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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매매량 2981건… 연착륙 신호
급매 소진된 일부 지역은 가격 반등
전세시장도 하락폭 줄며 회복 징후
“국내외 경기 불안 지속, 낙관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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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9단지’ 전용면적 49㎡는 최근 5억1500만 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만 해도 4억 원에 팔린 점을 감안하면 4개월여 만에 1억 원 이상 오른 것이다. 매매 호가도 5억∼6억 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도 1년 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고 가격 하락 폭도 둔화하면서 아파트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세시장 역시 전세사기와 역전세난에도 주거 여건이 좋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위축과 내수 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서울 아파트 거래 늘고 가격 하락 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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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98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매매 거래량(8일 기준) 또한 2139건으로 조사됐다. 신고 기간이 20일 넘게 남았음을 고려하면 4월 매매량도 3000건을 웃도는 것으로 최종 집계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19∼2021년 월평균 매매량(5502건)의 절반 수준이지만 지난해 10월 558건까지 추락했던 거래량이 크게 회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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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 하락세도 둔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주 대비 ―0.05%로 올해 1월 첫째 주(―0.67%)에 비해 하락 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강남구(0.03%)와 서초·노원구(0.02%) 등 주거 수요가 높거나 재건축 기대감 등이 있는 지역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가격이 뛰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28억4000만 원에 거래됐던 서초구 ‘서초그랑자이’ 전용면적 85㎡ 역시 지난달 말 33억5000만 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수요 회복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설문한 결과 20, 30대 응답자 중 54.5%는 부동산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 전세시장도 분위기 전환 조짐…“낙관은 금물”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우려로 타격을 입은 전세시장도 인기 지역 아파트 위주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초만 해도 한 주에 1% 넘게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0.11%까지 하락 폭이 줄었다.
실제 송파구는 4월 넷째 주(24일 기준) 아파트 전세가격지수가 전주보다 0.03% 오르면서 지난해 7월 첫째 주(0.01%) 이후 약 10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5월 첫째 주에는 0.04%로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달 5억2000만 원에 전세 계약된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1단지’ 전용면적 85㎡는 최근 7억1000만 원에 전세 거래가 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연초 신혼부부 위주로 급매물이 소진됐고,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최근 두세 달간 아파트 가격 상승 움직임이 있었고 실거래가 지수도 높게 나타난 건 사실”이라면서도 “급매물이 팔리면서 가격 반등 조짐을 보이다가도 다시 침체에 빠지는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기 때문에 상승세가 지속될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