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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 촐링(Karme Choling) 명상센터(2)
홍성미
티벳의 불교수행을 왜 밀교, 비밀스러운 가르침이라고 불렀을까? 티벳불교는 넓은 의미에서 티벳을 중심으로 발달한 대승불교의 한 종파라고 볼 수 있다. 스승인 라마를 중시하여 라마교라고도 불리우는 티벳불교는 인도에서 마지막까지 연구 되었던 후기 대승불교를 인도로부터 직접 전수받았다. 그만큼 티벳불교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발달한 대승불교와 달리 인도의 요가수행이나 차크라 수련과 같은 인도밀교의 수행법이 경전 중심의 교학수행과 함께 발전되어 왔다. 밀교경전을 통해 전해지는 이러한 기공 수련이나 요가 수행법은 금강승을 대승과 구분 짓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티벳불교는 금강승 (바즈라야나, Vajra-Yana) 또는 밀교라고도 불리우는데 대승을 (마하야나, Maha-Yana, 큰 수레), 소승을 (히나야나, Hina-Yana, 작은 수레)라고 부르듯, 바즈라야나는 금강이라는 산스크리트어 바즈라(Vajra)에 야나(Yana)를 붙여서 바즈라야나‘다아아몬드 수레’라는 뜻이다. 다이아몬드는 천연광물 중 가장 단단하고 광채가 뛰어난 보석이다. 그만큼 티벳의 불교 수행자들은 금강승 수행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금강승을 불성에 도달하는 가장 강력하고 완벽한 그리고 빠른 수행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밀교수행은 빠르고 효과적인 수행법인 반면 그 만큼 사도로 빠질 수 있는 위험성도 크다고 한다. 그래서 티벳불교는 법력이 높은 스승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쵸감 트룽파 림포체의 자서전적인 책“Born in Tibet”에서도 13개월에 툴쿠로 인정받은 쵸감 트룽파는 거의 20살이 될 때까지 수 많은 스승들을 만나며 일대일 지도를 받는 내용이 자주 나온다. 철저하고 체계적인 경전공부을 통해 지혜와 깨달음을 얻고, 동시에 당대의 법력이 높은 스승들을 통해 집중적인 명상수련, 진언, 관법등 다양한 수련을 하고 깨달음의 법력을 더욱 견고히 하는 것이다.
대승의 한 자락. 금강승의 교학체계는 대승과 하나다
후기 대승불교에서 발전된 티벳불교는 교학적인 면에서 대승과 하나라고 보아도 될 만큼 많은 가르침의 철학이 같다. 티벳의 불교 수행자들은 대승의 수행자들과 마찬가지로 자리이타와 같은 보살의 적극적인 행동의 필요성을 가르치며, 수행의 궁극적 목적은 개인의 해탈에 있지 않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보살이 되어 중생을 구제하고 다 함께 잘 사는 대동사회, Enlightened Society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쵸감 트룽파 림포체는 주옥같은 저서들을 많은 남겼는데, 그가 영국 유학시절에 썼다는 “Mediattion in Action”은 정확히 육바라밀에 관련된 내용으로, 보시(generosity), 지계(discipline), 인욕(patience), 정진(energy), 선정(clarity), 지혜(wisdom)라는 육바라밀의 정의를 행동하는 명상이라는 접근을 통해 쉽게 설명하며 일상에서의 실천방법까지 구체적인 예와 친절한 언어로 제시해 주고 있다. 최근 미주 현대불교에서 번역한 책 “성스러운 전사의 길 (Shambhala: The Sacred Path of the Warrior)”은 보살도를 설명하는 쵸감 트룽파의 깊은 지혜와 고도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탁월한 책으로 진리를 설명하는 그의 언어는 놀라울 정도로 쉽고 간결했다.
쵸감 트룽파
쵸감 트룽파의 법문을 듣고, 그의 책을 읽으며 필자가 느꼈던 것 역시, 쵸감 트룽파의 모든 가르침은 결국 “훌륭한 보살”이 되는 길을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그의 주옥같은 저서들은 보살을 만들어 내는 사용설명서와도 같은 책으로 보살도의 사용방법부터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들을 자명하고 친절한 언어로 설명하고 있었다.
The Basic Goodness &Warrior
티벳불교에서 보살의 모습은 전사의 이미지로 자주 그려진다. 실제로 한때 티벳은 중국도 무서워 할 만큼 용맹스러운 전사들이 많은 나라였다고 한다. 하지만 쵸감 트룽파가 말하는 전사는 일본의 사무라이에 가깝다. 예를 들자면,어떤 시무라이가 있다고 하자. 그는 적을 공격해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을 거두었고, 거의 한 칼이면 상대방의 생명을 취하고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죽음을 목전에 둔 상대는 사무라이의 얼굴에 침을 뱉었고, 그 사무라이는 칼을 거두었다고 한다. 왜 사무라이는 칼을 거두었을까? 이유인즉, 상대방이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었을 때, 그 사무라이의 마음에서 분노가 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진정한 보살도란 사사로운 개인적 감정이 아닌, 모두의 이익이라는 대의를 볼 줄 아는 청정한 마음자리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무라이의 살생이라는 행위는 같지만, 개인의 분노가 지배하는 살생은 단순한 살생이 되지만, 대의 안에서 이루어진 살생은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생명을 취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의 자명한 대의적 설명이 필요한지는 필자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말은 반대로 우리가 선업을 하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선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은 정확히 보여 주고 있는 듯하다. 지하철 안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에게 1달러의 지폐를 건낼 때도 진정한 보살도를 실천하고 싶다면, 우리는 잠시 눈을 감고 호흡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청정한 그 마음과 접속한 후 건네는게 100% 보살도를 행하는 방법인 것이다.
더불어 쵸감 트룽파는 “The Basic Goodness”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한다. 쵸감 트룽파가 말하는 “The Basic Goodness”는 맹자가 주장한 성선설 “인간의 본성은 본래 선하다”와 그 시작점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원래 그 착한 본성자리로의 회복을 위해 우리는 때론 전사처럼 용맹하고, 때론 시인의 마음처럼 자비와 사랑으로 가득찬 부드러운 마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그의 가르침은 여래장사상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는데,여래장사상이란 우리 모두는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태어났다는 것이다. 즉 우리 모두에게는 부처와 똑같은 불성이 있지만, 무지와 아집으로 그 본성이 가려져 있으니, 수행을 통해 그 때를 벗고 우리의 본래 불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성이란 없는 물건을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시 찾아내는 과정이며, The Basic Goodness는 부처의 전지전능한 마음과 능력인 동시에 우리 본연에 잠자고 있는 부처의 전지전능한 마음과 능력이기도 한 것이다.
Dharma = Trusting who you are
쵸감 트룽파는“나”라는 존재의 힘을 믿으라고 강조한다. 결국 우리 모두는 작은 부처, 부처의 능력을 가진 존재이므로, 마치 부처를 믿고 따르듯, 타고난 우리 내면의 용기와 지혜를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쵸감 트룽파는 자신에 대한 믿음과 더불어 스스로를 귀한 존재로 여기는 자존감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Visualization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티벳사람들은 부처님이나 림포체와 같은 스승들의 사진을 집 안 곳곳에 많이 붙여 놓는데, 티벳 사람들은 부처나 스승의 이미지를 수시로 보며 자신과 스승을 동일시하는 연습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연습을 통해 수행자는 범부로서 자신의 제한된 마음과 모습을 내려놓고, 자신의 higher self인 불성을 통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연습하며, 스스로의 자존감을 배양한다는 것이다.
샴발라 털마, Shambhala Terma
쵸감 트룽파는 샴발라에 대한 자신의 비젼을 담은 책. “The Golden Sun of the Great East”, “The Letter of the Black Ashe”, “The letter of the Golden Key”, “The Lightening of Blessings” 등을 저술했는데, 이 책들은 털마(Terma),즉 “Hidden Treasure”로 인정받으며, 샴발라 트레이닝(Shambahala Training)이라는 교과과정을 통해 가르쳐지고 있다. Terma는 약 8세기경 파드마샴바바(Padmasambhava)와 그의 제자들에 의해서 숨겨졌던 밀교경전으로 쵸감 트룽파에 의해 시대에 맞는 용어와 설명으로 재탄생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드마샴바바는 밀교수행, 특히 뜸모수행 전문가였고,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여겨졌는데, 부처는 자신이 죽은 뒤 파드마샴바바라는 이름으로 환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파드마샴바바는 티벳에서 전통적으로 두번째 부처로 숭배되고 있다. 파드마샴바바는 티벳 최초의 불교사원인 삼예사원을 티벳에 세웠고, 쵸감 트룽파 림포체가 1976년 스코트랜드에 설립한 그의 첫번째 명상센터의 이름 역시 삼예 링(Samye Ling)이었다. 쵸감 트룽파의 파드마샴바바(Padmasambhava)에 대한 선망의 작용이었는지는 알 수없지만, 쵸감 트룽파는 미국 샴발라는 설립하며 많은 이름들은 티벳불교의 역사에서 가져왔다. 최근 암투병으로 사망한 글램록의 창시자인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데이빗 보위는 쵸감 트룽파가 설립한 삼예 링에서 불교를 공부한 불교신자였다고 한다.
티벳의 뜸모수행, 단학 수련, 쿤달리니 요가
카규파 수행의 주요 경전인 나로빠 6법에는 제1단계로 뜸모수행이 등장한다. 뜸모수행은 명상과 호흡을 통해 수행자가 인체 내부의 열을 올리는 요가 수련법으로 그 원리는 우리의 단학수련, 그리고 인도의 쿤달리니 요가수행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뜸모수행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던 건 서양의 의학계였다. 하버드대 의대교수인 하버트 밴슨(Herbert Benson)박사는 과학적 실험을 통해 뜸모수행으로 인체의 온도가 8도까지 올리가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티벳 연구를 통한 몸과 마음의 상호작용을 오래전부터 연구해 온 밴슨박사의 연구 성과물들은 현재 미국의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 분야에서 바이블처럼 인용되고 있다. 실제로 뉴욕의 한 암센터에서는 여러 암환자들에게 티벳 싱잉볼과 만트라 염송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킨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기초적인 수행만 열심히 하더라도 일정수준 이상의 이완반응, 발열반응을 통해 혈액순환 향상과 면역력을 증진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영, 혼, 백, 육이라는 4개의 레이어로 되어 있다고 한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몸이 지수화풍의 결합체인 육에 해당하는 물질체, 그리고 그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에너지)로 꽉 차있는 백에 해당하는 에테르체 혹은 경락체, 그리고 혼에 해당하는 감정과 생각을 주관하는 아스트랄체와 멘탈체,그리고 영에 해당하는 부처의 몸인 코잘체로 나뉜다고 한다. 티벳 밀교수행은 이러한 4개의 몸 중 에너지체인 경락체를 활성화 시키는 수행이다. 경락체는 우리의 건강을 주관하는 몸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기(에너지)로 가득차 있는 몸을 말한다. 경락체는 우리가 침을 놓는 곳이기도 한데,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오랫동안 서양의학에선 경락체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4개의 몸은 선정의 단계와도 연관이 있는데, 1선정에서 2선정의 상태로 넘어갈 때, 우리의 의식도 육체에서 백체로 한 단계 더 미세한 몸체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뜸모수행은 마치 단학에서 하단전의 차가운 수기운을 올려 머리를 시원하게 하고, 상단전의 뜨거운 불기운을 내려 배를 따뜻하게 하는것과 비슷하게, 시각화를 이용한 상상력(Visualization)을 이용해 하단전의 적색빈두를 머리로 올리고 상단전의 흰색빈두를 배로 보낸다. 이러한 기 순환을 통해 척추 중앙쯤에 위치한 중맥, 그리고 양 옆의 좌맥과 우맥의 기배듭을 풀리면, 기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더욱 생생한 기의 순환을 체험할 수 있으며,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의 각성도 힘을 얻게 되어 깨달음이 더욱 강력해진다는 것이다.쿤달리니 요가 역시 잠자고 있는 쿤달리니 에너지를 깨워 에떼르체의 기순환을 활성화 하는 방법은 비슷하다. 다른점이라면 쿤달리니 요가에선 우리 몸에7개의 에너지 센터인 챠크라(chakra)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각 챠크라는 우리의 감정을 주관하는데, 챠크라 수련을 통해 각 챠크라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막혀있던 기가 뚫리면 부정적이고 탁한 감정들도 함께 순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의학계는 몸과 마음의 관계를 밝히기 위한 활발한 연구와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티벳의 불교 수행법은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이라는 미국의 새로운 의학분야를 활성화시키는 다양한 연구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Crazy Wisdom
쵸감 트룽파 림포체의 영적지도자로서의 파격적인 행보는 “The Brilliant Bad Boy of Buddhism”이라는 별명을 그에게 주었고, 그의 가르침을 Crazy Wisdom이라고 불렀다. Crazy Wisdom의 시작은 그의 스승 중 한 명이었던 켄포 갱샤(Khenpo Gangshar)의 Teaching Style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다. 켄포 갱샤는 사고로 인해 임사체험 (Near Death Experience)을 경험했는데 의식을 다시 찾은 후, 그의 행동과 가르침의 방법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의 행동은 예전보다 훨씬 자유롭고 거침이 없었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에서도 형식이나 절차를 뛰어넘어 보다 직접적이고 순간적 경험을 중요시했다고 한다. 쵸감 트룽파 역시 ‘스승의 역할은 그의 제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사람들의 에고를 깨뜨리기 위한 즉흥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을 많이 사용했다. 더불어 쵸감 트룽파는 자신을 숨기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쵸감 트룽파 림포체는 술을 많이 마셨고,때론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법문을 하기도 했으며, 법문 중 잠이 들어 제자들의 부축을 받고 나온 적도 있다고 한다. 여자 신도들과 관계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쵸감 트룽파는 이런 모든 것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쵸감 트룽파와 우정이 돈독했던 일본 조동종의 스즈끼 순류 선사와 쵸감 트룽파 림포체의 제자들은 술에 취한 듯 보이는 쵸감 트룽파의 법문은 언제나 진리를 꽤뚫는 자명하고 명확한 메세지를 설파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쵸감 트룽파는 언제나 100%로 그 순간에 존재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많은 좀비들과 대화하며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진짜로 살아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그 상상만으로도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필자에게 들며, 쵸감 트룽파는 자신의 파격적인 행보로 우리의 무엇을 일깨워 주려고 했을까? 그는 누구였을까? 라는 의문도 함께 밀려왔다. 책을 통해 만나는 그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한 인간의 모습이었고,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그의 통찰력은 그 어떤 칼날보다 날카롭고 정확했다. 하지만 진리를 설명하는 그의 언어는 너무도 쉽고 자상한 영적 스승의 목소리였다. 책 안쪽에 실려 있는 쵸감 트룽파의 사진에선 아직도 그의 아우라가 풍겨져 나오는듯 그의 잔잔한 미소는 필자의 마음에까지 그 파장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누구였을까?
욕망을 제대로 펼쳐라
쵸감 트룽파가 보여준 영적지도자로서의 모습은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거나 숨기는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의 모습에 더 가까울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만약 신이 단순 검소하기만 했다면 우주는 나오지 못했을 거라고... 우주에 존재하는 작은 곤충도 최고의 디자인으로 완성된 신의 창조물인 것처럼,신은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 욕망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짜 훌륭한 보살이라면 인간이 갖고 있는 욕망을 제대로 펼치는 사람이지, 욕망을 억제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쵸감 트룽파가 보았던 우리의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습관처럼 우리의 선입견으로 상황을 재단하고, 우리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보단, 우리의 깜량으로 계산한 상황파악에 우리의 깜량으로 찾은 답을 통해 우리의 행동방향을 결정한다. 이러한 습관은 너무 오래 되서 이젠 우리가 누구인지 잊은지 오래다. 어쩌면 쵸감 트룽파는 우리의 이런 모습에 제일 큰 문제의식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그리고 자신을 망가뜨려가며 우리에게 깨어나라고 외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자신에게 솔직해 질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의 부족, 더불어 상대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우리의 행동과 생각을 억제하게 만든다.
쵸감 트룽파 림포체는 정말 흥미로운 인생은 살았다. 13개월 툴쿠가 되어, 20살이 될 때까지 최고의 스승들과 공부를 했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그리고 그는 20살이 되었을 무렵, 중국 공산당을 피해 온갖 고초를 겪으며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인도로 넘어온다. 히말라야의 혹독한 추위와 험준한 산맥을 4개월동안 말을 타고, 나머지 6개월은 걸어야만 하는 강행군의 탈출이었다고 한다. 인도로 넘어 온 그는 장학금을 받게 되어 영국 유학을 가게 되지만, 영국 유학 중 자동차 사고로 목을 크게 다치며 왼쪽 몸이 마비가 된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 온 그는 샴발라 불교를 세우고, 나로파 대학을 설립하는 등 티벳불교를 미국에 뿌리 내리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쵸감 트룽파 림포체는 48년이라는 짧은 인생을 살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미국에 처음 설립한 샴발라 카메 촐링에서 3000명이 넘는 신도들과 제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화장되었다. 그 날 카메 촐링의 하늘에는 무지개가 구름사이에 떴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쵸감 트룽파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비록 필자는 책을 통해 영상물을 통해서만 쵸감 트룽파를 만날 수 있었지만, 그를 알게 되고, 알아가게 된 건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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