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30분마다 한번씩 고모 역 으로 향하는 910번 버스를 타고
흙탕으로 범 벅 이 된 좁은 길을 지나 고모역 앞에서 차를 돌려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간다.
버스를 타는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지난 3월에 갔을 적에 있던 버스 승강장도 사라져버렸다.
지난해 7월15일 이후로 경부선 지천 역, 삼성역과 함께 여객취급 중지 역 으로 격하되어
경부선을 지나는 모든 열차는 고모 역을 지나칠 뿐이다.
열차가 서지 않는 지나치는 역..
고모 역에게 그것은 그리 낯 설은 일도 아니다.
비둘기호 하루 몇 편 서 는 게 전부였던 간이역..
비둘기호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들어선 급행열차가 대신 정차해주었지만, 정거장에 서는 것이 오히려 안쓰럽기 조차 할 만큼 이용객은 거의 없었다.
고모 역..
단순히 작은 간이역으로 보기에는 지나온 사람들의 숱한 삶의 애환을 함께해온 역..
고모 역 은 힘겨운 삶의 언덕길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이제는 기차도 서지 않아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뜸한 기차역..
오늘따라 굳게 닫혀있던 역사 대합실문이 활짝열려있다.
마치 곧 열차가 도착 할 것만 같은 그런 모습이었다.
고모 역은 살아있는 시다.
고모 역은 살아있는 힘겨운 지난날의 추억의 책장이다.
활짝 열린 문틈으로 들어서니 텅 빈 대합실에 홀로 앉아있는 곰 인형이 먼저 이방인을 맞는다.
플랫폼으로 가는 길은 막혀있다.
영원히 이 길은 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장마를 앞둔 고모역..
고모역 앞에는 몇 개의 식당과 상점이 전부이다.
고모역 앞 도로는 아직 공사 중이다.
저 길을 따라 올라 가면은 저 유명한 비 내리는 고모 령 의 고모 령이 나온다.
폴 사인도 없는 황량한 고 모역 정거장으로 고속전철이 빠르게 지나간다.
언제부터인가 기존 열차들을 몰아내고서 경부선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데,
고모역의 격하운명이 빨리 앞 당겨 진 것 도 어쩌면 바로 저 녀석 때문 일 것이다.
저 녀석 덕분에 우린 일반열차를 타기위해 고역을 치루 어 야 하고, 서민의 삶의 흔적이 배여 있던 통일호열차를 철길에서 영원히 퇴장시켜버린 장본이기도 할 것 이다.
참 저 녀석 얄밉다.
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열차도 떠나고 고모 역은 다시 침묵에 빠져든다.
언제나 떠나는 기차를 바라보는 날이 더 많았던 나날들..
지나온 시간동안 몇 번의 열차 대형사고로 사고역이란 오명까지 받았지만..
추억..먹고 살기 힘든 그 시절의 추억을 담고 있는 빛바랜 앨범이 되어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고모 역..
고모 역 이름아래 힘겹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눈물이 감춰져 있는 간이역..
※ 고모역 찾아가는 방법
시내버스 910번 일반버스가 1시간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있다.
택시를 이용할경우 남부정류장에서 이용하면 되는데 기본요금에서 조금 더 나온다.
첫댓글 고모역 아직까지 지공승 발매 가능한가요? 누군가 단말기 철거되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지난해 7월15일 여객취급 중지로 승차권 발매도 중지 되었습니다.
아~~~고모역 정겨운 역이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