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나운서 김지은이 들려주는 젊은 작가 21명의 작품세계. 첫 월급을 털어 미술품을 구입한 후 12년 동안 많은 미술품을 수집해온 저자는 열렬한 미술애호가이자 현재 대학원 예술학과 졸업을 앞둔 예술학도이기도 하다. '아토마우스'의 작가 이동기에서부터 극소의 조형작품을 선보이는 함진, 도발적인 퍼포먼스로 사회의 터부를 건드리는 낸시 랭에 이르기까지 이 시대 젊은 작가들의 발랄한 작품세계와 불온한 내면세계를 흥미진진하게 조명하고 있다.
아나운서이자 굉장히 적극적이고 예술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남다른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예술학 전공자로서의 전문성이 어우러져, 어떻게 보면 어렵게 느껴질 국내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 특징. 그동안 몰랐던 김지은의 놀라운 글솜씨와 솔직담백한 화법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의 출간과 함께 2004년 10월 12일~19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를 통해 수록된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만나볼 수도 있다.
화가들은 한 번만 보면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미인 같다.
그 미인들이 서늘하게 느껴지는 건 그들이 불온한 꿈, 불가능을 꿈꾸기 때문이다.
ㅡ 김지은 아나운서가 제시하는 자꾸만 보고 싶은 화가 ‘서늘한 미인’ 만나는 법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에게 이런 부탁드려 좀 뭣하지만……” 김지은 씨가 추천글을 부탁하면서 했던 말이다. 그건 편견이다. “아나운서가 미술평론을 쓰다니……” 내가 이렇게 말했다면 이것도 편견이다. 흥미롭게 읽었다. 어렵지 않았다. 책머리에 나와 있는 ‘서늘한 미인 만나는 법’만 따라했다. 그런데 이 뜨거운 열정을 가진 여성은 어떻게 그런 제목을 생각해냈을까? - 손석희(아나운서)
현대미술이란, 대중이라는 땅을 잃어버린 무력한 예술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제 어쩌면 그 발 디딜 데 없는 무중력 상태를 벗어나 새로운 땅을 마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 젊은 영혼들이 고민과 몸부림을 만나면서부터이다. 이 열정의 바이러스에 아릿하게 감염시켜준 김지은씨에게 감사한다. - 박재동(만화가, 오돌또기 대표)
드라이아이스처럼 사는 인생. 아무런 흔적 없이 공기가 되어버리고, 화상을 입히도록 차가운 존재의 모순이 우리를 매혹시킨다. ‘쿨’한 아나운서의 단아함과 ‘핫’한 미술전문가의 로맨티시즘이 그의 글 속에서 피어난다. 김지은 그 자신이 드라이아이스이고 서늘한 미인이었던 것이다. 때론 순수한 용기가 상투적인 세상을 뒤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때론 지독한 열정이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김지은의 순수 열정이 미술이라는 꽃밭을 아름답게 채색하고 있다. 그리고 타성에 젖어 있던 우리의 눈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김지은과 나만의 코드인 고흐와 헤르만 헤세가 그랬듯이……. - 이건수(「월간미술」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