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좋은 애 / 문현식
학교 가는데
몰래 뒤로 다가와서
갑자기 소리 지르는 애
꼭 있다.
수업 시간에
뒤돌아서 떠들다 걸려 놓고
내가 먼저 말 시켰다고 하는 애
꼭 있다.
맛있게 점심 먹는데
국에서 하루살이 나왔다며
나한테 꺼내서 보여 주는 애
꼭 있다.
점심시간에 피구하면
나한테만 죽어라
공 던지는 애
꼭 있다.
이상하게 괜히
미운 짓 하는 애
꼭 있다.
더 이상한 건
그런 애 좋아하는 애
꼭 있다.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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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시는 문현식의 동시집 ‘팝콘교실’에 실린 작품입니다.
학교에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이상한 애를 만나게 됩니다.
‘와, 쟤 진짜 이상하다.’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희한한 말과 행동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거기에 또 희한한 건 아이들은 그런 이상한 애들을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나라면 그런 이상한 애는 피할 것 같은데 아이들은 “꺄아” 소리지르면서도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가죠.
이 동시는 교실에서 정말 일어나는 일을 재미나게 표현하였습니다.
나도 이런 경험 있는데, 이렇게 동시로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봤었죠.
작년에 담임을 맡았던 아이들과 이 시를 바꿔쓰기(패러디) 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도 공감하며 읽고, 진짜 교실에 있는 친구들의 행동을 동시로 써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상글 - 전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