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관광하면 드디어 돌아가는 날이다
기분이 좋다
몇시간이 걸려 한국에 간다 해도 참을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마음으로 일어난 아침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온통 물이다
그런데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바다에 집을 지었다니
놀랍기가 한이 없었다
말뚝을 박고 그 말뚝들 사이 사이로 이물질 과 흙 돌들을 넣어서
바다를 메꾸고 그리고 건물을 지었다고
길이 없다
길은 오로지 바다다
바다에 배가 택시가 되고 배가 버스가 된단다
좀 위태 위태 한 도시이긴 한것 같다
그 도시가 수중에 사라지기 전에 볼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행운아라 생각했다
나폴레옹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 극찬했다던 산 마르코 광장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건축기술과 장식기법이 훌륭하게 결합된 건축물인 산 마르고 성당
9세기에 완성된 베니치아 총독의 궁전으로
베니치아 장인들의 걸작품인 두칼레궁전 ..그리고 탄식의 다리를 본다했다
물론 다 배를 타고 나서야 볼수 있는 풍경이었다
두칼레궁전은 과거 사립부로 형을 선고하는 곳이었고
다리 오른쪽 건물은 감옥이라고.
형을 선고 받은 죄인들이 감옥으로 가는 다리가 탄식의 다리인데,
감옥의 창문으로 바깥세계를 바라보며 탄식을 했다고
이 다리 이름이'탄식의 다리'라 한다고했다
어디까지나 들은 이야기고..ㅎㅎㅎ
바다를 가르며 달리는 보트에서 한껏 목소리를 질렀다
선장이 일부러 스릴 넘치게 뱃 머리를 움직였기 때문이다
산 마르코 광장에서의 그 웅장함은
배를 타고나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파도와 물위에 떠 있는 수많은 배들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말들도 들려왔다
돌아가는 것이 싫다는 뜻일까?
아무리 여행이 좋다지만
내 집 만큼 좋은 여행지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바닷길을 달리면서 이런저런 건물을 설명 해 준다지만
내게는 작은 읍에 있는 우리 아파트만 보인다
언제 다시 온다고 이곳을 저장해두지 않고 딴짓을 하냐 할수도 있겠지만
정이 없는 곳이다, 여행지는
그저 그림의 떡이라 말하면 제격인 곳이다
뭔가 살 비비고 살았어야 감정이 남든가 말든가 하지
어느 코쟁이들의 정과 마음이 남아 있는 곳
내게는 그런 코쟁이들의 삶의 터전을 밟아 봤단것 말고는
다른 것은 없었다
구불 구불 삽작길을 돌고
자갈돌 부딪치는 냇가를 건너고
산도 높아 높은 산에 달도 해도 구름도 지나 가
상큼한 바람 불어주고 들판을 가면 부모님 생각에 유행가 한 자락 절로 나오는
그런 곳이 그리울 뿐이었다
구수한 된장국 내음 골목에 진동하고
밥짓는 연기 굴뚝에 피어 오르던 그곳..
골목에 수상 택시가 서있고
더 큰 바다에 수상 버스가 서있고
이국적으로 아름답다고 표현할수는 있으나
끌어안고 따스한 가슴의 기운을 얻을수는 없는 곳이 베네치아였다
아무래도 바다위에 도시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산 마르코 광장에
그 넓디 넓은 광장의 이국적인 풍경들
내 두눈에 들어온 것이라고는 많은 외국인들의 움직임과 발소리뿐이었다
자유시간 주어지고
한평 공간에
두평 공간에
세평 공간에
반짝이는 악세사리 가게
그 가게 안에서 베네치아의 시간은 갔다
다 살것도 아닌것을
보는 즉즉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닌 것을
눈만 호강하고 마음은 텅텅 비었던 시간
베네치아에서의 시간이었다, 짧디 짧은
여행이라 하기엔 뭔가 너무도 허전했던 베니치아였다
아무래도 오전중 아주 짧은 시간을 쪼갠것중
하나의 조각이었으니까,베네치아는.
집에 도착해서도 베네치아 라고 하면
물결과 파도 소리만이 머리속에 남아있을것이다
이 여행했던 날들이 잊혀지는 날까지는.
그렇게 일정이 끝나감을 모세혈관들도 알고있었다
나른 나른
이제는 집어 잡숫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슈
두 팔에 매달려 있는 두 손이
맥없이 내려졌다
여행가던 날..그리고 비행기속에 새날을 맞이하고
거지같은 꼴로 루마니아 땅을 밟았듯이
돌아가는 날....역시 울 아파트 앞에는
외국에 여행간다며 나갔다가 돌아온 왠 거지같은 아줌마가
피곤에 지친 얼굴로 현관을 향해 들어갈 것이다, 생각컨데
예상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둥근 보름달처럼
예상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거지같은 모양새로
너덜 너덜 누더기가 되어서 내집앞에 서 있었다
예상에서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나 여기 돌아 왔노라며
그 멀고도 먼 낯선 곳에서..
여행이라 해야 할까?
체험 학습이라 해야 할까?
나의 한계를 실험해보는 시간이라 해야 할까?
날개를 접은채로 여행하고 오라는 것은
묶인 여행이다란 것이 나의 결말이었다
공산주의 치하에서 허락해주는 소풍같은 것??
감시 붙여놓고 도청장치 달아놓고..
영혼과 몸은 자유롭고프다인데 그렇지 못했던
다시 한번 제대로 된 팀을 구성해서 가고픈 곳이다
유럽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또 하나의 언덕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언덕 지나온 길 위에 있었던 숙제를 하느라
아직도 밤마다 꿈을 꾼다,
실망스러웠던 한 편
너무도 즐거웠던 또 다른 두 편....
하나 둘 세개 네개
일렬로 붙여서
누군가 단편 영화라도 만들어 주려나?
꿈 얘기 잘 해주면 말이지
어젯밤 꿈에도
난
베니스 골목 골목을 돌아 댕겼다
커다란 맹수 두 마리도 내 말을 잘 들었고
영혼은 또 그렇게 자유롭게
멀고도 먼 나라로
여행하다 돌아왔다
한동안 가리라 생각한다
몸은 빠져 나왔지만
아직 오지 않은 또 다른 나는
오늘밤에는 또 어디로 가려는지?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진짜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지?
오늘부터는..
잃어버렸던 9월 한 달을 이렇게 마무리 하며...
2013.10.08...
첫댓글 한 편 남았다길래 기대를 많이 햇는데 영화 한 편 본듯한 내용으로 끝날은 물위의 집과
먼 하늘을 날아와 현관앞에서 거지같은 아줌마 서 있었다,,,,ㅎㅎㅎ
그동안 수고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ㅎㅎㅎㅎㅎ...몸이 거지같으면 여행이 아닌 고생길입니다..ㅋㅋ.
몸도 깨끗하고 맑았을때 다가오는 풍경도 이쁘고 기분도 붕붕 날것 같고..ㅎㅎㅎ
ㅎㅎㅎㅎㅎㅎ 베네치아가 제일 마음에 들던데요.
또한번 가고 싶은 곳이에요.
좋은 여행하고 오셧으니 행복하지요?
내놀던 옛동산만큼 좋은 곳은 없는 것 같아요...ㅎㅎㅎ
천상 한국인 맞다 ㅋㅋ
외국아들은 한번 나가면 더 오래 머물려고 하는데
한인들은 좀만 귀찮으면 돌아 가려고 한다는 ㅋㅋ
넘 귀연 소녀같아 더 많은곳에서 사진 찍어 올리길 기대 했는데..
넘 아쉽다.. 담에 다시 가세여 ~~~
언젠간 아니 이글을 쓴 시간도 지나면 멋진 추억의 흔적으로 남지 않을까요^<>^
멋진 풍경님 수고하셨네요
아름다운 글과 음악
감사를 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