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 사극 '대장금 열풍'이 안방극장을 넘어 식당가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주 전체 TV 시청률 1위에 등극한 '대장금'(극본 김영현, 연출 이병훈)에서 선보였던 요리들이 속속 식당가에 나오고 있다.
서울 유명 한정식집에서는 잣솔 육포 생란 등으로 묶은 3만원대 '대장금 특선' 이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18가지 찬이 코스로 나오는 '궁중만찬' 등 다양 한 궁중 식단들이 미식가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그 뿐인가. 얼마전 강남의 한 아파트 상가 떡집에서 MBC에 로열티 2500만원을 내고 간판을 '대장금 떡방'으로 바꿨다.
한과, 한방 의약품, 화장품, 술, 인스턴트 죽 등도 '대장금' 상표 사용을 얻어 내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모두들 그 어렵다던 약초 재배에 성공하고, 진가루가 없어도 만두를 척척 빚어 내는 장금(이영애)의 야무진 손맛을 빌려 덕을 보려는 것이다.
게다가 드라마 인기를 업고 소설 '대장금' 첫 권이 이미 나왔으며, 장금 캐릭 터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도 곧 출시된다.
또 '불어라~'로 시작하는 민요풍 합창곡(무제) 등 배경음악도 뜰 조짐이다. ' 허준' '상도'에 이어 '대장금' 배경음악을 맡은 임세현 음악감독은 반응이 좋 아 OST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국 식당가와 한약방, 식음료 시장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는 '대장금 '의 매력은 무엇인가.
저녁식사 후 출출할 즈음인 밤 10시 문을 여는 '대장금'은 현란하고 맛깔스런 궁중요리 세계로 안내한다. 최고 음식을 만들어내기 위한 궁중 나인들의 경쟁 이 일단 정직하고 건강하게 다가온다.
물론 대대로 수라간 최고 상궁 자리를 지켜온 최상궁(견미리)네 집안이 권세가 와 결탁해 종종 음모를 꾸미지만, 궁중 여인들의 처절한 권력 암투를 그린 기 존 사극과는 분명 색다르다.
지금까지 접할 수 없었던 수라간, 퇴선간, 나인 처소, 약초를 기르는 다재헌 등 조선시대 궁궐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일등공신은 장금(1506~1544)이 여자로는 최초로 임금 주치의 가 됐다는 역사적 기록 하나만으로 상상력을 펼쳐나가는 이병훈 PD와 작가 김 영현이다.
'허준' '상도'로 사극 열풍을 이어온 이병훈 PD와 김영현 작가는 주인공 이영 애가 숨 돌릴 틈 없이 갖가지 위기를 견디도록 혹독하게 드라마를 이끌어가고 있다.
매회 새로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하는 이영애는 방대한 촬영 분량 때문에 감기 까지 걸렸다고 한다.
한편 '허준 열풍'에 일조한 탤런트 임현식의 감초 연기도 드라마에 탄력을 주 는 중요한 요소다.
출처:매일경제 2003년 10월 19일 (일) 16:12
<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