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른 하나에 장가갔다. 스물 아홉부터는 장가가려고 하루에 선을 두 번씩이나 보기도 했다. 그래도 아무 구석에 있는 다방에는 갈 수가 없어서 호텔 다방에 찻값을 무지 보태주었다.
특히 토욜이 젤로 비참했다. 도무지 어디 갈 곳이 없었다. 다들 짝 맞추어서 다니는데 이 나이에 번지 없는 여자들과 다닐 수도 없었고. 집에 들어가자니 짝없는 외기러기 처량함이 싫었다.
백조도 좋고 호수도 좋은데 옛상처가 쑤시는구나. 그래도 지금 늦었지만 이십 년을 살아 온 내 색시가 있으니 이 글을 웃으며 읽을 수가 있다.
*****************그런데 백조 백수가 다 독백체로 자기 이야기를 읊어내는데 서로는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날 미워하는지 좋아하는지 도통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행동이나 눈치로, 감을 잡을밖에.
소위 시점이 백조에서 백수로, 백수에서 백조로 옮겨지는 지그재그식의 선택적인 인물시각적 시점(스탄젤)으로 서술된다. 백조는 백수의 내면을 알 수가 없고 백조 역시나 백수의 속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서로 속을 모르는 둘이서 연출하는 행동이 지상 최대의 짝찾기 비극이지만 참으로 웃기는 거로 여겨진다. 이 이야기를 백-조-수 각각으로부터 듣는 것으로 되어 있는 독자는 양쪽을 다 알고 보니 이들의 히스토리가 코믹한 것이다.
*********** 그리고 화자 역시나 자세한 설명을 않기에 더 재미가 있다. 왜냐면 독자가 머리굴리며 생각하고 퀴즈나 수수께끼 풀듯이 혼자 속으로 사건해결하는 재미가 있어 더욱 그렇거든.
일테면, 백수놈이 기침 참고 덜덜거리는 것을 화자는 시치미 떼고 말 않고, 독자는 또 지가 뭐 좀 덜떨어져 그렇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났다가
백수 차례가 되어서
그것을 그렇게 또 못 참아서 진땀 흘린 것으로 서술(고백)할 때에 비로소 우린 아- 그게 그렇구나 생각하지. ㅇ이런 게 또 아이러니 아니던가. 상대는 더워 죽을라카는데 웬놈의 이불을 덮어주고 ---
그런데 그게 또 백수는 그냥 고맙고 --- 그래서 생수 들고 욕실로 가는데 링(나는 링은 모른다. 그러나 귀신인 것 같다)이... 어떻게 되었을까.
동백꽃에 마지막 장면처럼 알싸한 동백꽃 향기에 어지러이 점순을 안고 쓰러졌을까. 귀신에 홀리듯이(진짜 귀신 같았으니까), 아니면 혼비백산 밖으로 도망쳤을까.
이런 게 여운을 두는 소설의 결말처리와 같다. 독자가 판단할 밖에 없다. 아마도 수용자(학습자 중심이 생각나는구나. 중학생, 대학생, 늙은 대학생, 늙은 교수?)의 스키마(?) -지각, 인식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상상하게 될 거다.
그게 작품 자체의 흐름에서 명확히 드러나는 것일 때도 있겠고, 그것이 독자의 인식 수준에서마다 다르게 보게 된 경우에는 독자(학습자)마다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린 애초에 이것이 백조 백수 (1)이었던 것을 기억하며,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관심을 가져보자.
안녕.
************
오정희 소설 [바람의 넋]이 바로 이런 서술방식으로 되어 있다. 이 소설의 은수라는 여자 정말 안됐더라. 남편과 아내 각각 장을 바꿔가며 서술하는 형식의 소설은 서로가 안타까이 기다리고 기다리지만 저네들끼리는 잘 모른다. 그런데 그걸 다 알겠금 되어 있는 우리 독자들은 안타깝기 이를데 없는 심정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
다시 안녕,
--------------------- [원본 메세지] ---------------------
태화의 글을 읽고 왜 난 이글을 올리고 싶을까?
그리고 이 노래도 생각난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사랑은 아무나 하나^^^^^
♡백조♡
오늘 친구가 결혼한다.
비참하다......
여자 나이 30.....
나만 솔로다.....ㅜ.ㅜ
대학 때 결혼 한 친구는 애까지 끌고 와서
"아줌마한테 인사해야지~~" 했다.
애만 아니면 한 대 후려 칠 뻔 했다.
친구들이 나 보고 부케를 받으랬다.
이젠 지겹다.
남자도 엄는데....
부케가 다 무슨 소용이람...ㅜ.ㅜ
안 받겠다고 했더니
오늘 받기로 한 애가
못 와서 내가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지네들은 다 결혼을 해서 받을 수 없다고 했다.
한참을 티격태격하며 방방 뜨다
결국 내가 받기로 했다.
친구들이 너 성격 거칠어 졌다며
안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그래 나 노처녀에 백조다....
어쩔래....ㅜ.ㅜ
♠백수♠
31살에 백수가 됐다.......ㅜ.ㅜ;;
한숨만 나오는데
주위에 결혼하는 놈들은
왜 그리 많은지....
오늘도 한 놈 간다.
또 사회를 봐야 한다....-.-
젠장 남 결혼 하는데
사회 본 건만 벌써 수십 번이다..
이젠 그러려니 한다.
근데 식장에 들어가기 전
계단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아래쪽에서 여자 몇 명이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서로 부케를 받으라고 미루고 있었는데,
목숨걸고 싸우고 있었다.
뭘 그런걸 가지고 싸우는지 모르겠다.
결국 한 여자가 받기로 했는데
그 여자 목소리가 제일 컸다.
암만봐도 성깔이 더러운거 같았다.....
난 저런 여자랑은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지...
어랏, 근데 그 여자가
우리랑 같은 팀이다.
왠지 일진이 안 좋을 거 같다.
♡백조♡
피로연을 하는데
아까 사회를 봤던 놈이
내 앞에 앉았다.
근데 자꾸 날보고 실실 쪼갠다......
꼴에 이쁜건 알아갖구.
아닌가...?
내가 백조 인걸 눈치깠나?
음...요즘 자꾸 소심해 지는 것 같다.
건배를 해도 나랑은 왠지 피하는 거 같다.
이 자식이 내가 논다고 깔보나...
한잔 두잔 먹다보니 술이 좀 올랐다.
이 자식이 자꾸 날 피하는 거 같았다.....
술을 먹여서 보내고 싶었다.
꼭 허여멀건게 백수 같이 생겨가지곤....
하긴 백수는 아니겠지.
내가 노니까 남도 노는 걸루 보인다....ㅜ.ㅜ
근데, 왜 나랑은 건배 안 하냐고 했더니,
그럼 게임 해서 지는 사람이 마시기로 하잖다.
좋다고 했다.
나도 이나이 먹도록 안 해본 게임이 없다.
속았다......
사람 몸에서 <지>자로 끝나는 걸 대자고 했다.
엄지, 검지, 무명지, 중지, 약지 가 우선 나왔다.
배때지, 허벅지, 모가지.......
응용해서 손모가지, 발모가지도 나왔다.
내가 할 차례였다.
장고 끝에 "장딴지" 하고 외쳤다.
놈이 씩~ 웃더니 해골바가지란다..
....폭탄주 한 잔 원샷했다.
놈이 다시 귀지 란다.
또 마셨다.....ㅜ.ㅜ
이번엔 피지 란다...
죽이고 싶었다.......3잔 째다.
이젠 없겠지 했는데.....
실실 웃더니 코딱지 란다....
더러운 놈....놈은 선수 였다.
연거푸 네 잔을 먹었더니
하늘이 뱅뱅 돌기 시작했다.
♠백수♠
성질도 안 좋은 여자가
술도 더럽게 잘 먹었다.
비장의 기술로 보내 버렸다...^^V
2차 나이트를 가기로 했다.
근데 이 웬수가 엎어져 있더니,
나이트란 소리에
"어~~ 나도 가~"하며 몸을 일으켰다.
진짜 진상 이였다.
나이트에 가선
시체처럼 잠만 잤다.
폐인 같았다.
나중에 결혼 해도
절대 저런 딸은
낳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했다.
적당할 때 집에 갈려고 했는데,
친구놈이 오늘 지네 집에서 자고
내일 공항까지 운전을 해 달란다.
호텔서 안 자냐니깐 잠깐 눈 붙이는데,
뭐하러 호텔에 가냐고 재수씨가 그런다.
싫다고 하고 싶었는데 변명거리가 없었다.
백수인거 뻔히 아는데,
바쁘단 핑계를 댈 수가 있어야지...-.-
근데 젠장, 그 시체도 같이 가서 잔댄다.
모 별 수 엄써따.
택시에 태우고 친구 부부와 넷이,
얻어놓은 아파트로 향했다.
아무래도 잘 때 몸조심을 해야 될거 같다.
♡백조♡
아웅~~ 새벽에 깼는데
머리가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으니
체력이 떨어지는 거 같다.
몸을 일으키고 보니 내 방이 아니었다.
헉! 여기가 어디지...?
혹시 아까 그 백수같은 놈이
날 어떻게 하려구?
근데 불을 켜고 자세히 보니
낯이 좀 익은 방 이었다.
며칠 전에 친구가
가구 들여 놓는다고 할때 와 본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어제 쓰러지니까
여기다 끌고 온 것 같다.
하긴....
집에 가서 엄마한테
욕 먹는 거 보담 낫다.
울 엄만 날 팔아서라도
시집보내고 싶단다.
젠장, 그게 딸한테 할 소린지...
우~~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거실로 나왔다.
헉~~ 근데 이게 모람!!
왠 이상한 놈이 머리는 까치집을 한 채
거실바닥에 뒤집어져 자고 있었다.
아까 그 웬수 놈이였다.
추운건지 술기운이 떨어졌는지 달달 떨고 있었다.
저 놈 땜에 맛이 간걸 생각하니
생각 같아선 똥침이라도 한 대 날리고 싶었다.
두 손을 모았다가.......
참았다......
내 손에 치질이 옮을지도 모른다는생각이들었다.
대신 아무렇게나 걷어찬
이불을 덮어 주었다.
이녀석도 잠버릇이
꽤 고약할 거 같았다.
뭐...그런데로 귀여운 면이 있긴 했다.
사실 아무리 봐도 서른 하나로는 보이지않는 동안이었다.
그래도 아까는 넘...얄미웠다.
냉장고를 열어 보았더니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괴로웠다.....
하는 수 없이 욕실로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거울 속에서 왠 미친 여자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를 째리고 있었다.
나였다.....ㅜ.ㅜ
대충 머리를 정리하고
하는 수 없이 수돗물을 틀어
손으로 받아 마시는데
밖에서 똑똑하고 노크를 했다.
"저기요....마실 물 여기 있는데요."
♠백수♠
친구가 남자끼리 함께 자자는 걸
"그래도 첫날 밤인데." 하고 밀어 넣었다.
방이 2개라
그 인간을 작은 방에 재우고
난 마루에 누웠다.
눕히기 전에 다시 한 번 쳐다봤더니
사실 그런데로 예쁜 얼굴이긴 했다.
근데 아무래도 내 처지를 생각해서 그런지
별 느낌이 없었다.
아무래도 요즘은
일부러 여자들에게
무심하는 척 하는 것 같다.
하긴 백수가 뭐 그런 걸
깊게 생각하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었다.
근데 그 인간 잠버릇 진짜 고약했다.
무슨 여자가 코를 그렇게 고는지 잠이 오질 않았다.
바닥도 너무 더워 이불을 걷어 내고,
한참을 뒤척이다 잠이 들락말락할 때 였다.
끼이~ 하고 방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웬수가 잠이 깬 모양 이었다.
그냥 죽은 척, 아니 자는 척 하고 누워 있었다.
순간 자꾸 재채기가 나올라 그래서 억지로 참았더니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근데 내 앞에서 잠시동안 움직이질 않았다.
아무래도 덮칠 것만 같았다.
젠장 집에 갔어야 하는 건데....
잠에서 깨는 척을 할 까... 할 때 였다.
그 여자가 이불을 덮어줬다.
우라질......
더워 죽겠는데......
그래도 여자가 그렇게 해주니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리구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근데 후루룩~~ 하고 물을 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바보같이 물 사온거있는데....^^;;