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디웨이트를 하고 있다.
무릎이나 어깨, 아니면 허리가 찌뿌둥하고 불편해서 병원을 찾으면 흔히 “가까운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하지만 막상 운동하려고 가면 무슨 운동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미국 스포츠의학대학연합이 3년 전 ‘운동이 약이다!’라는 모토를 전국에 퍼트리며 약과 소극적인 의학적 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운동을 통해 만성 통증을 이겨내고 더 건강해지자는 캠페인을 이끌었다. 물론 약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있지만 최근 늘어나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은 운동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으며 예방 될 수 있다는 것이 배경이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려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질문은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가?”다. 외국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피트니스 산업은 몸을 가꾸거나 키우는 보디빌딩과 심폐 능력의 유지와 향상을 목표로 하는 에어로빅이 주를 이뤄왔다. 형태가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보디빌딩과 에어로빅은 여전히 피트니스 산업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 체형을 가꾸는 것뿐 아니라 체중 감량까지 목표로 한다.
몸도 못 움직이면서 왜 무거운 걸 들까
최근 보디빌딩, 웨이트트레이닝, 에어로빅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피트니스 현장에 ‘움직임 평가’ ‘움직임 운동’ ‘보디웨이트 운동법’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운동법이 소개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의학대학연합이 올해 초 발표한 2016년 운동 트렌드 1위는 자신의 체중을 사용해서 운동하는 ‘보디웨이트 트레이닝’이다. 이 운동의 논리는 자신의 몸도 잘 못 움직이는데 왜 무거운 걸 들면서 운동하느냐는 것. 인체의 각 관절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아주 좋은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데 왜 무리해서 그와 같은 관절에 중량이나 스트레스를 전달해 아프게 만드느냐는 것이다.
사실 중년이나 노년, 아니면 노년을 앞둔 이들에게 근력강화는 아주 중요하다. 관절에 연결된 근육이 강화돼 있고 유기적으로 힘을 내게 될 때 일상생활에서 수행해야 할 일들을 수월하게 감당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예측하지 못했던 부상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오랜 시간 잘못된 자세나 만성 통증, 또는 관절의 약화나 불안정화로 인해 건강을 위해 시작했던 근육강화 운동이나 과도한 유연성 운동 등이 역으로 우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운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잘못된 자세로 가동성을 잃는 사람들
우리 인간들은 본래 아주 좋은 움직임을 가지고 태어났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잘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가동성(Mobility)’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움직임은 아주 정교하고 복잡하다. 정교하고 복잡한 움직임 패턴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능이다. 하지만 사회가 고도화된 산업에 맞춰 기술 위주로 변하면서 인간의 움직임은 반복되는 작업, 늘어나는 업무량, 잘못된 자세 등으로 가동성과 정교함을 잃어가고 있다. 움직임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거북이의 목을 닮아간다고 해서 ‘거북목증후군’이라는 질병이 생겨났으며, 그로 인해 목, 어깨, 허리, 무릎에 통증이 일어나게 된다.
그중 심각한 문제가 목과 등, 엉덩이관절(고관절)이 굳어져가는 것이다. 목을 앞으로 쭉 내밀면 어깨가 자동으로 앞으로 따라가게 되고 등이 늘어나게 된다. 등근육이 늘어나게 되면서 경직되고,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엉덩이관절을 경직되게 한다. 지난 4월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일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나라(평균 11시간 30분)로 뽑혔다. 많은 젊은 회사원들이 앉았다 일어나기 동작을 힘들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문제가 젊은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중·장년층이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건 신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에게 움직임을 평가받아야 하고, 움직임을 회복할 수 있는 맞춤형 운동을 해야 한다. 움직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왕년을 생각하며 힘을 쓰거나 움직이다가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어떤 운동을 선호하든 기본적인움직임이 확보돼야 하는 것이다.
‘움직임 평가’를 위한 자세들
- ▲ 에어 스쿼트(Air Squat)
1. 에어 스쿼트(Air Squat)
양발을 어깨 너비만큼 벌린 다음 상체를 반듯하게 유지하며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 ▲ 스러스터(Thruster)
2. 스러스터(Thruster)
덤벨을 양쪽 어깨에 올리고 양발은 어깨너비로벌려 스쿼트 자세를 취한다. 앉았다 힘차게 일어나며머리 위로 올리면 된다.
- ▲ 박스 스텝 업(Box Step Up)
3. 박스 스텝 업(Box Step Up)
박스를 눕힌 다음 양발을 엉덩이 너비로 벌린 후 한쪽 발을 박스에 올리며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내려올 때는 올라간 발을 먼저 내린다.
- ▲ 케틀벨 데드리프트(Kettlebell Deadlift)
4. 케틀벨 데드리프트(Kettlebell Deadlift)
척추기립근과 전신 강화에 도움이 된다. 케틀벨을 바닥에 내려놓은 상태에서 데드리프트 자세를 취하고 일어선다.
- ▲ 홍정기
홍정기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부교수.
한국체대에서 스포츠의학 석사학위를, 미국 오레곤주립대학에서 운동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한체력코치협회 국제이사 및 교육이사를 맡고 있으며, 고양 오리온스 프로농구단 선수 트레이닝 컨설턴트와 리복 크로스핏 센티넬 트레이닝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 글 홍정기(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부교수)
/ 포토그래퍼 김지아 jkim@chosun.com
/ 촬영협조 리복 크로스핏 센티넬 다운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