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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피워도 되는 여자
송기봉
가슴이 아파왔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늦게 발견하면 큰 병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기로 하였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얼마 전에 개업한 동네 병원에 가기로 하였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낯설지 않았다. 입구에 걸려있는 간다라내과 간판을 바라본다. 아직 나무에 새긴 글자의 잉크가 마르지 않은 듯한 느낌에서 일하는 의사를 상상해 본다. 나이는 얼마나 됐을까 남자일까 여자일까 나의 병명을 무엇으로 진단할까?
로비에 환자 몇 사람이 앉아 있다. 출입문 맞은편에는 간호사들이 앉아서 사무를 보고 있다. 생년월일과 이름, 주소, 전번을 간략하게 양식에 맞추어 적어놓고 자리에 앉는다. 나의 이름이 순서지 안내판에 오르는가 싶더니 잠시 후에 ‘허인선님은 진찬실로 들어가시기 바람니다.’ 라는 소리와 함께 나는 출입구로 다가가 노크를 한다. “들어오세요.” 남자의 목소리다. 서너평의 방에 들어간 나는 의사와 마주 앉아 그의 눈과 마주 친다. 이마가 시원하고 얼굴 전체가 갸름하면서도 이목구비가 뚜렷한 편이다. 어떻게 보면 서양 사람의 스타일에 동양을 합성한 것 같았다. 어디가 아파서 왔냐고 물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왼쪽 가슴이 절리는 것 같기도 하다고 하면서 어떻게 보면 심장이 안 좋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하여 나의 염려하는 부분을 명확히 짚어 주었다. 날 보더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서 청진기를 귀에 꽂고서 진단기를 몸의 곳곳에 대어보더니 심장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가슴의 근육통인 것 같습니다.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처방을 해 줄테니 아침과 저녁으로 식후에 드시면 곧 통증이 사라질 것입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더니 병원에 온 목적과는 상관없이 날 웅시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제가 시간이 없어 본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과 후에 시간을 내 주실 수 있을까요?”
잘못 들었는지 내 귀를 의심한다. 시간을 내 달라고 한다. 그럼 이 의사가 나에게 미팅을 신청하는 걸까! 이유는 무엇일까!
“왜 그러시죠.”
“내, 댁처럼 예쁜 미인은 처음 봤습니다. 사귀고 싶습니다.”
“네에.”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응시한다. 그의 눈에서 빛이 난다. 마치 새로운 보석과 그가 열망했던 것을 찾은 것처럼 얼굴에 환희와 기쁨과 만족함과 희락과 기대가 벅찬 느낌으로 날 집어 삼킬 듯이 그의 눈이 이글거렸다.
“아, 이렇게 예쁜 여자 분이 계셨다니.”
함과 동시에 그가 모든 생각을 멈추었는지 이제는 그의 표정이 일상생활처럼 평온해진 것 같더니 심각해진 얼굴로 다시 날 응시한다. 내가 누구인지 확인도 안해 보고 미팅신청을 하다니 온몸이 산 정상 바위에 올라 아찔한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는 느낌과 함께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를 바라본다. 난이도를 해결한 듯 안도를 하면서 편안함이 얼굴에 깔린다.
“일과 후 곧 바로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네.”
답을 하면서 일어나 그에게 목례를 하고 돌아서려고 할 때에 문까지 나아와 인사를 하는 친절함도 아끼지 않았다. 로비는 로비 나름대로 진행해온 분위기를 이끌며 시간 위에 서있었다. 여기에 의사와 둘만의 일은 밀봉이 되었다. 처방전을 받은 후에 길다란 복도가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가는 통로처럼 느껴진다. 데이트 신청을 받은 후에 모든 여자들이 그런 것처럼 나도 조금은 설레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저 남자가 의사라는 직업 때문에 내 문에 가까이 다가와 열어달라는 말도 하기 전에 마치 오기만을 기다린 꼴이 된 느낌 같아서 예고된 제스처를 취하는 내 자신에게 약간의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집에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씻어 내려가고 있었다. 어쩜 오늘은 남자의 냄새를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가 날 심하게 유혹하고 있었다. 네 주변의 여자들은 대부분이 결혼을 했거나 약혼녀를 다 갖고 있었다. 그들은 모임에서나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에도 남자와의 지낸 애기들을 했지만 그때마다 다소 열등감에 젖곤 하였다. 이제는 그런 느낌이 오는 딱지도 땔 때가 다가온 기분이 들어서 꼭 새로운 세상이 찾아 올 것만 같았다. 핸드폰을 바라보면서 초조한 시간을 메꾸기 위해 유튜브를 켠다. 음성메시지로 동물의 왕국을 부른다. 프로그램이 여러 장 뜬다. 그중에 잔인한 하이에나에 커서를 놓고 확인을 누른다. 황소와 하이에나가 일대일로 만났다. 자기보다 덩치가 큰 황소를 잘못 건드리면 밟혀죽을 것만 같다. 그러나 하이에나는 뒤똥뒤똥 거리면서 황소의 뒤에서 얼쩡거리다 기회가 포착되자 거시기를 콱 물고선 계속 잡아당기자 황소가 아파 못 견디어 쓸어 진다. 쓰러진 황소의 뒤에서 산채로 뜯어먹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 오늘 밤 그가 꼭 하이네가 되어서 날 처참하게 유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핸드폰이 울린다, 의사라는 용어가 선명하다.
“예, 선생님.”
“아, 송도 센트럴 파크공원 아시죠.”
“아, 예.”
나는 부자동네인 송도에 별로 가보질 않아서 모른다. 그러나 그의 질문에 익숙하게 대답을 하였다.
“문자로 보내겠습니다.”
마치 시간에 쫓기는 듯한 느낌이다. 뼈 있는 얘기만 하고 살점이 없으니 딱딱하다. 지식인들은 군더더기 말을 싫어하는 모양이다. 내가 언제 사자가 붙은 의사 · 변호사 · 검사 · 판사 · 교사 · 한의사 등등의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본적이 있었던가.
‘송도동 ○○ - ○ 번지 ○○○ ’
완전히 일방통행이다. ‘그래 맘대로 가지고 놀아라. 허지만 낚싯밥에 걸리면 그때는 아니야.’ 라고 하면서 속으론 미소를 짓는다. 이런 내가 조금은 야비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 알겠습니다.’
문자를 넣고 지하로 내려가 멀티 키를 누른다. 불이 켜짐과 동시에 ‘나 여기 있소’ 라고 답하는 소형차가 귀엽다. 차에 오르기 전에 외모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본다. 의사에게 관심을 갖기에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말하는 절새의 미인 축에는 들지 않지만 어디를 가나 사내들이 군침을 흘리는 난, 그동안에 나의 눈높이에 줄만한 상대가 없어서 미루어 온 것은 사실이다. 회사 과장에서 대표에 이르기까지 거추장스럽게 껄떡거리는 모습들을 난 빗자루로 모두 쓸어버리고 말았다. 그때마다 딱딱한 막대기가 휘어지지는 않고 부러지고 말듯이 짤린 회사만도 꽤나 되는 것 같았다. 아주 큰 대기업 같으면 나 같은 사람이 어찌 눈에 뜨일까! 그렇지만 내가 실력이 부족하고 부족한 만큼 몸도 따라주질 않았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래도 어려서부터 이쁘다 이쁘다 하는 동네사람들의 칭찬에 한 수 더하여 여고시절엔 인삼미인 대회에 나아가 진으로 뽑힌 자존심이 웬만한 남자들은 눈 아래로 보였기에 성실보다도 경제가 우선이면서 좋은 직업을 선호한 나의 생각이 오늘은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에 나는 그 수준에서 놀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지하통로를 나와서 마을 어귀를 지나 차들의 홍수 속으로 빠져 들면서 연수동을 지나 송도로 가고 있었다. 내비게이션의 여자가 시키는 대로 운전을 하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주변을 넉넉하게 살펴본다. 반듯한 도시의 거리, 널따란 주차 공간들, 이곳엔 프롤레타리아들이 오기엔 아무래도 낯선 곳이다. 나는 계급을 올려서 부로주아가 되어 스스로 자위해본다. 마르크스가 주장하던 세상은 꿈속 같았다. 올레야 올 수가 없는 너무나 인간의 이상을 높이고자 했던 가장 올바른 사회는 실현 불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발전해온 인류의 역사를 볼 때는 가능하다는 게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앞서기도 하였다. 고대 · 중세 · 근대 · 현대에 이를수록 권력은 점차 한 사람에게서 분배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가고 있었으며 이것의 최종목표에 비하면 아직도 까마득하지만 가끔씩 언젠가는 최고의 일인 통치자도 없고 최고의 부자도 없고 모든 것이 평등하게 이루어진 물과 같은 세상이 올 것이라는 것을 늘 기대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물은 수평을 이룬다. 올라갔다가도 금방 떨어져 똑같은 수평을 이루는 물의 원리로 가고 있는 역사시점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는 오직 미모밖에는 없었다. 나는 이 미모로 나의 육체를 편안하게 안주할 수 있는 안식처를 찾기 위해서 얼마나 은근히 계산을 하며 기대하고 초조했던가.
○○○ 안은 손님들이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고급스런 식당에 이렇게 사람들이 북적거린다는 것은 어찌 보면 나 같은 사람에겐 사치의 일종이지만 가진 자에겐 일종의 떳떳한 일상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담 좋다. 오늘은 나를 최고의 상한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가방을 열고 금테 안경을 꺼낸다. 이것은 내가 가장 품위 있어 보이고 싶을 때 사용하는 하나의 사치품이었다. 그동안에 모은 재산의 일부를 털어서 금은방에 들어가 고급스러운 안경테를 가리키며 “이것” 했을 때 금은 방 사장은 입을 쩍 벌리며 날 위 아래로 훑어 봤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보다 더 좋은 물건이 있나요,” 하면서 묻는 나 자신에게 스스로 말하길 “그렇겠지 나의 미모에 어울리지 않는 안경테가 따라주지 않음을 인지했겠지.” 이렇게 자위를 하면서 그를 쳐다봤다. 그가 말하길 “회장 사모님이 쓰기엔 조금은 질이 떨어집니다, 그래도 좋으시다면 저희는 영광이지요.” 나는 웃으며 “몇 푼이나 가지요.” 라고 물었을 때 그는 “천만원에서 조금 빠집니다.”라고 답을 하여서 나는 뭐라고 했던가 “며칠이나 걸리지요. 약간 후진 것 같아서요.”라고 말하자 그는 “예 그렇게 하시려면 적어도 일주 정도는 기다려야 되는 데 괜찮을까요.” 라고 말했을 때 나는 “아니요 내가 급해서 안 되겠어요. 이걸로 하되 감식결과가 나온 증명서를 첨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것은 도수 있는 안경이 아니지요. 저의 눈은 2.0과 1.5이닌까요.” 나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가 주는 감정평가라는 결과를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지갑에서 천만 원짜리 수표를 꺼내어 뒷장에 이서를 한다. 그가 정갈하게 싸주는 상품을 받고서 출입문을 나올 때에 한숨소리 내는 것을 들으며 사내들이 느끼는 똑같은 공통점이 미모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렇게 맞춘 안경은 나의 귀중품 일호가 되어서 꼭 필요할 때만 쓰는 안경이 되었다. 저쪽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날 기다리는 남자였다. 나는 안경을 쓰고서 얌전하고 정숙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으로 의사 앞으로 다가간다. 병원에서와 똑 같이 입을 쩍 벌리며 쳐다본다. 난 아무렇지도 않게
“오래 기다렸지요,”
“아뇨 방금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가 나의 미모에 빠져 들고 있음이 얼굴에 풍기고 있었다. 여자의 향기를 맡고서 더욱 깊은 동굴 속으로 동굴 속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그렇지 이자는 지금 하루네 환자를 상대하다보니 답답함의 그릇 안에 갇혀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병을 낳을 수 있을지 말해주고 환자가 묻는 질문에 답을 해주고 이런 꽉 막힌 생활에 갇혀서 오는 스트레스를 화끈하게 쓸어버릴 돌파구를 찾는 욕망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이자에게 날 최고의 색시한 모습으로 보게 만들어야 한다. 남자는 여자를 볼 때에 정욕에 비례하는 만큼 여자의 미모가 살아날 것이다. 나의 생각이 사실임을 이자에게서 실험해 보고 싶었다. 의자에 앉으려다 말고
“잠깐만요. 볼일이 있어서요.”
외투를 벗어서 내가 앉아야할 의자에 내려놓는다. 나의 몸매가 완전히 드러나는 적당히 달라붙은 옷을 입고 온지라 이 모습을 보여 주면은 나의 섹시한 모습으로 일단은 더 큰 기선을 제압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에서다.
“아, 예.”
하면서 그는 날 쳐다본다. 쳐다보는 그가 나의 뒤태를 보면서 불 일듯 일어나는 본능을 최대한 이끌어 올리기 위해서 허리를 꽂꽂하게 세우고 엉덩이의 풍만한 모습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서 약간 궁등이를 흔들거리며 걷는다. 화장실입구에 가서는 다른 대를 보는 척하면서 그쪽을 스칠 듯이 눈 여겨 본다. 나의 생각은 적중했다. 그는 점점 나의 커다란 매력에 좁혀오면서 나의 노예가 되는 원서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화장실 안은 하얀 벽에 그려진 장미꽃들에게서 나는 향기가 꽃밭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고급스런 가곡과 함께 살살 내 영혼 속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좌변기에 앉은 후 시간에 맞추어 물을 내린다. 시원하게 내리는 물이 오늘따라 좋았다.
내가 그에게 갔을 때 그는 ‘날 마음대로 하시오.’ 라는 원서를 다 쓰고서 면접시험에 응하고 있는 듯하였다. 그가 벨을 누르자 유니폼을 입은 여자가 와서 메뉴판을 내밀자 무엇으로 할까를 물어본다. 나는 이 가게에서 제일 비싼 음식을 말한다. 어차피 최고로 고급스럽게 보이는 것도 나의 멋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그도 따라서 “저도요.” 하고는 웃었다.
“혹시 요즘에 읽으시는 책이 있습니까?”
“있지요.”
하면서 그를 바라본다. 그가 말없이 날 응시한다. 제목이 무엇이냐는 질문 같았다
“항존주의 철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항존주의라. 항존주의라,”
몇 번이고 되 뇌이던 그가 입을 연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철학이라.”
그의 혼자서 하는 말에
“저는 진리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인간의 마음도 변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고 감정의 흐름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번 정한 마음이 왜 무엇 때문에 흔들릴까도 생각해 보곤 하지요.”
“좋은 생각입니다. 저는 인간은 생각한다는 자체가 살아 있음을 의미하지만 생각은 언제나 자연이라고 봅니다. 자연엔 률이 있지요. 조물주가 만들어준 법칙에 의해서 변동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 틀 속에도 진리가 있다고 봐요. 변하지 않는 진리.”
“그렇겠지요. 나도 자연이고 자연이기에 나는 고정될 수가 없고 항상 어느 소실점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겠지요. 그 달려가는 과정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나도 인선씨도 이렇게 마주보고 있다고 보지요.”
“그 종점이 어디라고 생각하지요.”
그가 깊은 생각에 빠진다. 그리고 말한다.
“종점은 의사의 수술과 같습니다.”
어렵다. 그냥 있어보자 묵언으로 그러자 그가 말한다.
“수술은 의사가 하지만 결과는 자기가 합니다. 즉 자기스스로 자기 몸을 자기가 지원을 받아서 결정해 나가는 거지요. 지금의 저와 인선씨의 결과도 두 사람의 운명이 정할 것입니다, 서로가 X와 Y가 되어서 만나는 지점의 선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서 다르겠지요.”
나는 여기에 동의를 한다. 옳은 말이었다.
“X와 Y도 자연의 법칙을 존중하겠지요.”
“물론이지요.”
우리는 웃었다. 서로의 동질성에 하나가 됨을 느꼈다. 음식이 나왔다. 나는 손을 까딱하지도 않고 국물을 내다본다. 그가 하던 동작을 멈추고 의아해 날 쳐다본다.
“색깔이 프르스롭하고 약간 흐연 것이 꼭 새 봄날에 싹이 트는 기운 같아요.”
“맞아요. 꼭 암수 한 쌍이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서 날을 것만 같은 느낌도 드네요.”
우리는 하하 웃으면서 각자의 음식에 입을 대기 시작했다. 그는 디저트로 커피를 마실 때에 나와 눈이 마주쳤고 나는 눈웃음으로 그에게 답을 했다.
“우리 걸어요.”
다 마셨을 때에 그가 제안을 해왔다. 나는 대답을 일어나면서 겉옷을 드는 것으로 했고 그는 행동의 답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카운터에 가 계산을 하고 밖에서 기다리는 나에게 다가 왔다.
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파트와 아파트사이를 오가며 흐르는 물에 유람선이 떠 있었다. 강 양가엔 적당한 평지와 약간의 구릉지가 조화를 이르면서 잔디와 숲으로 연결되어 있고 지형에 맞게 곡선을 이루면서 지나가는 길목은 밤새껏 연인들의 달콤한 언어와 예술가들이 거닐면서 깊은 사고의 창작력을 생산해 내는 창작실이기도 하였다. 이런 창작실엔 발자국마다 생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희 • 노 • 애 • 락의 깊은 사연들이 가시넝쿨처럼 서로가 껴 앉고 고독하게 서 있는 외등에 다가가 그와 한 덩어리가 되어 날 밤을 새울 것 같았다.
“물위에 떠 다이는 배가 꼭 인생길 같아서 슬프고 아름다워요.”
이렇게 말하곤 나는 그의 손을 슬그머니 잡아 봤다. 이것은 전격적인 나의 시도이면서 그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 가를 가늠해 보는 첫 단추였다. 그가 걷지를 않고 멈추었다, 날 웅시하고 있었다. 잡은 손을 놓치지 않고 그가 어떻게 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날 살며시 양손으로 잡아당겼다. 난 그런 그를 주시하면서 그가 편하게 눈을 감아준다.
“키스를 하고 싶어요.”
난 응답 대신에 눈을 뜨질 않았다. 그가 나의 입술에 자기의 입술을 포개었다. 감촉이 짜릿했다. 나는 이 순간부터 나의 모든 문을 열어 육체의 프로그램대로 맡겨가기로 하였다.
다음날 아침, 나는 직장에 전화로 집안에 급한 사정이 있어서 가지 못한다는 통보를 하고서 어제의 일들을 회상해 본다. 내가 준만큼 그를 관리해야 된다는 생각이 앞선다. 주촛돌과 뼈대가 튼튼하니 이제는 그러한 것들이 모두 내 것이 되게 만들지 않으면 시루에 물 붓기가 될 것이다. 간밤에 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 녹음기를 튼다. 대화중에 집 주소를 찾아서 동사무소에 들려 그의 신상을 확인한다. 미혼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을 한다. 지금은 낮이고 그는 간밤에 내속에 들어왔다 나갔으니 나간 남자가 나를 봤을 때 차원으로 들어가 그의 입장에서 편안하게 끌릴 수 있는 옷으로 갈아입고 거울 앞에 선다. 이미 들어온 그를 더 깊이 스스로 들어오게 할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생각의 편집에 들어간다. 병원에 갔을 때 만든 시나리오를 스스로 피디가 되어서 예행연습에 들어간다. 그리고 엔디는 혼인신고로 끝을 맺는다. 이것은 완전한 연속극 2회의 시나리오였다. 시청자들은 보면서 안도의 한 숨을 쉴 것이고 나는 작가가 되어서 내 인생의 한 고비를 큰 돌에 새길 서류를 꾸미고 있는 것이다. 우선 그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해서 가슴을 적당하게 만들어 본다. 나의 가슴이 그의 놀이터가 되기 위해선 너무나 넓어도 안 되고 좁아도 안 된다는 사실에 포인트를 맞춘다. 그리고 옷의 모양이나 색깔 무늬는 편집한 대로 준비한다. 피디가 넷츠고우를 함과 동시에 나는 집을 나선다. 어차피 인생은 연속극이다. 편집한대로 나를 진행시키고 흠이 있을 때 피디가 지적해 준대로 수정해 가면된다.
병원을 찾았다. 나는 이미 그와 깊은 관계를 가졌기에 절차 필요 없이 환자가 나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가 환한 나의 모습을 보고 입을 쩍 벌린다. 놀란 간호사가 왔지만 그가 시간을 보더니 점심시간이니 끝나고 받겠다는 지시를 한다. 편집대로 그의 생각까지 맞아 들어가는 걸 보고 난 미소를 짓는다. 그가 내 입술에 거친 키스를 하려고 할 때에 나는 그를 약간 밀친다. 그가 당황해 한다.
“어젯 밤 약손한 대로 신고가 필요해요.”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가 날 쳐다본다. 나는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어 그에게 보여준다. 혼인신고서다. 그의 생각이 욕망의 대전차에 밀려서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서류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의자에 앉아 내가 미리 메꾸지 못한 공간에 그가 자필로 쓰기를 기다린다. 그가 편안히 앉아서 공간을 메꾸어간다. 나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둘레를 본다. 마치 한 여름 작열하는 쫴약볕 아래 집어삼킬 듯이 큰 바위를 빈틈없이 감싸고 있는 가시넝쿨처럼 거대한 나의 그물망이 진찰실에 펼쳐진 것 같았다. 그 곳에 큰 고기를 낡은 나는 연속극 3회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착안하기 시작했다.
혼인신고를 마친 후, 이사를 하기 위해서 집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빼고 나니 가져갈 것도 없었다. 단지 필요한 것은 다시 만들 수 없는 추억거리였다. 그와 함께 내 수준에 맞추어서 신혼살림을 갖추었다. 주위의 친구들이 모두가 부러워하였다. 이렇게 내 인생은 꽃이 활짝 핀 것만 같았지만 어느 날 병원에 갔을 때 나의 삶에 도전장이 날아왔다.
내가 환자가 없는 틈을 이용하여 정확히 갔을 때에 그는 나를 자기의 의자에 끌어당기고 거친 키스를 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한동안 세미나로 인하여 외국에 갔다 왔으니 얼마나 참았을까? 나는 이러한 남편을 이해하면서 그가 마음껏 회포를 풀 수 있도록 몸을 맞기고 있을 때에 문이 활짝 열리면서 한 여자 들어왔다. 그러면서 나의 머리채를 끌어당기면서 “요년이 누군데 내 신랑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녀 너 잘 만났어.” 하더니 날 여지없이 바닥에 내 동댕이를 쳤다. 순간 나는 앗차 큰 실수를 하였구나 하면서 이럴 줄 알고 혼인신고부터 한 것에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그리고 웃으며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당신 날 잘 못 건드렸어.”
나의 기질이 깡패기질로 바꾸고 있었다. 그녀가 당당히 말했다.
“누가 이 남자에게 도장을 먼저 찍었는데, 후배라도 한참 후배가 까불고 있어.”
“그래, 너 내 머리카락 끄집어 댕기고 날 바닥에 넘어뜨리고 그래 내 좋은 증거를 보여주지 너 같은 쓰레기를 청소할 수 있는 빗자루야 자 봐라.”
하면서 나는 가방에서 부부라는 증명서류를 끄집어내어서 그녀에게 보여줬다. 그녀가 눈을 크게 뜨고서
“아이고 나는 망했다. 엊그제 난 아이는 어떻게 하라고 어떻게 하라고…….”
이 말에 놀란 것은 나였다. 그러나 한편은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나의 신체구조를 잘 알고 있었고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여간 고민한 게 아니었다. 이자의 아이를 내가 대신 키워주면 될 것이고 엊그제 낳았다고 했으니 어머니를 인지하지 못할 것이고 내가 대신 어머니 역할을 철저히 해주어서 아이에게 나를 떠나지 못하게 정이란 본드로 단단히 붙여놓으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난
“야! 너 애 낳았다고 거짓말 하지마, 너, 내 남편과 엮어지려고 하는 소린 줄 다 알아 당장 이 병원에서 꺼져 안 그러면 경찰서에 신고해서 강제로 나가기 전에.”
그녀의 억울하고 분통함이 얼굴에 역력하였다.
“내가 엮어지려 한다고.”
하더니 전화를 한다. “아이 빨리 병원으로 대리고 와요.” 잠시 후에 아이가 포대기에 쌓여진 채로 들어왔다. 나는 속으로 좋아라 하면서
“니가 난 새끼는 니가 키워. 나더러 키우라고 참 웃기고 있네.”
이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녀는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고 의사에게 다가가더니
“인생 이렇게 살면 안 되지.”
하면서 남편의 뺨을 내리 갈기고 떠났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는 그녀가 쏟아 부은 파편만 남았지만 그중에 진주는 빛나고 있었다. 난 진주를 품안에 안고서 남편에게 다가간다.
“당신을 쏙 빼 닮았네요.”
나의 행동에 남편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쳐다본다. 모든 게 평온해 진다. 간호사가 “환자가 오기 시작하는 데 어떻게 할까요.”
나는 간호사에게
“오늘 휴업날 인가요.”
간호사가
“알았어요.”
하면서 나아간다. 난 아이를 앉고 의사와 떨어진 곳에서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고 웃는다. 이런 모습에 환자가 들어오면서
“어머나 사모님이 아이를 낳으신 모양이에요.”
“내, 손님 어서 오세요. 진료에 방해 될까봐 나갈께요. 여보 이따가 올 때에 아이 우유병하고 우유부탁해요.”
남편이 고개를 끄덕인다. 집에 들어온 나는 연속극 4회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창작에 들어간다. 들어간 후에 편집을 하고 피디가 되어서 가상의 연출을 해 본다. 시련의 연속이 될 것이다. 이 시련의 끝머리 전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은 관중의 반응을 보면서 창작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아이는 잘 자라주었다. 나의 방식으로 키워졌고 그는 영리하면서 남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운동, 예능, 윗트와 재치등 어느 분야에서도 뛰어난 것 같았다. 그렇지만 아이와 나에게 시련이 온 것은 어느 날 병원에 갔을 때 진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간호사도 모른다고 했다. 나는 평소에 내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병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보고하게 만든 간호사를 진찰실로 불렀다.
“어디에 갔지요.”
그녀가 말을 못한다.
“미스 김 솔직히 말해줘. 어디에 갔지요.”
“사모님 저도 몰랐는데요. 들리는 소문에, 요 앞에 식당이 있지요.”
“아 그 ○ ○ 식당 말이지요.”
“네, 그 집 아줌마 사장하고 눈이 맞아서 아마 아이를 낳아다는 연락이 와서 그곳에 간 것 같아요.”
웃었다. 끝이 없구나. 남편의 의식세계의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해본다. 여색이 깔여 있었다. 여자 없이는 못사는 이것도 타고난 아이템이라 고칠 수가 없다. 나는 남편의 못된 그물망에 걸렸지만 그 망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그보다 업된 고지에서 내려다 봐야 했다. 나는 여자 아이를 대리고 왔고 이름을 석순이라고 지었다. 식당사장은 모든 것을 정리한 후에 독일로 이민 갔다는 얘길 들었다. 석호와 석순이는 내 손에서 잘 자라 줬다. 이들이 세월이 지나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에 나는 어느 날 밤에 뜰을 거닐며 깊은 고뇌에 빠졌다. 어떻게 살아갈까를 생각해 봤다. 남편이라는 자는 여색을 떠날 수 없었고 밤마다 나에게 다가오는 시간이 끊어진지가 오래다. 아이들은 둥지를 떠날 준비를 하느라 간섭하는 걸 싫어했다. 모든 게 외로움의 시작이 되는 것 같았다. 우산처럼 펼쳐진 소나무 밑의 벤치에 앉아을 때 전화가 왔다. 큰애가 어머니 빨리 와 보라는 전갈이었다. 나는 아들이 알바 하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아들의 여자 친구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생김새가 순하면서 천진난만해 보였다.
“안녕하세요. 석호의 여자 친구 김아람입니다.”
아들은 나에게 숨김없이 무슨 일이 있으면 보고를 하였고 비밀이 없었다. 심지어 속옷을 못 빨게 자기가 먼저 손질하여 빨랫줄에 걸 때는 다 컷다는 생각과 함께 내 곁을 떠나면 난 어떻게 살지 외로워서 할 정도로 많은 의지가 되었지만 여친을 소개할 정도가 되다보니 날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걱정이 앞섰다.
“음! 참, 이쁘네.”
“어머님 제가 찾아뵙고 인사를 하는 게 절차인데 석호씨가 성격이 급해서요.”
난 웃었다. 석호는 알바를 하지 말라고 했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 알아야 한다면서 자진해서 나온 것이다. 셋이서 웃음꽃을 피우고 있을 때에 어떤 점잖고 깔끔한 사람이 와서
“석호 어머님이세요.”
내가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에
“어머니 사장님이세요.”
나는 건성으로 인사를 했지만 그는 유심히 날 보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로 가끔 여자 친구는 석호와 상관없이 나에게 왔다가는 습관이 있었다. 나는 이러한 그녀가 고마웠고 가끔씩 길거리에서 부딪치던 석호알바 사장의 모습은 나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눈치를 보이고 있는 것 같더니 어느 날 내가 운동을 하고 오는 데 꼭 할 말이 있다면서 커피한잔 함께 하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나는 못할 것도 없어서 좋다고 하였더니 분위기 좋은 곳을 안다면서 차에 타라고 하여서 싫지도 않아 뒷좌석에 타려고 했으나 앞좌석이 좋지 않겠냐는 권유를 하여 앞으로 옮겼다. 차는 어느 산장에서 멈추었다. 산으로 빙 둘러싸인 오부 능선에 위치한 찻집엔 나이가 지긋이 든 내 또래의 젊은 여자가 마담 겸 종업원 노릇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를 보더니 어쩜 이렇게 곱게 나이가 드셨을까를 연발하면서 남자에게 아름다운 여자분과 함께 오셨네요. 하면서 인사를 건네었다. 그녀는 산에서 채취한 산 더덕을 끓인 차를 나팔꽃이 새겨진 잔에 담아서 좋은 시간이 되라면서 자리를 피해줬다.
“제가 드릴 말씀은 허인선씨를 보는 순간부터 잠을 이루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수십년전에 아내를 잃었고 아이들은 낳지를 않아서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왔습니다. 이젠 돈도 귀찮고 허인선씨와 함께 부부아닌 부부처럼 오가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물론 남편인 의사 선생님도 계시지만 그분은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 근처에서 소문난 난봉꾼입니다. 좋은 직업을 이용하여 수없이 여자들과 재미를 보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어제도 어떤 여자와 함께 호텔에 들어가는 것을 본 사람들은 안주거리로 술을 먹으며 또 바뀌었던데 하면서 비웃었고 아드님과 따님도 그러한 내용을 모두 알고 있지만 일체 아버지에 대하여 걱정은 안하고 여사님에 대해서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불쌍한 어머님이 너무나 외롭게 살아간다고 그러면서 저에게도 몇 번이고 우리 어머니와 친구처럼 지낼 수 없냐고 물어 왔습니다. 그때마다 거절을 했지요. 그런데 제가 적극성을 띄우게 된 것은 언젠가 가게에 오고나서부터 저는 저런 미인은 처음이라는 것을 알았고 하늘에 있는 저의 아내도 저를 이해 할 것이라 믿고 이렇게 오늘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가 차를 찻잔에 따르고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을 때에 한 대의 택시가 들어오다가 문 앞에 섰다. 나와 남자는 누가 내릴까를 궁금해 하면서 차를 마시다가 그 쪽을 주시했는데 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아들과 딸이 내리고 있었다.
난 놀래었다.
“아니, 아니, 이럴 수가.”
사장이 말했다.
“이해하여 주십시요. 즈네들이 짜놓은 시나리오에 저도 적극 호응했습니다.”
“참 살다보니 별의 별꼴을 다 보겠네요.”
이렇게 겸연쩍어 안절부절 하고 있을 때에 석호 석순이가 내 앞에 오더니 나에게 큰 절을 하였다. 그리고 말을 했다.
“어머님 감사해요. 저희들 어떻게 자랐는지 알고 있어요. 그리고 어머니께서 우리를 위하여 아이를 낳지 않고 살아온 것도 알고 있고요. 저희는 어머님께서 아버지와 함께 살고는 있지만 말로만 부부지 외로운 것도 모두 알고 있고요. 아버지는 서너 달에 한명 꼴로 여자를 바꾸어 가며 그런 짓을 하고 있지만 어머님은 저희들을 위하여 불철주야 염려하며 고생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어머님의 남자 친구로 사장님을 선택했어요. 그러니 함께 깊은 정도 나누시고 지냈으면 좋겠어요. 몇 년 전만 해도 저와 석순이의 친 어머니가 와서 얼씬 거렸지만 우리는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어요. 우리를 길러준 허인선 어머니만 진짜 어머니라고 하면서 쏘아 붙였더니 안 온지 몇 해가 되었어요. 어머니 감사해요. 하면서 그들이 펑펑 울음을 터뜨렀다. 나도 그들을 얼싸안고 엉엉 울었다. 남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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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