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낙지요리 고집,연포탕 국물맛 못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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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마당에 가면 뭐가 있을까. 설화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용왕은 없지만 손님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건강을 챙겨주는 낙지요리와 시원한 연포탕이 있다.
서울 보문동 용궁마당(02-9279-222)은 ‘낙지요리’ 하나로 승부를 건다. 음식장사를 하다 보면 이것저것 메뉴를 늘려 놓기 일쑤지만 이 집은 오로지 낙지만을 고집한다. 좀 벌여 놓았다는 게 매생이탕 정도다.
낙지볶음·낙지바비큐·낙지초무침·산낙지 등 낙지요리도 많지만 그 중 제일은 가슴 속까지 확 풀어주는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연포탕.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그 진가가 더욱 더 발휘된다는 이 집 연포탕에는 어떤 맛의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모든 국물 있는 음식이 그렇듯 연포탕도 육수가 그 맛을 좌우한다. 10여가지 야채를 넣고 40분 정도 약불에 육수를 우려내는데 야채의 단맛이 우러나지 않고 고유한 맛이 잘 보전된다. 그 다음 7시간 정도 더 우려내면 제대로 된 맛이 나온다. 이 육수를 다시한번 파·무우·양파와 약초 두어가지를 넣고 다시 센불로 끓이면 육수가 완성된다.
여기에 접시를 집어 삼킬듯 꿈틀대는 싱싱한 낙지 두어마리를 넣고 끓이면 눈 앞에서 시원한 맛이 걸작인 연포탕이 만들어진다. 보통 낙지는 1년생을 쓰는데 최근 나오는 것이 씨알 좋은 것들이라고. 생후 4∼5개월 된 낙지 맛이 보통이 아니란다. 힘도 어찌나 센지 낙지가 몸에 좋다는 이유를 알 법하다.
그렇게 1∼2분쯤 끓인 후 낙지를 건져 먹으면 연한 낙지 맛을 느낄 수 있다. 연분홍 빛이 나는 낙지 한점을 고추냉이(와사비) 간장과 초고추장을 섞어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면 쫄깃한 낙지 육질이 혀끝에서 맴돌고 소스 특유의 향은 입안 가득 퍼지며 여운을 남긴다.
육수는 계속 조개와 낙지 머리를 넣고 끓이는데 나중에 매생이 사리를 넣어 죽을 쑤어먹는 것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이 집 주인장은 한때 유명 호텔과 청와대에서 한식 요리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을 만큼 손맛 하나는 알아주지만 결코 과거의 명성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으로만 승부하겠다는 고집이 낙지 못지 않다.
홍종식 대표는 “낙지요리의 품질을 계속해서 향상시켜 나가겠다”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생이 죽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시영기자
■사진설명
서울 보문동 용궁마당의 ‘용궁낙지연포탕’은 개운하면서 깔끔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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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fnnews.com/ 2004.11.17.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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