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화자의 ‘태도’는 분위기 및 시적 상황과 더불어 시를 제대로 읽어내기 위한 바로미터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시의 구절 하나하나를 분석하는 것은 평론의 몫일뿐이다. 이 시는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는 기계문명의 태도를 우선 짚어내야 한다. 3행이 “ 차가 갑자기 분 물이무서워”가 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태도’는 젊은 아낙의 원시적 생명력으로 충만한 생(生)의 관능미와 건강성( 허연 허벅지/ 비릿한 살 냄새)을 형상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그러한 원시적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태도를 확장적으로 전이시키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시의 묘미이다. 주로 농촌을 배경으로 우리의 현실과 한, 울분, 고뇌 등을 노래해 온 현대시인 신경림의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그의 그러한 시가 지니는 詩情의 특징은 조형미와 회화미가 유독 도드라져 있기에 시독(視讀)만으로도 시 읽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여기에 그 시는 운율과 율격(律格)을 결코 놓치고 있지 않아 청독(聽讀)의 즐거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금상첨화로 이 시에서 특이 도드라져 있듯이 감각적인 이미지의 맛을 볼 수 있어 미독(味讀)의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결국 시는 인생과 자연에 관한 노래라면 신경림 시가 우리에게 주는 철학적 인식으로써의 알레고리를 놓치지 않는 것이 그의 시를 읽어내는 비법이라 하겠다. 따라서 신경림 시의 결부는 눈과 귀와 혀로 읽는 감각을 바탕으로 그 시의 내부에서 풍겨오는 알레고리적 향기를 마음으로 읽어 내는 말하자면 심독(心讀)을 통한 시의 정서미(情緖美)를 놓치면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