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길 |
2004-11-02 16:39:48, 조회 : 111, 추천 : 15 |
우리 고향은 울산과 언양사이 범서면 천상 장으로 가는 길은 울산장 아니면 언양장 걸어서 오래오래 완행버스 덜컹덜컹 삼십분 우리 외가댁은 언양면 장촌
그곳 분들은 걸어서 언양장엘 간다 채소 이고지고 염소 앞세우고 장촌 아줌마 어려서 시집와 혼자되어 살림을 일으킨다 적은 땅 농사지어 채소뿌리 하나라도 생기면 무조건 장으로 팔러간다 무엇이든지 얼마이든지 오직 팔러 장에간다 그래서 한푼 두푼 모아 땅을 산다 우리 어머니 항상 자랑하는 그 아주머니는 그렇게 집안을 일으켰다 절대 장사꾼에게 넘기지 않고 직접 팔아 돈을 모은다
지금 우리집에선 장호원 장엘 간다 5일장이다 거기엔 많은 아줌마들 나와 판다 그 아줌마들 거의 모두 장사만 하는 분들이다 내 농사지어 가져오는 아줌마 보기 어렵다 가락시장에서도 충주공판장에서도 그 물건들이 온다 바로 옆의 농산물들은 죄다 가락시장엘 간다 요즘은 대형할인마트들이 들어서 그마저도 별로다
그래도 그나마 시골 읍내엔 5일장이 들어선다 서울엔 큰도시엔 찾아보기 어렵다 내가 찾는 장터는 예전의 그 5일장이다 장터 인근의 농가에서 농산물이 쏟아지고 생선이야 먼길 장사꾼이 가져와야겠지 농사꾼생산자와 소비자와 장사꾼이 적절히 어우러지는 장터이고 싶다 술판도 기름지고 노래도 들리는 어릴적 장터
도시 한가운데 장터가 들어선다면
이천에서 오리쌀과 토마토가 양수리에서 유기농 딸기가 양주에서 양배추와 쌈거리가 아 당근도 홍천에서 감자가 좀 멀지만 홍성과 부안에서도 한차 가득 올라오면 도봉구 여성단체 자치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들 장소 마련해주고 소비자 홍보도 해주고 올라온 각자 천막치고 씨끌벅적하면 좋겠다 있어야 할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팔거리 살거리 그리고 먹고 마실거리도 많아 소리꾼도 춤꾼도 재주꾼도 그리고 술꾼도
농가에 버려지는 상품성 적은 농산물이 한해면 얼마나 많은가? 아름다운 가게가 있으면 아름다운 장터도 있어 버려지는 소중한 농산물 모아모아 장터가 들어서는 곳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장터 그리고 그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장터일꾼들
생각이 자꾸만 떠오른다 생각중에 술이 많이 끼어들어 오늘은 그만 말해야겠다 초록연대에서 그런장터를 위한 아이디어가 아니나올까? 내가 머리가 좋았으면 참 좋겠다 나는 왜 치밀치 못하는지
그냥 그랬음 좋겠다 그런 옛 장터가 새로이 생기면 좋겠다
곧 두숙이 누님을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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