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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료칸기행 2부 건강을 선물하다
현영(방송인)
주변 환경에 따라, 테마에 따라 다채로운 매력을 뿜어내는 일본 료칸. 화려한 전통의상으로 전혀 다른 내가 되어보고, 일상을 잊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인데요. 일본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일본’ 료칸에 또 다른 즐거움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료칸은요, 일본인들의 의식주뿐만 아니라 정신세계까지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이 료칸이 요즘 새롭게 건강을 위해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녹차와 온천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휴식과 건강 모두를 원하는 여행자들의 마음을 훔친 료칸, 먹기도 아까운 예쁜 사과와 온천의 만남은 또 어떤가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건강 료칸들을 만나러 갑니다.
규슈 북서부 이곳 ‘사가현’에는 일본 최고의 녹차 생산지대가 있습니다. 일교차가 큰 분지 지형이라 고급 녹차가 자라는데요, 녹차는 마시기만 한다는 편견을 깬 똑똑한 료칸이 오늘의 첫 번째 주인공입니다.
“여기에 녹차로 굉장히 유명한 료칸이 있다고 해서 지금 찾고 있는데요, 이곳이 맞는 것 같아요. 한번 들어가서 확인해볼까요?”
온천과 녹차가 잘 어우러질까요?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여기가 최초의 녹차 온천인가요?”
“네. 맞습니다.”
“아, 그래요?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에서 온 현영이라고 합니다. 사장님이신가요?”
“네. 저는 료칸의 사장인 ‘시모다 타카요시’라고 합니다.”
무엇이든 처음 시도하는 것이 어려운데요, 성공과 유지의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녹차 료칸의 명성답게 일본식 정원 한 가운데에 녹차노천탕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녹차 빛이 진하긴 한데 어떤 품질의 녹차가 얼마나 들어가는 걸까요? 혼쾌히 해답을 주시는데요. 통큰 사장님. 한눈에 봐도 우리가 마시는 녹차 티백이 가득합니다. 아무리 녹차 산지라고해도 온천에 사용하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고급 녹차라네요.
녹차에는 비타민C와 비타민A가 함께 들어있어 피부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미백효과도 노화방지에도 좋다고 합니다. 게다가 나트륨 성분이 풍부한 온천물과 섞여 피부의 윤기를 더해준다고 하네요.
시모다 타카요시(료칸 주인)
“이 노천탕은 20년 전에 저희가 일본 최초로 만든 녹차 노천탕입니다.”
“아, 그래요? 그럼 이게 다 녹차인가요?”
“네. 녹차 팩입니다.”
“녹차 팩이군요.”
“이걸로 팩을 합니다. 얼굴 같은 곳에...”
“팩을 하면 미인이 되나요?”
“네. 미인이 됩니다.”
“저기 보이는 녹차 팩들은 마사지하라고, 녹차 탕에 들어가서 얼굴에도 마사지하면 예뻐진다고 말씀해주시네요.”
“더 미인이 됩니다.”
“더 예뻐진다고요? 지금도 미인인가요?”
“지금도 예쁘지만 더 미인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몸에도 좋고 피부에도 좋다니 유혹을 떨쳐내기가 어렵더군요.
“물에서 녹차 색깔이 쫙 나네요. 그렇죠? 녹차를 얼마나 탄 거예요. 이렇게 진하게 녹차향이 쫙 퍼지고...”
녹차팩 주전자에 가까이만 가도 아싸한 녹차향이 진동을 합니다. 하루에도 수백 개. 이런 넉넉함에 여행객들은 감동하기 마련이죠.
“이 안에 녹차를 잔뜩 넣고 여길 물이 통과하면서 녹차가 돼서 여기 탕에 가득 차나 봐요. 녹차 팩을 물에 적셔가지고 우러나는 것 봐요. 녹차 우러나는 거 보여요? 마셔도 되겠네요.”
바로 팩을 시도해봤는데요, 아직도 진하게 흘러나옵니다.
“그런데 녹차가 쭉쭉 나오네요. 보이세요? 우리도 녹차 팩 팔잖아요? 그것처럼 피부에 녹차를 비벼서 마사지하면, 이게 비타민 팩 한 것처럼 피부가 하얘지고 촉촉해져요.”
건강과 미용을 함께 한방에 잡을 수 있다니, 여성 여행자들이 반할 수밖에 없겠죠? 본래 일본의 정원은 참선과 구도의 공간인데요, 은은한 녹차 향이 더해지니 온천욕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료칸이 직접 운영하시는 녹차밭으로 안내하셨는데요, 녹차와 다도의 나라 일본에서도 이곳 ‘우레시노’ 녹차는 왜 최고의 녹차로 불릴까요? 가림막으로 직사광선을 피하고 싹이 튼 어린 녹차 잎을 손으로 하나씩 따기 때문이랍니다.
“사장님, 우선 우레시노 녹차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시모다 타카요시(료칸 주인)
“우레시노 녹차는 1650년 경 ‘요시무라 신베이’라는 분이 처음 만들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렇게 조금 둘글게 되어있죠? 이걸 옥녹차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레시노 녹차는 일본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옥녹차는 마지막 공정에서 끝을 둥글게 해 떫은맛이 적은에요, 최고급 녹차로 유명합니다. 녹차 홍차만의 특별한 체험, 바로 다도를 맛 볼 시간입니다. 온천할 때 입는 간이 옷 ‘유카타’가 아니라 ‘기모노’를 입어야 합니다. 다도를 참선과 구도의 과정으로 여기는 일본인들의 의식이 엿보입니다.
평범한 녹차는 언제라도 공짜로 마실 수 있는 녹차 온천이지만 제대로 된 다도 체험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합니다. ‘이치고 이치에’ 다실에서의 만남은 반복되지 않기에 진실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답니다.
▶ 이치고 이치에 - 일생에 한번만 만나도 인연’이란 뜻으로 다도에서 차를 대접하는 마음가짐을 의미한다.
나라시대에 수입되어 선불교를 거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다도. 다기는 수량의 도구로, 복잡한 과정은 현실을 초월해 이상적인 아름다움에 도달하려는 불가능한 욕망의 결과로 여긴다고 합니다. ‘다도일미’. 다도로 이룰 수 있는 경지와 참선으로 이룰 수 있는 경지가 같다는 의미를 새기며 차 맛을 돋우는 과자를 먼저 맛봅니다.
“우레시노 녹차가 팥소로 들어있는 오가시, 과자예요.”
우리와 같은 덕음 차가 아니라 말차 즉 가루차인데요, 중국과 우리에게 잊힌 다도가 살아있습니다. 거품이 날 정도로 곱게 개어 마시는데요, 차를 마시는 것 이전에 이 모든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둡니다.
“뜨거운데 괜찮겠습니까?”
“따뜻해요. 괜찮습니다. 녹차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요.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녹차하고는 조금 다르죠? 거품까지 카푸치노처럼 얹어진 일본의 전통 다도를 통한 녹차를 받았습니다. 마셔볼게요. 음~ 거품 때문에 약간 부드러운 맛이 퍼지면서 쌉쌀한 녹차 맛이네요. 감사합니다.”
그 맛에 반해 용기를 내봤는데요...
“차 스푼으로 한 스푼 반입니다. 이렇게 손을 돌리면 따뜻한 물이 들어갑니다.”
“약간 인형 움직이는 것처럼 이렇게 하네요.”
작은 손놀림에도 집중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실수할 수도 있지만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따라 해봤는데요.
“오! 거품이 나네요, 거품이 나요. 잘 하고 있어요. 파이팅. 박수 쳐주세요. 박수. 감사합니다.”
다행히 처음이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일본의 다도 문화를 배워봤습니다. 근데 앞에 손님처럼 앉아서 차를 받을 때는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요. 막상 앉아서 배워보니까 팔의 각도, 물을 뜨는 국자를 놓는 방법, 스푼을 놓는 방법, 젓는 방법 이런 게 다 정해져 있더라고요. 어렵네요, 어려워요. 하지만 한국과 조금 차이가 있고 재밌는 것 같네요. 다도 문화도 공부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건강을 키워주려는 두 번째 료칸은 일본 최대의 사과 산지 ‘아우모리현’입니다. 서양 선교사에 의해 사과가 소개된 이래 아우모리 사과는 일본열도를 평정했는데요,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사과도 바로 이곳입니다.
“사과 진짜 많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뭐하고 계신 거예요?”
“사과 잎을 따고 있어요.”
“아, 사과 잎이요? 사과 따고 계신 거예요? 사과가 진짜 커요. 크네요. 사과가 크네요. 맛있어 보여요.”
다 맛있지만, 특별히 맛있는 사과를 찾아주시겠다는 데요.
“이 사과도 맛있는 건가요?”
“맛있을 거예요. 따볼래요?”
“따도 괜찮아요?”
평생 사과를 키우신 분들이라 기대가 됐습니다.
“원래 이렇게 사과밭에 오면 바로 따서 한 입 딱 먹어야죠.”
기대 이상, 최고의 사과였습니다.
“맛있어요. 진짜 맛있어요. 이 사과 되게 달고 새콤하고요. 시원한 느낌이에요. 맛있어요. 그리고 커요. 제 얼굴 사과만하죠? 정말 커요.”
“여기 사과는 왜 이렇게 맛있는 거예요?”
나라 요시노부(사과 재배 농부)
“아침엔 춥고 낮엔 따뜻하니까, 일교차가 적당해서 당도가 높아져요.”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있어서 사과가 더욱더 맛이 있고 달콤한 맛이 있대요.”
근처에 몸에 좋은 아오모리 사과를 내세워 지역 명물로 떠오른 한 료칸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아침마다 진기한 광경이 펼쳐지는데요.
“사과랑 온천이랑 어떻게 어우러지나 했더니 이렇게 만났네요. 너무 귀엽다. 이거 봐요.”
녹차도 그랬지만, 아까워라. 이 새빨간 색깔 좀 보세요. 바로 방금 딴 사과라니 놀랍습니다.
카무라 아야노(료칸 종업원)
“료칸 옆에 있는 사과밭에서 365일 가져와서 탕에 넣고 있습니다.”
얼른 베어 물고 싶은 새빨간 사과들. 온천물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워 보이네요. 좋은 성분이 녹아 피부에도 좋겠지만, 눈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사과탕. 감동적인 서비스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신선한 사과에서 나오는 좋은 비타민, 이런 성분들이 물에 녹아서 스킨을 바르듯이 촥 스며드는 것, 그리고 사과의 향으로 하는 힐링, 시각적인 힐링 이런 것에서 여자들, 젊은 아가씨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건강과 함께 손님들의 오감만족을 위한 정성과 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입맛을 돋우기 위한 신선한 사과요리들이 준비되고 있는데요. 사과로 어떻게 풀코스가 가능할까요? 우선 이건 새콤함과 달콤함을 더해주는 사과튀김. 요리과정이 눈길을 끄는 이건 사과 속을 파고 익힌 사과 그레탕(?)인데요, 연령대가 낮아지는 젊은 손님들을 위해 퓨전요리랍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보는 것만큼 맛은 없는 퓨전요리가 적지 않은데요, 이곳 요리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보기도 예쁠 뿐 아니라 사과 본연의 맛과 향이 살아있어 온천 후 노근한 몸을 상쾌하게 깨우는 요리들입니다. 이 중에서 상상하지 못한 조합인데, 맛이 일품인 특별한 사과 요리가 있었는데요.
“사과 튀김! 이거 먹고 저 깜짝 놀랐어요. 얇게 저민 사과 위에 가리비가 얹어져 있는데 이걸 같이 튀김옷을 입혀서 먹는 그 맛이 ‘어떻게 가리비랑 사과가 어울리지?, 튀김하고 사과가 어떻게 어우러지지?’ 상상하지 못한 그 이상의 맛인 것 같아요. 어떡해요. 이거 마치 해산물 만두를 먹는 듯한 느낌인데 그 안에 사과가 어우러져 있어요. 최고!”
우리나 일본이나 남녀노소 건강한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데요. 다음 료칸은 그런 손님들의 바람을 제대로 읽어내 성공한 곳입니다. ‘쿠주고원’ 국립공원에서 건강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즐기고 특별히 개발한 다이어트 식단으로 맛있는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특별한 온천 료칸입니다.
“이곳은 해발 1,000m이고요 또 산으로 둘러싸인 곳입니다. 이곳에요. 여성들이 한 번 오면 꼭 다시 찾고 싶어하는 5성급 호텔인 료칸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또 하나 매력적인 건, 이곳에 오면 건강을 찾을 수 있다고 하네요. 저도 한번 건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곳이 다이어트로 유명한 료칸 맞나요?”
“맞습니다.”
화려한 컨셉보다는 소박한 산장 분위기이지만 ‘굿 디자인 상’을 받은 5성급 호텔 료칸입니다.
“여기에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있나요?”
하라다 가즈노부(료칸 사장)
“네. 있습니다. 3월에 10명의 사람이 실험 참여를 했는데요, 20대부터 50대까지 남녀 각 5명씩 총 10명이 평균 2.1kg 다이어트에 성공했습니다.”
목재를 이용해 산장에 온 듯한 편안한 분위기였는데요.
“들어오는 입구는 풀 빌라를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안은 산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요. 이 천장, 나무목재... 둘러볼까요? 산 속 산장에 와가지고 앉아서 밖을 쳐다보면서 있는 듯한 아늑한 느낌이네요.”
‘물아일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이 이 료칸을 관통하는 테마입니다. 도시의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배려가 눈에 띄는데요. 다이어트 프로그램 역기 다른 료칸들은 갖지 못한 탁 트인 평원에서 건강하게 몸을 움직이도록 짜여 있습니다.
“자 그러면, 이 료칸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더라고요. 먼저 승마부터 해볼게요. 처음 뵙겠습니다. 승마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나요?”
미야모토 히로시(승마 강사)
“네. 효과가 많습니다. 타고 있으면 온 몸이 움직이는데 이렇게 배 주위와 복근, 등 근육을 자극합니다. 말을 차는 데 다리도 사용하기 때문에 전신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걷는 것과 동일한 정도로 충분한 운동이 됩니다.”
“아, 그렇습니까?”
승마는 난생 처음이라 겁도 약간 났습니다.
“예쁜 말이네요. 안녕! 잘 부탁해!”
다행히 승마 선생님이 아주 경험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이 고삐를 잡고 등을 쭉 펴세요. 자세가 좋습니다. 긴장을 푸세요. 고삐를 들어봅시다. 손가락을 이쪽으로 걸고요. 왼손은 이곳을 잡습니다. 네. 고삐를 조금 위로 잡으세요. 당기면 브레이크라서 말이 멈춥니다.”
아기가 걸음마 하듯이 움직여 봅니다. 그런데 정말 다이어트 효과가 있을까요?
“고삐를 당기고 풀고... 잘했어요. 잘했어요.”
금새 이렇게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는데요, 말을 타고 국립공원 장관을 만끽할 수 있는 기분, 오로지 이곳에서만 가능한 짜릿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굉장히 예쁜 곳이지요?”
“네. 예쁜 곳이네요.”
어느새 대화하며 초원을 산책하는 여유까지 부리게 되었는데요, 이 료칸에서가 아니면 하기 힘든 체험승마를 언제든지 다시 도전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정말 재밌다. 저 여기서 살고 싶어요. 어떡하지... 초원...”
“다리를 이쪽으로 하세요. 잘 하셨습니다.”
“고마워, 고마워. 어! 진짜 말을 탄 기분은요. 영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고요. 이 넓은 초원과 국립공원이어서 그런지 경치가 정말 좋고요. 그리고 배, 등, 다리 전체적으로 계속 힘을 줘서 딱 세워 놔야 되니까 운동도 되면서, 운동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 보이는 광경이 멋있으니까 힘든지 모르고 운동을 쭉 한 것 같아요. 최고예요, 최고...”
놀라운 건 몸의 변화였는데요.
“물속에서 한참 놀다 나온 것처럼 걸을 때 다리가 너무 무거워졌어요. 운동되네요.”
쉴 틈없이 이어지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특징입니다.
“아, 사이클. 지금도 힘든데...”
사쿠라기 마사히데(료칸 총지배인)
“20분 정도 되는 코스입니다.”
“20분 코스라고요? 20분 정도 되는 코스를 갔다 오는 거래요. 그 정도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근데 승마로 기운을 너무 빼서...”
탁 트인 초원에서의 사이클, 난생 처음이었는데요, 힘들어도 페달을 밟을수록 에너지가 솟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대자연의 기운을 호흡하며 새로운 날을 꿈꾸는 시간이었는데요. 1박2일을 달리면 몇 kg이 빠지든 초원을 달리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만드는 훌륭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이제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워킹을 하겠습니다.”
“워킹이요? 피곤합니다. 몸이 다 아파요.”
“괜찮아요. 마지막이니까 힘내세요.”
“몇 km인가요?
“6km입니다.”
“6km요?”
“한 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한 시간 반이요?”
“이 잔디를 걷는 겁니다.”
“너무 힘든데, 지금도 힘든데 6km를 걸어야 된대요. 그게 트레킹 코스래요. 그래서 1시간 20분 정도? 살이 안 빠질 수가 없네요. 안 빠질 수가 없어”
아름다운 경치를 그저 눈으로만 보는 게 우리 도시인들의 일상인데요, 풍경 속으로 성큼성큼 들어가 온 몸으로 자연과 마주한 이날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근데 진짜 3가지 운동을 다 하고 나니까 날씬해진 것 같아요. 살 빠진 것 같아요. 좀 날씬해졌죠?”
“아마 2kg 정도 빠지지 않았을까요?”
“2kg이나요? ‘한 2kg정도 빠지지 않았을까요’ 이러시는데 진짜 빠진 것 같고요. 너무 배고파요.”
“이제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갑시다.”
“감사합니다. 너무 배고파서 이제 뭔가를 먹어야 될 것 같아요.”
기분좋은 공복감에 어울리는 건강한 ‘가이세키’요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스즈키 유이치로(료칸 요식담당 지배인)
“밥을 적게 하고 채소로 스시를 만들었습니다. 원래 60g의 당질이 포함되는데 이 메뉴에는 그 절반인 30g 정도의 당질만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몸에 흡수되는 칼로리를 낮췄고 그런 요리로 메뉴를 구성했습니다.”
정성과 아이디어로 칼로리는 낮추면서도 맛도 포기하지 않는 착한 다이어트 식단이었습니다.
“진짜 다이어트 식단이긴 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다이어트 할 때 식초 다이어트도 사실 있거든요. 약간 새콤하게 식초를 먹으면 유연성도 좋아지고, 그런 다이어트가 있어서 하는데요. 레몬 디톡스처럼요. 이 요리들은 일단 염분이 거의 없는 것 같고요, 다이어트 식단인데 맛있게 만든 다이어트 식단이네요.”
손님의 건강을 속 깊게 배려한 료칸 덕분에 나의 몸과 화해할 수 있어 뜻 깊고 값진 1박2일이었습니다.
“사장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해요. 저 미인이 됐나요? 살도 빠지고?”
“네. 미인이 되셨어요.”
“안녕히 계세요. 승마, 트레킹, 온천. 정신없이 이것저것 했더니, 다리가 후들후들하기는 한데 정말 살이 빠진 것 같아요. 좀 핼쑥해졌나요? 다이어트 됐네요.”
첫댓글 제가 약간 바쁜 12월이 되어 기행영상 감상을 잠시 미뤄야될 것 같습니다.
수고가 많았네!!
생업에 충실하시고 시간많으실때 감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