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가정과 직장과 사회 속에서 수많은 갈등과 아픔을 경험하기에... 정말 잘못 된 것은 고치되 그렇지 않은 것들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세상으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게 하소서.
‘다른 것과 틀린 것’
스탄 목사 댁으로부터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습니다. 식사 기도를 하고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식탁에 수저가 없었습니다. 목사와 가족들은 모두 손으로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필자의 자리에만 포크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필자도 손으로 한 번 먹어 볼 요량으로 손으로 먹어 보았는데, 습관이 안 돼어 꺼림직 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포크로 먹었습니다. 자,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중동, 이슬람권 사람들의 식사 방법이 야만적이고 비문명적일까요?
그것은 그들의 밥 먹는 식문화일 뿐이지,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수저로 먹는 것은 옳고, 다른 방법은 틀리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난센스일 뿐입니다. 오래 전에 성지 순례 중, 이집트에 갔을 때, 화장실에 갔습니다.
당시 필자는 미국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을 때여서, 미국 어느 곳의 화장실을 가든지 화장지가 비치되어 있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집트에서도 아무 생각없이 화장실에 가서 화장지를 찾았지만 화장지가 없었습니다. 무척 당황했었죠.
그런데 자세히 보니, 주전자가 하나 있는데 그 안에 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쪽 사람들은 용변 후에 왼손으로 밑을 닦고 그 주전자에 있는 물로 손을 씻고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비누는 없었습니다.
그쪽 지방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그렇게 교육을 시킨답니다. 오른손은 고운 손, 왼손은 미운 손, 오른손으로는 식사와 기타 일들을 하지만, 왼손은 전적으로 화장실용이어서 왼손으로는 가능한 한 무슨 물건이든지 손을 대지 않는 답니다.
특히 음식물에 왼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마주 했을 때, 항상 왼손은 슬쩍 뒤로 감추고, 오른손으로만 악수도 하고 기타 다른 일을 합니다. 그 지역에서는 먹을 것을 왼손으로 집어, 상대에게 주는 것은 당신과 완전히 절교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어린 아이가 예쁘다고 왼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던지, 볼을 만지는 행위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금기 사항입니다. 자, 이 지역의 왼손 문화를 생각해 봅시다. 이는 분명 다른 문화임에 틀림없습니다.
필자가 6.25 사변 때 시골로 피난 가서 살 때, 화장실에 종이가 물론 없었지요. 당시에 시골에는 신문지도 없었습니다. 짚의 부드러운 부분을 변소(측간)에 두고, 그것을 마구 비벼서 부드럽게 만들어 썼고, 더러는 호박 잎, 콩잎 등을 사용하기도 했지요.
사실 요즘 우리가 쓰는 비데는 중동 지방의 손으로 처리하고 물로 세척하는 방법의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용변 후 물로 깨끗이 씻고 말리는 것이 얼마나 정결하게 뒤처리를 하는 방법인지 모릅니다.
이렇게 지역과 종족에 따라, 다른 문화를 갖고 사는데, 다른 문화를 좋고, 안 좋은 것으로 가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좋고 안 좋고를 가르는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누가 가를 수 있느냐 하는 문제도 따릅니다.
그냥 그 지방, 그 사람들의 문화는 우리와 다르다고 여기며 살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초기 한국에 나온 의료 선교사들은 한국 사람들이 여름에 오염된 찬물을 그대로 마시는 것을 금하고, 꼭 끓여, 식혀서 마시라고 계몽한 것은 옳은 일이었습니다.
여름에 오염된 찬물을 마구 마시는 문화는 잘못된 문화지요. 물김치나 찌개를 상 가운데 놓고 온 식구들이 다 같이 자기 입속에 들어갔던 수저를 식구대로 넣어 떠 마시는 문화, 자기가 마시던 술잔을 옆에 있는 사람에게 주고 돌려가며 마시는 술 문화, 그래서 열 명이 한 술잔을 함께 사용하며 마시는 문화는 확실히 잘못된 식문화입니다.
아무리 한 식구라도, 이런 식사 문화는 시정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다른 문화가 아니고, 폐기해야 하는 문화입니다. 왜냐하면 무서운 전염병을, 가족에게 혹은 친구, 이웃에게 옮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나 가족,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문화는 척결되어야 합니다.
문화가 다른 것은 인정하지만, 문화가 본인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문화는 폐기되어야 합니다. 이웃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신앙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