설득해서 겨우 그 일을 멈추게 만들었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어떻게든 나를 치료하고 싶어 했다. 선생님은 나를 치료한다는 건 사람을 물병으로 바꾸려는 것만큼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되풀이해서 말했다.
>> 상세이미지
>> 저자 소개
글쓴이┃빅토리아 그롱댕
16세에 처음으로 소설을 쓰고, 18세에 출판하며 알려진 청소년 작가.
첫 소설에서 작가는 자폐가 정상인 세상에서 신경증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청소년 기욤의 이야기를 한다. 14세 때 장애인과 함께 하는 캠프에서 자폐인들을 만나 개인적으로 큰 관심을 갖게 된 작가는 자폐라는 예민한 주제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우리 사회가 자폐에 대해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소설을 썼다.”
청소년 문학에서 장애를 다루는 작품이 적은 것에 안타까워하던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 모두가 예상하고 있는 정상과 장애의 기준을 뒤바꿔 버린다.
옮긴이┃김현아
대학과 대학원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 《밀로의 비너스가 전학 왔다!》 《다운증후군 가스파르, 어쩌다 탐정》 《삐딱하거나 멋지거나 1·2》 《48pt로 읽는 아이》 《수화, 소리, 사랑해》 《자폐 아들과 아빠의 작은 승리》 《청각장애 아이의 부모로 산다는 것》 《시선의 폭력》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